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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ㅣ Philos 시리즈 19
지바 마사야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평점 :
현대사상(철학)을 알고는 싶었다. 사실 철학 그 자체가 궁금하다. 참고로 비전공자이며, 이과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고대부터 존재했고, 철학에서 하나씩 수학, 과학등으로 분리가 된것으로 알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철학에 관심이 생기긴 했으나, 늘 높은 진입장벽이 문제였다. 그런 철학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부터는 굉장히 난해하고 어려워졌다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은터라 감히,, 책을 읽어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입문"서가 나왔기에 크게 심호흡을 하고 읽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책의 저자는 일본인이고, 일본에서는 현대철학을 프랑스에서 전개된 "포스트 구조주의"철학을 가리키기에,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상은 프랑스철학을 근간에 두었음을 저자는 초기부터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어떤 것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 기본은 단순화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야 이해가 쉬우니까. 하지만 현대철학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 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화 할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을 전보다 '높은 해상도'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p.12
1,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질서를 만들고, 형태를 만들어 그 안에 사람들을 맞추기 시작했다. 모든것이 엉망이였고, 다시 시작해야 했기에 그러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어떤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 틀에 맞도록 교육이 만들어지고, 그 기준에 맞춰 사람들은 미래를 꿈꿨다. 질서유지, 안심, 안전이 필요했던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현대 철학은 그것이 정말 옳은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과도하게 관리되는 사회, 모든 사람이 유사한 생각, 보통의 생각이라고 믿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 현대 사상의 시작이다.
책은 데리다, 들뢰즈, 푸코를 시작으로 한다.
첫번째 데리다. 데리다는 이항대립에 대해 플러스/마이너스 측면을 고려함에 있어, 마이너스라고 명명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의 예시로는 어른은 결단력/우유부단 이라는 측면을 놓고 볼때, 어른이라면 반드시 결단력이 있어야한다는 현대의 보편화된 생각에서 우유부단은 왜 마이너스 측면으로 바라보는가?라는 것이다. 말그대로 케바케의 상황속에서 위 두 기준이 항상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구분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볼 때,
"탈구축의 발생은 불필요한 타자를 배제하고, 자신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고 싶다는 생각에 개입하는 것" p.49
이라 말한다. 여기서 불필요한 타자는 우리가 가지는 이항대립의 논리이고, 이에 벗어나, 자기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때, 자신이 내린 생각에 있어 미련은 결국 타자성에 대한 배려이며, 이런 미련을 의식함으로써, 우리가 생각의 발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두번째 들뢰즈.들뢰즈는 <존재의 탈구축>을 이야기 한다. 들뢰즈의 사상은 "동일성 보다는 차이가 먼저"라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동일성은 원리로써 존재하며, 다방향 성으로 나열되는 어떠한 상태, 저자는 이것을 '가고정'이라 일컫는다. 현동적 상태에서 동일성은 모든 운동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이런 들뢰즈의 사상에서 언급되는 것이 <리좀>인데, 이것은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관계성을 의미하면서도, 곳곳에서 비의미적으로 절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모든 것이 연결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관함을 의미한다. 이 의미는 사람의 무절제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모든것이 관여만 하게 되면 감시나 지배로 변질될 위험이 있기에, 그것에 대한 균형으로 너무 관여하지 않는 것을 말할 필요도 있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체성에서 벗어나는 '도주선' 이라고 불리며, 이것이 들뢰즈가 말하는 관리, 통제의 비판에서 나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편이 푸코였다. 지금의 우리 사회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쟁점에 있는 내용이였기에 그랬는지도. 푸코는 권력에 대해 논하는데, 권력은 지배자(나쁜놈)/피지배자(약한자)라는 의미를 가진 이항대립의 논리인데, 그것에 대해 푸코는 다음과 같이 그 논리를 흔든다.
"지배를 당하고 있는 우리는 사실 그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배를 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바라는' 구조가 있다" p.86
즉, 자기 순종화의 논리가 세상에 만연해 있으며, 싸워야 할 악을 지칭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들뢰즈의 언어로는 '도주선'을 긋기 어려우며, 그러한 시스템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임을 설명한다. 이런 현상이 도래한 것은 규율 훈련, 즉 훈육을 통해서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벤담이 말했던 펜옵티콘을 예로 든다. 펜옵티콘은 나의 감시여부를 알수 없기에 스스로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데, 이부분에서 나는 CCTV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보고 있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나를 스스로 통제하게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사회의 안전망은 과연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
그리고 나온 생명정치. 이 부분을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속에서 백신을 예로 들고 있다. 백신을 천편일률적으로 접종하게 만드는 국가의 권력 행위. 이것에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국가와 시민다수. 지금의 사회는 규율훈련 + 생명정치로 이뤄져 있는데, 이런 사회가 과연 유토피아 인가. 아니면 이런 권력이 없어진 사회가 유토피아일까.
이렇게 데리다, 들뢰즈, 푸코로 시작한 책은 이런 현대사상의 원류인 니체, 프로이드, 마르크스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 현대사상을 정신분석적으로 좀더 심도 깊게 들어가 라캉, 르장드르를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은 조금 많이 어려웠다.(정신분석학 쪽이 모호해서 였는지도..) 이후 현대사상을 만드는 방법에서 철학이 정치로 이어지는 과정, 결국 근본을 생각할 수 없다는 생각이 어떻게 파시즘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나치 독일에 가담했던 철학자들이 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상을 발표했는지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밖에도 저자가 말하는 "현대사상 읽기"에 관한 부분은 이해는 갔지만,,, 나는 읽기 어렵겠군..이라는 좌절을 안겨줬으며,(흑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지막의 옮긴이의 말이였다. 옮긴이 역시 철학연구자이기에 본 책에서 빠진부분,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이부분을 읽으며 현대철학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어려운것을 각자의 사상으로 연구하고 말하는 이가 많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꽤 좋았다. 어려운 철학을 철.알.못인 나를 그것도 현대철학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말이다. 히히. 입문서를 읽었으니, 책속에 나오는 저자들의 책에 도저언~!을 호기롭게 외쳐본다.(읽을 수 있겠지...ㅠ)
현대 철학을 알고 싶은 분은 추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