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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기네스북 - 기록으로 보는 범죄의 세계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8월
평점 :
"범죄 기네스북" 날로 발전해가고 잔인해져가는 범죄의 근원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책은 각종 범죄 유형, 역사, 기록으로 보는 최초, 최장기 등등의 기록과 범죄를 단죄 또는 예방하기 위해 등장했던 수사방법, 교도소 등에 대한 기록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책을 보면서 지금 우리의 형사법(?), 범죄수법에 대한 수사는 모두 누군가의 희생자가 있었기에 생겨난것임을 알았다.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그걸 막연히 알고 있다가 눈으로 확인한 느낌.
시작은 역시 범죄하면 떠오르는 조직들. 세계적으로 3대조직이 있는데 그들은 범죄를 이용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그 목표이고, 그들의 수익은 정말 상상보다 엄청나며, 그 들과 엮인 이들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 이상이라고 한다. 여러 나라의 정치인들이 걸려있기에 쉽게 잡기도 힘들고, 잡아봐야 금방 풀어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말그대로 무법천지. 하지만 그런 조직의 태생을 보면 사회제도의 붕괴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러시아도, 이탈리아도, 일본도 사회가 무너지는 과정 중에서 그 전 권력의 일부들, 당시 군부들 등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범죄율이 높은 나라나 범죄자들의 양상이 대체로 사회의 소수자들, 부모나 사회로부터 학대당한이들의 비율이 높은 것을 보면서, 어쩌면 다수의 범죄자들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가정에서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컸다면 어쩌면 그런 인생을 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물론 가정환경이나 사회의 문제로 범죄자가 되는것은 아니다. 화이트칼라 범죄의 양상은 가진 인간들이 더 가져보고자 벌인 사기행각(그러고도 재판 결과를 보면 열이 확...아놔..) 권력형 비리, 권력에 의한 억압에 범죄자가 된 사람들 등등 가진 자들의 범죄는 그 규모나 범위가 상상을 초월했고 그 피해결과는 일반 시민이 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은 각국이 다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했달까. 진짜 이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들의 재판결과에 더 열이 받았다. 사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도 재벌들이 벌인 범죄에 대해 변호인단 덕인지, 뭔지 몰라도 양형도 낮고, 가석방으로 형량조차도 제대로 채우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라..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환경범죄에 대한 형량이 비교적 낮다는점이다. 사실 이부분은 전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임에도 말이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열대우림의 90%가 벌목당했고, 멕시코 만에서 미국이 석유 시추를 하다가 대규모 원유를 바다로 노출시킨 사건등등 특정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망가져가는 환경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는 것임을 우리는 여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또 기업범죄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짐에도 그것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늦기에 처벌이 힘들다는 것도 있다. 환경 뿐 아니라 담배회사의 조직적 은폐 같은 것, 미국 화학기업이 인도 보팔에서 가스 누출사고로 지역에 엄청난 해악을 끼친 사건 등은 권력형 비리와 함께 가기에 더 그렇것 같다. 그래서 해당 사회의 투명성과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기반임을 알 수 있었다.
이밖에도 교도소에 범법자들을 오랫동안 강금하는 것이 범죄율을 낮추는 것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것, 그리고 생각보다 교도소에 들어가는 유지비가 많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빠르게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은 나은 방법일까?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재범율이 높은 범죄나 중범죄등에 대해서는 사회 교화가 목적이라기보다 사회적 고립을 위해 교도소에서 그들을 감시하는것이 사회질서의 안정성에 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교화가 가능한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책을 읽으면서 날이 갈수록 교묘해져가는 범죄, 대규모화 되어가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더 어마어마해진 범죄(성범죄나 N번방사건등)등을 보면서 법이 대처하는 것이 조금은 더 빨라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법은 정해지면 그 사건 뿐아니라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건 및 유사 케이스 등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신중해야 하지만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좀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에 대한 책은 우리 사회가 어떤 안전망을 구축해야하는지 범죄에 대한 단죄만이 유일한 길인지 아닌지 등을 다시 생각해본다. (특히 소년범죄들..)
아. 어렵다 범죄도 테러도 전쟁도 없는 세상은 언제오려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낸 방화 사건은 불행하게도 한국에서 일어났다. 바로 대구 지하철화재참사다." p.192 -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