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래도 함께
존 아이언멍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1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요즘. 그러한 우울함을 한방에 날려줄 재미있는 소설[고래도 함께]를 만났다.
인구 307명의 작은마을. 겨울에는 308명이 되기도 한다는 곳에 어느날 벌거벗은 사내가 떠밀려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의식이 없는 남자. 그런데 그 남자만이 아니라 역시 상처투성이에 엄청나게 큰 고래인 긴수염고래까지 등장한다. 고래가 나타났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라는 신호. 그런데 그 고래가 큰 파도에 떠밀려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 둘의 등장으로 마을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마을사람들은 이 둘을 다 살린다. 큰 고래는 마을에서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 힘을 합쳐 다시 바다로 갈 수 있게 하고, 의식을 잃은 남자는 신속하게 마을 병원으로 옮겨 그를 살려낸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살려낸 남자는 지금 한창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남자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인해 영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진다. 그 일의 결과가 너무나도 두려운 나머지 차를 타고 무작정 달려서 이곳에 오게 되었고, 바다에 가로막혀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자 차에서 내려 걸었다가 그만 바다속에 들어가게 되었고, 나오려고 했지만 결국 나올 수 없게 되고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했던 그. 아직 지켜야 할 약속도 있는 그를 살려낸 것은 사실 고래다. 고래에 의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난 그는 결국 시골마을에서 생활로 인해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고,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며 아직 위기가 닥치지 않았지만 조만간 위기가 닥쳐올 이곳에 있는, 자신을 살려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을 살려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나서듯, 고래 역시 자신을 살려준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세상이 멸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다소 황당하기까지한 계획을 세운다. 그를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마을을 살리려고 하는 그의 행동은 결국 마을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낸다. 과연 그는 다가온 세상의 멸망속에서 마을을 지키고 더 나가서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 좌충우돌 재난 극복 소동극이 마지막까지 키득키득 거리게 만들며 읽는 즐거움을 주는 유쾌한 소동극이 펼쳐진다.
웃을일이 없는 요즘. 웃고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