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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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라는 제목이 화악~ 끌렸던 책. 정말 세상 어려운일이 사람을 알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것 같은데, 그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라니.

그것도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로 나왔고, 저자는 처음 듣는 사람이지만, "인간 본성과 관계에 대한 최고의 통찰"이라는 책 표지 문구를 보고 두번도 생각 않고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랑 정~말 어려운 것임을 다시한번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총 300가지의 조언으로 이뤄져있고, 각 조언에 대한 예시나 설명이 짧게 달려있다. 제목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요점을 알 수 있겠금 직선적인 어조를 취하고 있었다. 

역시나 타인의 마음을 얻는 지혜는 결국 나로 귀결된다. 나의 태도, 마음이 어때야하는지를. 사실 책속 300가지 조언을 잘 지킬 수 있다면 세상 그 무엇이 되고도 남을만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싶긴 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많지만, 어려웠다. 

그리고 몇가지 조언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가슴이 찌릿했다.

"수단은 결과에 이바지 할 때만 빛난다" p.95

사실 나는 아직도 물론 결과까지 좋다면 다 좋겠지만, 그래도 결과가 좋지 않다고 그 수단까지 싸잡히는 결과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를 위해서 존재하는 수단이기에 원치 않은 결과를 계속해서 낳는 수단이라면 바꿔야겠지만, 그 수단이 그렇다고 옳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결과가 좋아야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이 그 결과만을 향하기에 그렇다는 글을 보며, 17세기에 조차 이런 격언이 있을 정도였는가..싶은 슬픈 마음이 들었다...ㅠ


책을 읽으며, 재밌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도 꽤 되었다. 격언자체가 재밌다기 보다, 남녀관계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 될만한 부분이 꽤보였달까. 특히나 연예인들이 많이 취하는 "신비주의"에 대한 부분도 이 책에서 드러난다. 자기 자신을 다 드러내지말것, 기대심보다 호기심을 갖게하라, 예측가능한 사람이 되지말라 등등 남녀사이의 아슬아슬 줄타기나 연예인들의 신비주의가 최근의 감정은 적어도 아니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였다.ㅋ 이런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였다! 뚜둥!


또 다른 격언은 가슴에 와서 콱 박히기도 했다.

"즐거움을 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있을 때 더 좋다" p.308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가졌을 때 참 좋아보인다. 적어도 나는. 이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한마디였다. 나의 저 감정은 질투였고, "나는 갖지 못한것"이라는 것에 방점이 꽂혀있었는데, 그것이 내게 있다면, 그것이 나에게 주는 즐거움은 정말 잠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타인이 가졌을 때의 즐거움을 그대로 느끼라는 것. 쉽지 않겠지만, 어쩌면 생각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한 문구다. 내가 웃는 것보다 타인의 웃음에 나도 즐거워지고, 내가 가져서 잠깐 즐거운 것보다 , 타인이 가졌을 때 그것을 보며 내가 늘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총 300가지의 격언들은 때로는 모순같아 보이기도하고, 이건 아닌데~싶은 격언도 조금은 있었지만, 대체로는 나를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늘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보되 머리는 차갑게 식어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자세, 그러면서 몸은 앞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눈은 앞뒤양옆을 두루 돌아봐야 함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많은 이가 봤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이가 이와 같은 노력을 한다면 세상 싸움은 다 사라지겠구나..싶어서.

뻔한 글이지만 행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읽어, 스스로를 가다듬기에, 지금까지 전해져 우리가 읽고 있는 것이겠지.

역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어렵다. 하지만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태도임은 자명하다!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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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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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서가명강 시리즈인데,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을 보고 우리나라가 망한다는 소리인가..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코로나 방역에도 세계 어느나라보다 으뜸이였고, 경제 상황이 많이 좋지 않긴했지만 펜데믹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는 꽤 선빵(?)했다고 알고 있으며, 와중에 K-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세계 곳곳에 이만큼 대한민국이 알려진 시기가 있었는가 싶었는데,  대체 왜 지속 불가능이라는 제목이 붙었는가..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택해온 경제성장방식이 이제는 아니라고, 그러기에 그 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지 않으면 말그대로 "지속 불가능"한 대한민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하고 있다.

 6.25직후 우리나라는 전세계의 최빈국 중 하나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정부주도로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 고도화를 꾀했다. 당시로써는 꽤 효과적인 방법이였다. 적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전쟁 직후로 우리나라는 금융, 부품 그 어떤 시장도 없었고, 그래서 정부는 기업대신 외채를 빌려와 기업에게 나눠주었고(관치금융), 성과가 좋은 기업에는 특혜를 주었다.(이 특혜의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에게 재정적 특혜는 물론 노동력 착취의 특혜까지 주었다. 저임금의 값싼 노동력의 사용을 눈감은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의 협업이 있어야했는데, 그런 기업 환경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였으므로, 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가졌고, 그런 이유로 대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성장한 기업들은 외국의 제품을  빠르게 모방하기 시작했고, 저가의 비슷한 제품으로 국내 및 외국 시장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이 결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요소가 된 셈이다.


우리나라가 지금 중국의 저가 카피상품에 골머리를 앓듯 우리나라도 한때는 최대 모방국이였다. 패스트 팔로워의 위치에서 지금의 성장을 이뤘으나, 저자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의 가장 큰 문제를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리더로써 올라서지 못함을 짚고 있다. 이는 우리의 경제산업환경이 재벌 대기업 위주로 커왔기 때문에 다양성을 키울 환경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B2C 환경에서의 발전은 있었으나 이부분은 각 나라의 사용자의 특성을 꽤나 타는 문제로 전세계 시장을 노리기가 쉽지 않은 산업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26%를 차지하는 중화학 공업은 중간재이므로 사용자의 특성을 타지 않는다. 하지만 특히 이분야에서는 대기업 위주의 수직 계열화가 심각하다. 말그대로 그 하위 기업들은 대기업들의 눈치만 봐야하고, 그들이 단가를 낮출 때마다, 그 단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야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기술 개발 등의 여력이 없고 그러기에 발전도 인력도 없다. 또한 그 하청의 하청으로 내려갈 수록 단가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그 기업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차이로 떨어진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자동차 산업을 그 예로 들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왜 미국이나 유럽보다 친환경, 스마트 카의 발전이 늦어지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이것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가 갖진 많은 이슈의 중심에 재벌 대기업의 경영체제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들을 해소할 수는 없는가?! 왜 없겠는가. 이스라엘은 2010년에 문제를 인식, 재벌 대기업 해체를 법 제정을 통해 2019년까지 진행해 거의 이뤘고, 미국 역시 1900년대 초반 록펠러의 석유 회사가 만들어 놓은 거대자본을 정당한 법률에 근거 그 전횡을 막았다.

이 것은 "방임형 자본주의를 제도화된 자본주의로 만든것이다.p.189"라고 저자는 전한다. 

 특히 최근에 이 부분을 정리한 이스라엘은 언론의 힘이 컸다고 한다. 특정 언론<더마커>에서 이 부분을 계속해서 다루며 무엇이 문제고 왜 필요한지를 꾸준히 언급했기에 전국민적 동의를 얻었고, 개혁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언론은 대기업 회장이 법을 어겨서 감옥에 가면 꼭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것 같이 보도하는 것을 한두번 본것이 아니라서 말이다. 사실 언론 뿐이겠는가. 입법부에서 역시 그 의지가 있는지..하는 의심이 드는 요즘이기에 더 그러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가 만들어낸 폐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나라는 앞으로의 성장에 많은 지뢰 밭을 가지고 있다. 노령화, 조기퇴직, 청년실업, 인구수감소(저출산), 자영업, 노인빈곤, 무엇보다 더 급격하게 벌어지는 빈부격차.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 중 하나로 경제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하는 시점에 서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부분이 아니더라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탄소중립의 방향으로 가는 지금 ESG 경영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그렇기에 지금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늦어진다면 그 피해의 당사자는 바로 우리가 될 것임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고, 정말 책의 제목 그대로 <<지속 불가능>>한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처럼 우리도 잃어버린 수십년이 올지도 모른다.

그건 절대 안돼!!! 그러니 이제 변화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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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트렌드 2023 - 새로운 시장을 폭발시킬 숨겨진 대중의 니즈를 읽어내라
샌드박스네트워크 데이터랩 외 지음 / 샌드박스스토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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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디어.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새로운 바람을 타고 등장한 뉴미디어. 이 뉴미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여론의 물결을 만들어 내는곳. 뉴 미디어가 우리 삶 속 깊이 들어와 있는 요즘이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가 그 물결의 중심에 있다. 이 책은 유튜브의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팀이 분석된 내용을 기반으로 2022년을 이끌었고, 엔데믹의 시작인 2023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2023년의 예측이라기보단, 2022년의 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점에 더 방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뭐, 2022년이 있어야 2023년도 있는 것이니.


책은 유튜버를 넘어선 크리에이터 중심의 미디어, 허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를 바탕으로 더 실제같이 제 3자의 눈으로 그려낸 하이퍼리얼리즘 코메디, 이런 미디어 흐름 속에서 등장하는 50-60대의 리본세대, 미디어로 인해 변화된 패션 산업, 그리고 기존의 고정된 성개념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하이퍼리얼리즘이 눈에 띄었다. 요즘 재미있게 본 컨텐츠의 대다수가 하이퍼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신입기자의 목소리, 바디시그널 등을 신입보다 더 신입같이 그려낸 주기자, 장기연애 컨텐츠로 이름을 알린 숏박스, 신입 알바부터 경력알바까지 경력에 따른 알바의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컨텐츠로 녹여낸 우당탕탕 알바공감 등, 우리는 이런 하이퍼리얼리즘 코메디에 열광하고 있다. 이 컨텐츠의 바탕에는 대중의 공감이 있다. 특정 악역을 만들어 동정 또는 연민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표현하고자하는 타겟에 중점을 두고, 그들이 가지는 현실의 경험을 최대한 부각하여 표현하여 그 대상에게 빠르게 감정이입이 가능하면서도, 그 상황에 대한 해학을 적절히 표현함으로써 불편함이 없도록 하여 시청자 층을 폭넓게 만들어내는 요소에 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누군가에는 다소 불편했을 블랙 코메디에서 그레이 코메디로 넘어온 단계라고 하는데, 관련 컨텐츠를 보고 있다보면, 현실에 대한 해학이 분명히 들어있음에도 불편한 감정이 들지 않으나, 아,, 저러면 안되겠구나를 알게하는 약간,, 웃으며 뒤통수 맞는 기분이랄까ㅋㅋ 


그리고 중년의 끝자락을 말하는 리본세대 (reBorn) 편에서는 시간과 금전적 여유 모두를 가진 세대를 미디어가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50-60대를 위한 컨텐츠(건강, 농사, 복지, 투자, 외국어, 패션 등등)는 물론 리본세대가 유튜브의 중심(박막례 할머니 등)에 등장하는 컨텐츠도 꽤 많다. 생각해보면 어렸을적 50-60대는 신기술엔 관심없고 잘 모르는 세대였는데, 지금은 저자의 통계에 따르면 그들은 더이상 올드하지 않고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 없이 그 기술자체를 즐기는 세대임을 알 수 있었다. 거기다 시간과 금전을 가진 세대라니...오호라.. 


다양한 미디어의 컨텐츠를 즐기는 이들의 나이별, 세대별, 성별, 직업별 등등의 데이터 분석에 따라 뉴미디어를 타고 흐르는 사회 전반의 트렌드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읽고 있다보면, 정말 격세지감이라는 말의 뜻을 실사판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10년후 쯤에는 모두 1인 1 미디어로 방송하는 세상이 올지도....ㅎ


"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트렌드 그 자체가 아니라 트렌드를 둘러싼 '맥락'을 이해하는 데 있다. 이것이 왜 트렌드인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적용하기만 하면 전혀 트렌디하지 않은 콘텐츠가 탄생한다. 트렌드는 하나의 키워드가 아니고 여러 단어들이 의미를 가지고 이어진 문장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p.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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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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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쓸모" 사랑에 쓸모가 있나? 사랑은 그 자체로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우리가 타인에게 갖는 긍정적인 감정의 바탕은 기본적으로 사랑을 깔고 있으니까.

다양한 사랑의 모습 중 책은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다양한 세계문학 작품을 통해 말한다. 사랑은 인간에게 무엇인지, 어떤 모습 인지, 그런 사랑은 인간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를 말한다. 남녀간의 사랑에 뭐 있겠어?! 하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남녀간의 사랑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에서 결국 돌고 돌아 처음의 사랑에게로 돌아가는 제인에어까지.

책 속 많은 사랑 중에 안나 카레리나의 사랑, 마담 보바리에서 나타내는 간통. 간통은 사랑일까?! 라는 저자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그들에게는 사랑이나 타인에게는 고통이되는 사랑. 하지만 스스로가 결국은 용서하지 못해 택하는 선택. 그들은 그 사랑이 옳지 않음을 알았다. 하지만 스스로도 어쩌지 못해 그 사랑을 벗어나지 못한다. 마담 보바리의 엠마는 행복을 얻기위해 남편이 아닌 다른 이와 잠자리를 갖았지만, 행복을 채우지 못했다. 안나 까레리나의 안나는 매력적인 브론스키와 만나며,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만, 남편과의 이혼을 끝내 선택하지 못한다. 스스로 그 과정속에서 깨달은 아이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러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감정에 갖혀, 남편에게는 부도덕한 아내가, 애인인 브론스키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의심과 집착을 보이는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하는 파멸로 치닫는다. 간통은 사랑일까?... 

사랑을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당사자에게는 그 자신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흔드는 감정이지만 ,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참...이해하기 힘든 감정이다. 왜 좀 더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가.하는 의문을 낳게 하니까... 


또 사랑은 나이마다 달라지는 무엇이기도 하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로제와 시몽사이에서 갈등하는 폴의 감정은 20대의 나와 지금의 내가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 20대의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시몽을 선택하지 못하는 폴이 이상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폴의 선택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그것을 익숙함이라고 했다. 그 단어 그자체가 이해된다. 로제라는 선택이 어쩌면 제 3자가 보이엔 나쁜 선택일지 모르나, 오랜시간 함께 해온 연인으로 폴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익숙한 사랑의 모습이니까. 그 사랑의 온도가 비록 낮을 지라도 말이다. 달콤 쌉사름한 초콜렛의 사랑의 온도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되어 왔기에 그 사랑의 완성이 되었을 때 불타버릴 정도였지만...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사랑의 또다른 모습은 상대를 바라보지만, 어쩌면 나만을 바라보고 하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풍의 언덕에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도 결국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각자의 사랑에 매몰되었고, 노르웨이의 숲(나는 상실의 시대로 읽어서, 뭔가 이 제목이 낯설..)에서도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육체적 관계는 나오코에게 기즈키 대신이였으나, 결국 기즈키가 아니였기에 거기서 끝이 되어버렸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토마시의 사랑은 어떤 누구보다 가벼웠고, 테레자를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사랑은 어떤 누구가 아닌 그 자신이였다, 톨스토이의 부활에서 네흘류도프는 카튜사에 대한 자책감으로 그녀에게 결혼을 청한다. 그녀가 원하는 결혼이 무엇인지조차 생각도 해보지 않고 말이다. 이토록 이기적일 수 있을까. 싶게 말이다. 


사랑은 세계 인구의 수많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기준이나 평균을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은 감정이면서 이성이다. 그 무엇보다 감정이면서, 차갑게 생각해야 하는 이성이어야 한다. 상대의 배경을 따지는 이성이 아니라, 그 사랑의 감정이 사그라들지 않게, 이성이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오롯한 내 감정에만 매이는게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상대를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책 속의 많은 사랑이 그 부분만큼은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듯.


"사랑 속에는 항상 어떠한 광기가 있다. 그러나 광기 속에는 항상 어떠한 이성이 있다."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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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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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 작년부터인가 들었던 직업. 특수청소 관련해서 책도 있었고, 얼마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던 요즘 특수청소 관련 소설인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 죽음의 의미등에 대한 책들은 많이 있어왔다. 하지만 죽은 이후를 산 자로써 바라보게 만드는 무엇에 관한 책은 최근에 많이 나온듯.. (아니면 내가 몰랐거나..)


<흔적을 지워드립니다>제목을 가진 이 소설은 특수청소 업체를 운영하는 사사가와와 주인공 아사이는 술집 꽃밭에서 만남으로 시작한다. 아사이는 어렸을적 함께 살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셔 장례를 치르고 다시 도쿄로 올라와 술 한잔을 하러 들어간 술집에서 사사가와를 만났고, 어찌어찌 기회가 되어 그의 일을 돕게 된다. 누군가가 죽은 장소를 청소해주는 특수청소일을 말이다. 어쩌다가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유족을 배려하고, 누군가의 마지막 흔적을 그토록 귀이 여겨주는 사사가와와 가에데를 통해 누군가의 죽음이 더럽고 불결하고 무서운 것이 아닌, 그의 마지막을 , 그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다. 

나라면,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사용한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못할 것 같았다.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까. 이별할 준비가. 그래서 8년동안이나 남편과 헤어지지 못한 아내. 반대로 소중한 아이가 너무나 생생하게 잊혀지지 않을까 모든 물건을 처분함으로써 슬픔을 봉인해버린 엄마. 너무나 오랫동안 남보다 못한 사이로 살아온 형제로 동생의 죽음에 동생의 뼛조각하나 품어주지 못한 형이지만, 동생이 남긴 것에 가슴이 흔들리는 형. 95일동안 나의 삶에 가장 큰 의미가 되어주었던 딸을 보내지 못해 어두운 곳에서만 사는 아빠.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불결하게 바라본다.  주인공 아사이도 그랬다. 그저 토악질이 나오는 장소일 뿐. 우리도 장례식장을 다녀오면 소금을 뿌려야 한다는 등, 죽은 사람의 물건을 받는게 아니라는 등과 같은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나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였다면 다르다. 그저 슬플뿐. 거기엔 불결함이나 더러움이 없다. 왜? 나는 그를 아니까. 나와 그는 한 공간에서 숨을쉬었고, 밥을 같이 먹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나의 가장 소중한 추억의 일부니까. 그런 그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 하나만을 감당하기도 힘든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책을 읽으며, 누군가의 죽음은 그래서 불결한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한 시공간에서 같이 호흡했던 순간을 공유한 이들이라는 것을 알게했다.

 죽음은 남은 이에게는 다시는 어떠한 형태로든 그와 다시 함께할 시간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래서 남은 이에게 죽음은 살았던 이와의 이별이고, 그래서 더 잊지 못하는 추억이고, 그래서 그 시간은 그토록 힘든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야지만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무엇.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죽음은 무섭고, 슬프다. 가까운 이의 죽음도 알지 못하는 이의 죽음도 곁에 두고 싶지는 않다. 둘다 좋은 감정은 아니니까.

그래도 누군가의 마지막을 저렇게 따뜻하고 소중히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면, 나의 마지막도 맡길 수 있을듯...


'어디선가 새 생명의 우렁찬 울음 소리가 날 때, 또 다른 누군가의 심장이 멎는다. 매일 반복되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이치가 묘하게 현실감을 가지고 가슴에 와 닿았다.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는 것도. "' p.253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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