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선으로부터,> 제목을 보고서는 “시선”이  눈이가는 방향을 뜻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며 “심시선”이라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웃었는지. 주변의 추천이 많았고, 정세랑 작가님 책이여 읽었다. 정세랑 작가님 책은 처음이였는데, 이 책 참 좋았다.


스토리는 심시선이라는 인물이 돌아가셨고, 그녀의 제사를 하와이에서 지내기로 한 자식들의 이야기와 시선의 이야기가 함께 흐른다. 하와이에 모인 자식들은 각자 어머니이자 할머니의 제사상에 올릴 무언가를 찾아 다닌다. 자신에게 뜻깊은것, 또는 할머니에게 뜻깊은 무엇을 찾기위해 하와이에 머물며 자신만의 무엇을 찾으면서 또 어머니를,  할머니를, 나를, 나의 자식을 생각한다.

그들은 모두 <시선으로부터,> 시작된 이들이다. 

심시선이라는 인물은 한국의 근대화가 한창이던 남녀의 차별이 존재했던 시절, 그 시절을 살았다. 독일에서 만난 남자의 가학적인 폭행을 견디다못해, 그를 떠났지만, 그는 보란듯이 자살을 한다. 이미 끝난 사이였음에도, 그녀 때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행하는 또다른 폭행임을 알았지만, 모두 그녀를 욕한다. 그녀가 그의 모든 유산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것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매체에 나가 자신의 말을 한다. 그의 죽음과 나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말했지만, 그녀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삶을 산다. 그녀의 언어로, 그녀의 방식대로. 자식을 낳고, 아이들도 자유분방하게, 그녀처럼. 그리고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않고, 모두가 자신의 인생을 살게한다.


그런 자식들이 돌아가신 어머니 심시선씨를 기리는 방식 모두 특이했지만 따뜻했다. 그녀, 그들의 삶 역시 녹록치 않았지만, 어머니 시선으로부터 받은 유쾌함으로, 건강함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자식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마음에는 어머니와의 이별이라는 슬픔이 깔려있지만, 그녀와 함께했던 그들의 삶은 행복했음을, 그래서 모두가 함께 나누는 이 시간이 또한 행복임을 그들은 안다.


나는 이 마음을 알 것 같았다. 특히 가장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나 역시 돌아가신 분을 잊지 않고 늘 기억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7년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주인공 심시선씨처럼 다이나믹한 삶을 사셨던 분은 아니였지만, 우리는 늘 모이면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 삶의 곳곳에서 할머니의 흔적을 찾고, 나눈다. 새로운 가족을 맞을 때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옷을 고를때도, 길을 가다가도, 늘 할머니와의 추억이 소환된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했던 가족을 가장 건강하게 기억하는 방식이니까.

책속의 주인공들이 심시선 여사를 추억하듯이.



심시선 여사의 삶을 고난했지만, 그녀가 남긴 그녀의 글도, 그녀의 가계도. 모두 따뜻했다. 그러니까 그 가계가 끝나지 않길..


추천!


“할머니 덕에 중산층이 몰락하는 시대에 몰락하지 않을 수 있었죠. 행운이란 걸 알아요. 그래도 요즘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걸 모조리 경제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공기가 따가워서 낳지 못하는거야. 자기가 당했던 일을 자기 자식이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한국은 공기가 따가워요.” p.3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 나를 지키는 마키아벨리 500년의 지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5
이시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늘 군주론이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 몇장을 읽다가 덮은지 여러번. 이해가 잘 가지 않았드랬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님께서 군주론에 대한 책을 쓰셨기에 망설임 없이 읽었다.

 

책은 마키아벨리의 이력과 당시 피렌체의 상황, 주변국의 역사적 배경을 시작으로 군주론을 논할 사회적 구조, 거기에 따른 군주의 자질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키아벨리는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였다. 살아있는 동안 내내 그의 삶은 늘 권력을 쥔 자들에 의해 반대 편이 되었었다.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그저 공무원이였던 그는 늘 반역의 딱지를 달고 살았던 인물이였달까. 그래서 그가 본 인간의 본성은 이토록 냉정했던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군주론은 혼란스런 사회속에서 군주의 자질을 말하는 책이다. 군주론을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눌때, 역량과 행운, 정치와 윤리의 분리, 이미지론으로 나눈다. 그는 역량과 행운 중 역량에 더 중심을 두었고(사실 이 부분은 군주만의 자질은 아닌듯), 정치와 윤리는 철저히 분리했다. 정치인에게 윤리보다는 실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사랑받는 군주보다는 두려움을 주는 군주가 더 낫다고도 했다. 상대의 사랑을 갈구하는 것보단, 두려움을 갖게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밀어붙이는 군주가 더 낫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은 보여지는 이미지는 중요시하라는 것이다. 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잘하는 척이라도 하라는 것인데, 속된말로 그래야 군주의 말이 대중에게 먹힌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토대로 군주가 가져야 할 자질에 대해 좀더 자세히 논하는 3부에서는 군주국의 형태에 따른 군주의 자세를 말한다. 이 부분에서 좀.. 놀랐던 부분은 마키아벨리가 가장 중요시 여겼다는 <새군주국>에 대한 내용인데, 이 부분에서 "무력은 유지하고 사악함은 한번으로 끝내라"라는 글이였다. <새군주국>은 새롭게 새운 군주국을 말하는데, 이 때 무력은 유지하라는 말을 저자는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유지하라"라는 의미로 말했지만, 나는 왠지 우리나라의 유신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사악함"은 한번으로 끝내라는 말은 무력으로 새로운 분야를 이뤘다면 그것은 그것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잡은 권력을 "무력"을 유지하면서 "사악함"을 한번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라 본것인가..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누구보다 인간의 본성을 현실적으로 들여다 보았으면서도, 군주의 욕망을 읽지 못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좀 의아했다.(하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을 보건데, 그는 알았지만, 이 군주론을 읽는 대상이 군주였기에 그부분은 말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그리고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 중 하나로 현실적이 되라는 부분이 있다. 이부분은 정치와 윤리의 분리라는 맥락과 같이하는 파트인데, 여기서 사랑받는 군주보다는 두려움을 주는 군주가 낫다, 필요하다면 신의를 저버려라, 군주의 나쁜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수 있으면 떠넘기라는 등의 현실적인 조언이 등장한다. 내 사람을 만들때는 의심스러운 사람이 더 유용하다고 말하고, 친근한 사람의 동기를 늘 의심하라고도 한다. 

사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리더십과는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기업의 리더십과 나라의 대표가 가져야할 리더십은 분명 다르다. 이 부분이 기업의 리더십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나라를 운영하는 이의 리더십에 이런 내용은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마키아벨리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다 했다. 물론 이 말에는 공익이 최우선이라는 대전제가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며, 그 공익이란 누구를 위한 공익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글쎄.라는 생각을 들어 개인적으로는 많이 불편했다. 공익이라는 측면 역시, 그 대상이 누구인가?라는 면면을 따져보았을까?! 귀족보다는 시민이라고 했지만, 그 시민 역시 부르주아인지, 프롤레탈리아인지, 농노인지, 농민인지. 훔....

 나라를 운영하는 대표는 때로는 실리보다 명분을 택해야할 때도 있고, 실리를 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누군가의 희생에는 반드시 시민들에게 그런 선택을 할수 밖에 없었던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쁜 결정은 리더 스스로가 그 책임을 져야하며, 그것을 다른 누구에게 전가해서도 안된다. 그래야 그 리더를 따르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이지 않을까?  그리고 리더는 두려움보다는 존경받는 이가 되어야 하고, 만약 두려움이 먼저라면 그것은 독재의 시작을 말하고 있는 것의 증명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군주론"이라는 글이 리더가 가져야할 역량이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15세기에 쓰여진 책이기에 현재 나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리더가 가져야할 태도가 지금의 시대에 맞춰서 읽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이 모두 옳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일부 정치인들에게 이 책의 일부 내용이 앞뒤 맥락없이 특정 문구만 취사 선택되어 자신만의 해석으로 자꾸 읽히는 느낌이 들어 더 불편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키아벨리는 누구보다 인간의 본성을 냉정하게 분석해 이 책을 썼다. 하지만 이 책을 바치는 메디치가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위해 이런 말을 쓰진 못했겠지만, 이 책을 읽는 군주 역시 인간이라는 점이다.

 "공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마키아벨리의 현실적인 조언이 결국 이상이지 않나..?(공익을 최우선했다는 말자체가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같은 말이라..)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은 가진자의 "사익"이 우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항상 견제해야 할 수단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책에 사실 보이지 않았다. (알고도 안쓴듯..메디치가에 잘보여야 하니..)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을 읽으며, 이젠 진짜 군주론을 읽어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생각이 많이 불편했다. 그가 군주란 이런 모습이여야 한다는 이상에는 동의했지만, 그 모습으로 가는 방법에서는 글쎄. 그렇게 닦아진 군주를 우리는 군주로 받아들일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키아벨리가 지금을 살아 군주론2를 쓴다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더 넣을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성 : 여성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지키고 길러내려고 하는 어머니로서의 본능적 성질” p.60


책제목이 모성이다.  그 사실 하나로 이 책을 읽었다. 예전의 나는 모성이란 타고 나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도 모른채.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모성은 타고 나는 것도, 아이를 낳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모두 다 갖는 감정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책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날 공영주택 화단에 여학생이 쓰러져있었고, 신고자는 그녀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다 바쳐 키운 딸"이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에 절규하고 있었다.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여학생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이 이야기는 그녀의 어머니의 어머니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그림을 그렸다. 그녀가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좋아했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녀는 뭐든 좋았다. 그녀의 그림은 밝고 환했지만, 어느 날 그녀 앞에 죽음, 어두음을 그리는 타도코로가 나타난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의 그림을 좋아했다. 어두움과 죽음 앞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이라며, 그 이후 그녀는 그가 달리보였다. 그렇게 그와 가까워지고, 둘은 결혼을 한다. 그는 그녀와 달랐다. 어둡고 말수가 적었고, 그래서인지 그의 가족들 역시 그러했다. 아무말이 없으면 그것이 칭찬이였다. 그러던 그녀에게 아이가 찾아왔다. 그녀는 두려웠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딸을 낳았다, 이후에도 남편의 부재 시에도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했다. 그래서 그녀는 기뻤고,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비가 많이 오던 밤. 산사태로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녀의 딸과 함께 자고 있다가. 집이 무너지고, 장농에 깔린 채, 집에 불이났고, 그녀는 그녀의 딸만 데리고 겨우 빠져나왔다.

그리고 모든 행복이 사라졌다.

 어머니에서 딸로, 다시 그 딸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면서도, 나의 딸이 보내는 메시지를 나를 읽을 수가 없다. 딸의 머리를 수년만에 쓰다듬으려했지만, 딸은 거절하고, 그녀는 상처받는다. 딸을 예의 바른 아이로 키웠지만 딸은 그녀의 시어머니 즉 할머니에게 큰 소리를 내고 화를 낸다. 왜일까. 딸은 나의 어머니보다 그의 어머니를 더 닮은 것 같고,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 그녀는 딸을 두려워한다.

그러던 딸이 자살시도를 했다.


이 책은 모녀 관계를 통해서 모정을 말한다. 아이를 10개월 동안 나의 뱃속에 품었다고해서 모성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아이를 품고, 낳고, 키우는 동안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지 엄마는 오롯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마음이 생겨난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러지 못했다. 어머니와의 이별이후 그녀는 그녀를 돌보는것조차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힘듦을 남편은 묵인했고, 시가식구는 안하무인이였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우리 옛말처럼, 온전한 사랑과 함께 한 아이를 키워낸다는 것은 한사람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결국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힘듦을 이겨내려는 노력없이 도망가는 어른이 되었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던 딸은 엄마의 가장 사랑하던 이를 빼앗은 장본인이 자신이라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했다. 내가 엄마를 사랑했던 마음만큼 엄마가 할머니를 사랑했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날 엄마는 누구를 구했어야 했을까.


책은 다양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식에게는 어쩌면 옳은사랑과 그른 사랑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지. 어떤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아는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어쩌면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판타지. 누군가의 어머니도, 누군가의 자식도 다 처음인 우리의 인생에서 타고나는 사랑이란 것은 없다.


재밌고, 묵직했다.


Goo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론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2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현숙 옮김 / 올리버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론 On Liberty.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유명한 책. 1800년대 후반에 쓰여진 책. 오래전에 쓰여진 책임에도 책을 읽으며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인물의 진보성에 놀라고, 유명한 책임에도 꽤 얇은 두께에 두번 놀란 책.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장은 사실상 이 책의 개괄적인 내용이 정리되어있고, 그 내용을 2,3,4,5장에 걸쳐 그의 주장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가장 극적으로 단 한사람의 의견이 모든 인류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그 의견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이 이 장의 주요 논지이다. 단적인 예였지만, 인간을 발전시키는 것은 같은 의견을 가진 이가 아니라,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이와의 토론이라는 것이다. 즉 라이벌이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케한다. 우리가 당연한 진리라고 믿어왔던 것들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의 의견에 정당한 근거를 들 수 없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라 관습적으로 믿어온 것일 수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인간의 발전은 서로 다 견해에 대한 토론, 증명을 통해 발전해 왔다는 것. 종교 역시 그 범주안에 있다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 신념, 믿음 역시 제기되는 반론을 묵살해서도 안되고, 그 의견역시 경청하고 듣고, 토론함으로써 내가 믿는 것에 대한 근거를 스스로 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3장 개별성, 행복한 삶을 위한 요소. 이 역시 위의 맥락과 같이 한다. 인간의 행복은 내가 가진 자유를 최대치로 누리며, 타인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때, 가장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왜냐고? 지금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어느 시대보다 자유로운 사회를 살고 있음에도 그 어느때보다도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말이다. 주류를 벗어나지 않는 삶. 그 삶을 최고의 행복으로 믿고 있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인가.싶은 씁쓸함이 들기도 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자유로움이 보장되었음에도 우리는 왜 여전히 모두가 원하는 삶을 행복이라 여기고 있는것인지. 


그렇다면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자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것이 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할 수 있는 권한의 범주를 말한다. 이 장은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사람의 의견이라기보단, 그도 결국 그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한계는 그 사회 속에서 사회 구성원의 합의로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합의란 2,3장에 걸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그 자유가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 테두리안에서 그 시대에 맞도록 다양한 의견을 놓고 토론하고 논의하면서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 절차는 현재의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가 개인에게 행하는 제약은 결국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입법이라는 절차를 통해 만들어진 법을 통해서 이뤄진다. 가장 보수적인 법 조차 시대에 따라 바뀌고, 버려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사회가 가지는 가장 기본의 도덕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보며, 시대, 사회를 막론하고 절대 불변의 정의는 없다는 사실, 내가 옳다고 믿고 있는 것에 대한 다른 의견 역시 듣고, 토론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의 힘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난 CF 카피가 있었다.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 이였나. 아무튼 저 문구가 나오는 광고였는데, 이 광고 패러디에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왕따된다는 글을 당시에는 웃으며 넘겼지만 그게 웃고 넘길일은 아니였구나..하는 반성아닌 반성을 했달까. ㅋ

자유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권임에도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별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굉장히 오래전에 쓰여진 책임에도 나의 자유만큼 타인의 자유. 나의 의견만큼 타인의 의견에 대해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참 쉬운 말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지.  그래도 노오력은 해야지!


Good!


"사람들은 기질상 권력자의 위치에 있든, 혹은 동료나 이웃으로 살아가든 자기 의견이나 편향성을 하나의 행동 규칙으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렇듯 사람들이 타고난 성향은 인간 본성에 자리매김한 일부 최선의 감정 및 최악의 감정에 의해 더욱 강력해졌다." p.31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당초 주택설계란 이런 것이야
마스다 스스무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을 많이 번다면 하고 싶은 일중의 하나가 집을 짓는 것이였다. 아파트에사는게 아니라, 우리 가족만 사는 단독주택. 작은 마당이 있고, 일층 또는 이층짜리 집이 있고. 차 2대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생각해보니 돈 정말 많이 벌어야겠네….ㅠ, 불가능일까....ㅠ) 

하지만 건축적으로 무언가를 짓는다는 것은 엄청난 노동과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일임을 어쩌다보니 알게되었다. (주변에서 작은 아파트 인테리어에도 고생고생하는 것을 보다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만을 위한 작은 단독주택은 여전히 로망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본 자기만의 집을 짓고 꾸며놓은 공간은 여전히 부럽기에.

그러다 이 책을 접했다. 일본 건축가가 썼기에 우리와 사정이 많이 다를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인 설계에서 크게 다를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이였다. 


책은 주택 설계에서 정말 고려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가 막연히 이러면 되는거 아냐? 또는 왜 이건 이렇게 되는거지? 싶었던 것들에 대한 답이 있었달까.

왜 걸레받이랑 천장 몰딩은 대체 왜 필요한가? 왜 문은 여닫이문일까? 미닫이가 공간도 덜 차지하고 좋은데,, 빌트인 가구, 가전은 어떻게 공간에 딱 맞게 들어가는거지? 계단의 치수와 단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화장실의 개수는? 요즘 주택은 화장실의 모양이 왜 각각인 것일까? (어떤 화장실에는 변기가 있고, 어떤 화장실은 변기가 없고,,) 주방의 형태는? 대체 창문은 몇개를 만들어야 하고, 방음, 방열은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하는 것일까? 왜 집은 그토록 견고하게 짓음에도 어디선가 물이세는 것인지.. 등등등. 집이라는 곳을 살면어 우리가 문득 대체 왜?라고 했던 것들에 대한 소소한 답들이 들어있는 책이였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그 무엇도 생각없이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과, 내가 정말 집을 짓는 건축주가 된다면, 그것을 설계사나 집을 짓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그들과 소통하고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아… 집 못지을꺼같어..ㅠ)



개인적으로 집을 짓는다면 내진, 단열은 제대로 하고 싶었다. 가장 구조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내진은 OK, 하지만 단열은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조금 달랐다. 주택에서 살던 시절, 주택의 가장 큰 단점이 여름에 너무 덥고, 겨울에 춥다는 것이였는데, 그래서 단열만큼은 있는 최대로 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역시 효율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사실 가격적인 부분이다. 단열재를 많이 사용할 수록 광열비가 낮아지는가?라는 측면에서 아니라는 것이다. 열의 전도를 100%막을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선에서 합의점을 찾지못하면, 건축비는 로그적으로 증가해 어마무시한 가격으로 돌아오지만 그에 반해 광열비의 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이다.(이럴수가.ㅠ) 그리고 우리 가족이 그 집에서 반영구적으로 살지 여부도 모르는 상황에, 30년 후 집을 다시 짓는다면? 등등을 고려해 적절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고, 나와 나의 가족이 사는 공간이다. 집은 우리가 어떤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각 구성원의 생활 방식이 어떤지, 무엇을 원하는지, 공간은 어떻게 분리를 하면서도 가족 구성원이 함께하기위해서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지, 추위에 약한지 더위에 약한지. 등등 사람으로 부터 시작해야 하는 종합예술의 결과로 보여지는 느낌이였다.


아. 힘드네. 집짓는거. 그래도 여전히 돈을 많이 번다면 지어보고 싶다. 내가 사는 집, 우리 가족이 사는 집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