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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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꽤 좋아하지만 아직까지도 만나지 못한 브로크백 마운틴.  이 작품의 감독 역시 꽤 좋아하기에 왠만하면 볼법한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아마 특별하지 않다면 앞으로도 보지 못하고 지나갔을 영화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동성애를 그리고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성애 혐오자는 아니다.  동성애를 나쁘다고 혐오하지는 않고, 인정하지만 그러한 것을 그린 영화 또는 소설엔 유독 손이가질 않는다. 동성의 사랑보다는 이성의 사랑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왜 영화가 아닌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을 만나게 되었을까.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인 이안 감독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이안감독을 사로 잡았는지가 궁금했다. 특히 이 영화는 당시 최고의 영화중 하나라며 찬사를 받으며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카데미에서 꽤 유력한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하지만 아쉽게 작품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이안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이 원작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라면 짧은 단편이라는 점이다. 짧기에 큰 부담을 갖지 않고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애니 프루 문학의 정점을 만날 수 있다는 거 역시 크게 작용했다.

 

이 단편집에는 모두 열한 편이 실렸다. 380페이지. 단편이면 각 단편이 대략 20~30여페이지 정도 될거라 생각했는데 중간 쯤에는 꽤 짧은 단편이 실렸다. 아마 후반부쯤에 가면 꽤 놀라운 단편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다음 주유소까지 앞으로 90km' 다. 내용에서 놀랐다기 보다는 길이에서 놀랐다. 정말 초단편이기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는 브로크백 마운틴이 아니다. 아마 여기에 실려 있는 단편 중 가장 많이 알려져있기에 제목으로 사용되었을것이다. 제목으로 사용되고 또한 영화로도 제작되어질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개인적인 기호에 미치지 못해서인지 거친 성격의 별 전망없는 시골 남자 둘. 그들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일자리를 구하며 서로 만나게 되면서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큰 감흥을 받진 못했다.


오히려 꽤 흥미로웠던 건 바로 '블러드 베이'다.1886년과 1887년의 끔찍했던 겨울의 이야기다. 엄청난 강추위 속 카우보이 셋이 말을 타고 가다 얼어죽은 카우보이를 발견한다.  셋 중 하나가 얼어죽은 카우보이의 부츠에 관심을 갖는다. 그는 얼어서 부츠가 빠지지 않자 다리를 절단해버린다. 녹으면 부츠를 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셋은 그만 다른 일에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노인네 어두막을 찾아가 신세를 지며 밤을 지샌다. 다음날 그곳에서 그 절단된 다리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오두막 노인은 자신의 말이 사람을 먹어치우고 다리만 남겨놓은거라 생각한다. 마침 남아있던 두남자와 노인의 대치.  총기에 손을 대며 여차하면 꺼내려는 일촉측발의 상황이 펼쳐지며 짧지만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조금 무거운 이야기들 속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로 꼽을 수 있다.

 

책의 모든 단편들을 모두 와이오밍주를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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