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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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갈래 길]. 제목을 접하니 유명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과연 나는 인생을 살면서 제대로 된 길을 걸어오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 역시도 걸어온 길보다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인생을 살면서 많은 갈림길을 맞닥뜨렸지만 그럴때마다 내 선택은 가보지 않은 길보다는 전에 가봤던 길과 비슷하거나 아름답게 보이는 길이나 안전하다 고 생각되는 길을 선택한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한다. 내 인생을 뒤로 돌려 선택을 해야만 하는 길을 맞닥뜨린다면 그때와는 다른 선택을 했을텐데. 그러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읽기도 전 제목에서 느껴졌던 생각은 소설을 읽는내내 떠올랐다.

 

소설은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인도 우다르프라데시 바들라푸르의 사는 스미타,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줄리아, 그리고 캐나다 몬트리올의 사라가 등장한다. 이들은 끝날때까지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저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여자라는 점. 그리고 이들 앞에 놓인 거대한 장벽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여성들 중 가장 힘든 삶은 아무래도 인도의 스미타일 것이다. 오래전 금지되었다는 카스트제도. 그러나 지금도 남아 있어 인도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제도. 그 카스트의 최하층인 수드라보다 못한 노예 취급도 받지 못하고, 너무 부정해서 사람들과 섞일 수 없고, 사소한 이유로도 살해당할 수 있는 불가촉천민인 스미타다. 그들이 하는 일자리는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 스미타의 일자리는 타인이 싼 똥을 맨손으로 긁어모으는 일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운명을 바꾸지 않고 그 운명을 순응하며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러함에 반기를 든 스미타, 딸이 태어나면 쓸모없다고 바로 죽이기도 한다는데 그는 딸을 제대로 가르치기로 마음 먹는다. 바로 학교에 보내는 일이다. 남편의 반대. 똥치기로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똥치기로 살아야 해, 그건 대물림 되는거야.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어.  그런 남편을 설득시켜 결국 딸을 학교에 보내지만 결국 사단이 나고 만다. 불가촉천민의 딸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 속상한 스미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 또한 시칠리아의 줄리아에게도 커다란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인 캐나다의 사라에게도.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은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길을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이며 영화감독이기도 한 저자의 소설이라서 그런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 소설 .  자신 앞에 놓인 넘기 힘들 길을 넘어서는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세 갈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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