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미는 있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영화로 제작되어다는 것보다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가장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인생 기록이라는 문구때문이다. 어떤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기록을 남겼을까? 또한 그 기록이 어떻기에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사로잡았으며 영화로도 제작되게 된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기에 책을 만났다.
대책없는 아빠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수도없이 이사를 다니는 생활, 대부분의 가장이라면 가족을 위해 한 곳에 정착하며, 일자리를
찾기위해 노력을 할텐데, 여기 등장하는 저자의 어린시절 아빠는 대책이 안선다. FBI가 쫓고, 또한 마피아가 쫓아온다는 말을 남발하며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하고 가족을 데리고 여기 저기를 떠돌며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닌다. 어떤일이든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또 쉽게 그만두고, 황금을 찾는 것이
인생의 계획이라는 아빠. 가족이 없는 생활을 한다면 이해를 할텐데. 이 생활이 어느정도 지나면 사라지겠지 했지만 그의 기행은 마지막까지 멈줄줄
모르고 이어진다. 거기에 더해 자유로운 예술가 엄마라는 사람 역시 기행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마지막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으며, 읽는 재미를 확실하게 준다. 그러나 가장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처음엔 그런듯 보이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오히려 걱정이 된다. 과연 저자를 비롯한 4명의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이 부모가 되면서 좌충우돌 하는 내용으로 후반에 책임감을 느끼며 개과천선했다면 좋겠지만, 마지막까지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이 이어진다. 대책없는 부모밑에서 창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문구처럼 자식들은 창의적인 인생을 보냄으로써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중반을 넘어가면 뭔가 큰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되는데 후반부에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어렸을적
한때나마 영웅이였던 아빠를 보면서 닮고 싶은 그런 모습이 아닌 저자에게 근심거리를 준다. 바로 결혼을 하게될 남자가 아빠같은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읽다보면 간혹 아빠의 번뜩이는 임기웅변이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 그러함은 줄어든다.
소설이라면 마음껏 웃을 수 있겠지만, 저자의 인생 기록이라는 점이 그의 어린시절을 부럽게 만들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