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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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신드롬을 일으킨 저자. 그 신드롬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하긴 이런 부러움은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신드롬까지 일으킨걸 보면. 과연 나는 언제쯤 퇴사를 할 수 있을까? 그것도 멋지게. 누군가는 말한다.  직장에 멋지게 사표를 던지는 날은 로또에 당첨되고 나서라고. 그전에 던진다는 것은 직장에서 짤리기전에는 전혀 생각할 수 없다고.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한국에서는 쉽게 퇴사하겠다고 행동에 옮겼다가는 큰일이다. 물론 책임질 가족이 없다면 모를까 있다면 큰일이다. 그렇기에 그저 저자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얻을뿐이다. 그런데 그런 저자가 퇴사 후에 삶을 엮은 에세이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를 내놓았다니 안만날 수 없었다.

 

과연 저자의 퇴사후의 삶을 어떨까. 그런 궁금증으로 만나게 된 책이다. 책을 만나기 전에는 이번에는 또 어떤 대리만족을 얻을수 있을까를 생각했지만 다소 당황스러운 삶이다. 저자가 퇴사를 하게 된 계기가 된 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해서다. 그전 까지는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알았지만 전기가 주는 편리함으로 인해 그 위험을 외면했지만 폭발 영상을 보게 됨으로써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원자력 발전소를 반대하며 원자력 발전소 없는 삶이 정말로 가능할지 직접 실천해보기 하면서 시작된 전기없는 생활. 전기 사용량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누구나 반으로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오른 전기요금에 충격을 받고, 반으로 줄이기를 수정하게 된다. 바로 전기를 쓰지 않기로 한것이다. 그럼으로써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을 모두 버리며 실행에 옮기는 저자. 냉장고와 에어컨 까지. 아니 21세기 도시에서 전기없는 삶이라니 그게 가능할까? 얼마안가서 포기하고 타협하겠지 했지만 아니였다.

 

수없다.저자의 다소 엽기적인? 행동을 보면서, 과연 나는 전기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도 내 주위엔 전기 없이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을 포함해. 텔레비전, 프린터, 핸드폰충전기, 인터넷 셋톱박스, 저녁시간에도 환하게 밝혀주는 형광등, 냉장고 등이외에도 상당하다. 실업자에 전기없는 생활을 하는 것을 누군가라도 보면 기가 막혀할 것 같은 삶이지만, 저자는 전기없는 생활을 시작함으로써 불편보다는 욕망이 사라지고, 편안함을 찾았다니. 나 같으면 절대 하지 못할 그런 생활을 오히려 즐기며 앞으로 살아가는 모든 시간이 오락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저자를 만날 수 있는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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