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꽃이 피었네 - 글과 그림집
유진수 지음 / 창연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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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만난 책 중에서 베스트를 뽑자면  '청림출판'의 [우아한 관찰주의자]와 바로 이 책 이다. 분량은 상당히 짧다.  화선지 위에 검은 먹으로 글씨를 쓰고 채색한 그림, 모조지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크레파스로 칠한 그림 65개의 작품이 실려 있는  '창연'의 [문 앞에 꽃이 피었네]다. 출근길 버스안이나 기차안에서 잠깐의 짬을 낸다면 금방 볼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이 책은 보고 나서도 다시 들쳐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처음 그림들을 보면 어떻게 보면 아이가 장난친 그림 같기도 하지만 다시 보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책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문 앞에서도 꽃을 보지만 과연 나는 문 앞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생각해보니 별 생각이 나질 않는다.  물론 집앞은 아스팔트길이다. 흙이 깔려 있고 이름모를 풀과 꽃이 피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길을 사로잡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긴 하지만, 실상은 그동안의 나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언제부터일까? 아마 직장생활을 하고 부터인지도 모른다. 뭐 대단한 일을 하고 대단한 프로젝트를 하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변명하자면  그간 바쁜 일상으로 인해 주변을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에 지쳐가고 있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책은 그런 울림을 기록할 수 있는 배려? 가 있다. 바로 한 작품이 끝난 후의 여백이 있어서 책을 통해 느낀 가슴 따듯한 울림들을 기록할 수 있어서 좋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걸 꼽자면 '마음 있으면 다 보인다.' 라는 문장이다. 그동안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이유가 바로 마음이 없어서기 때문인거 같은데 이 책은 그동안 없던 마음을 갖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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