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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주의자를 위한 철학
오석종 지음 / 웨일북 / 2021년 8월
평점 :
현실주의 자를위한 철학! 역사속 철학자들이 살았던 시대와 많이도 달라져있는 현재에 과거의 철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읽게된 책.
철학이면 인간에 대한 정체성 탐구가 가장 바탕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지금 인간이라는 정체성이 어느때보다도 흔들리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바이센테니얼맨”이라는 영화속 로봇처럼 정말 인간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저자는 알파고를 들어 인간의 지적 연산능력이나 분석기술은 이미 AI가 그수준을 넘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스스로 학습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인간 또한 어렸을때부터 수많은 경험과 지적 학습을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를 지적능력으로만 설명하기가 더 아려워진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p.99” 라는 철학자들의 대전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제 “인간은 지능이 아니라 풍부한 감성을 보유한 존재로 인공지능과 구별될것이다. p.99” 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글쎄라는 생각이들었다.
인공지능이 영어을 아는것이 아니라, 분석을 통한 결과를 내는 것처럼 감정 역시 인간처럼 느낄 수는 없으나 집단지성을 통한 학습이 가능한 부분 아닐까. 인공지능이 이미 글도, 그림도, 음악도 만드는데. 지식 데이터의 학습보다 인간처럼 보이는 감정의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다 보다 복잡하겠지만 인간의 신경망 회로을 그대로 본딴 인공지능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이런 부분이 완전 불가능이라도 단정지을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는 뭘까. 나는 그 차이가 구분이 필요할까하는 생각을 한다. 다소 위험한 생각일 몰라도 그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모르겠기에 말이다.
이 밖에도 현대판 철인왕의 등장 부분. 가장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전제이기에 그 파트는 읽으면서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론 머스크가 그런 인물을 양성하기 위해 학교를 세우고, 자신 자식들을 그곳에서 공부를 시키고 있다니.....
철인왕은 고대 플라톤이 소수의 엘리트가 정치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국가형태이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기인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어떤 자동차가 차선을 넘어오기에 피해야 하는 순간 핸들을 꺽으면 인도의 사람들이 다치고 그 차와 그대로 부딪친다면 나와 내 가족이 죽을 수 있는 상황일 때 우리는 운전자의 판단에 따라 책임 여부를 따진다. 만약 여기서 운전자가 인공지능이라면. 자율주행 차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부터 이런 상황에 대한 윤리적, 법적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은 많지만 정해지는 것이 없다. 결국 이런 윤리적 결론을 내릴 엘리트 집단이 필요해질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민주주의로는 기술의 발전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필요성에 끄덕여지면서도, 현재의 상황 또한 이해가 가는바이지만, 소수에 의한 판단이라는 부분이 과거의 독재자가 지배했던 세상이 연상되는건 기우인 걸까...(저자의 글도 새로운 독재자의 등장을 경고하고 있기에 더 두려웠다.) 그리고 이런 판단을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도록 우리의 교육도 여러 주제를 놓고 토의하고 토록하면서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타인을 설득하고 타인의 언어를 들으면서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교육말이다. 아쉽다. 사회의 발전속도를 교육,사회 어떤 부분에서도 빠르게 따라잡지 못한다는 현실이.
이밖에도 SNS와 현재. 어느것이 더 현실인가에 대한 논의. SNS를 가상의 세계로만 봐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 사실 본캐, 부캐, 페르소냐 등의 단어가 생겨나는 것을 보면 SNS를 가상이라는 공간이라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 과거를 통해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마이클샌델 교수가 말했던 “공정”이라는 기준. 그분이 미국식 사회의 공정을 꼬집었다면 우리사회의 공정에 대한 논의가 더 나아가는 발판이아니라 현재를 벗어나기위한 몸부림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너무 부정적인 눈으로 보고 계신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은 했지만, 인천공항 비정규직 사태에 대한 당시의 의견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나이브하게 문제를 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저자가 짚어보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역시나 어느것 하나 편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없다. 예전의 철학자들도 그들의 삶속에서 돌아본 많은 사유들이 당시에도 참 어려웠을 텐데,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사는것에 대한 고민이 어느쯤이나 되어야 수월해지려나.
철학은 우리의 삶속에 가장 깊숙히 들어와 있는 학문이다. 그런 학문이 현재의 사회에서 어떻게 읽히고 해석되는지를 고민해보기에 좋았다. 무엇보다 어려운 언어로 학문적인 글이 아니라, 지금의 삶과 맞물려있기에 더 좋았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