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형제 세트 - 전2권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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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만해도 중국이 지금처럼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대국이 될줄 몰랐다. 통일된 독일 그리고 소련의 몰락을 바라보며 중국도 혹시 소련처럼 붕괴되어 여러나라로 쪼재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혹시 쪼개지진 않아도 중국의 위상은 쪼그라들어 그 힘을 상실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경제대국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한국의 수출 비중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을 정도로 이젠 중국은 한국에 있어서 중요한 나라다. 중국어 열풍에 이어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 역시 중국에 대해서 단편적으로만 알던 것에서 벗어나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으나 알다가도 모를 일본처럼 중국역시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한 서양인이 4백 년을 살아야 경험할 수 있는 양극단의 시대를 중국의 대표작가인 위화는 [형제]의 이광두라는 인물의 좌충우돌 40년간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근, 현대사회를 엿볼 수 있게 함으로,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해준다.

 

주인공 이광두. 태어날 때 죽은 아버지의 기억은 없지만 동네사람 모두가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며 이광두를 손가락질 하는데 왜 그런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바로 공중변소에서 여자 엉덩이를 훔쳐보다 걸리는데, 바로 이광두의 아버지 역시 공중변소에서 여자 엉덩이를 쳐다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이 여자 엉덩이를 쳐다보다가 그만 똥통에 빠져 죽는 황당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그의 아버지다. 이광두는 아버지처럼 빠져죽지 않았다. 대신 파출소로 끌려가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이광두는 마을에서 유명인사가 된다. 이광두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나중에 초특급 부자가 되는데 중요한 기질을 이때 발견하게 된다.  

 

남편이 죽은 후 새 아빠와 형이 생긴 이광두.  혁명의 물결이 밀려왔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별 관심없었던 그에게 큰 일이 연거푸 일어난다. 바로 새아빠의 죽음. 그리고 엄마의 죽음이다. 기댈 곳 한 없이 서로 목숨을 의지하는 형제인 이광두와 형 송강의 이야기가 시대의 변화와 함께 펼쳐진다. 중학교 졸업 후 망나니 이광두를 받아주겠다는 공장이 한 군데도 없었다. 문화 대혁명이 막 끝나고 개혁개방이 시작이 되면서 펼쳐지는 후반부. 이광두는 변화의 흐름을 타고 우주여행을 할 정도로 갑부가 되고, 항상 책이나 잡지를 들고다니며 고상하고 소탈했던 형은 그러하지 못한다.

 

"우린 형제거든, 하늘이 두짝 나고 땅이 뒤집어져도 여전히 형제거든"

 

한국도 빠른 경제성장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서 인지 소설 속 이야기가 낯설지가 않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위화는 소설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바로 하정우 주연의 영화 허삼관을 통해서다.  중국의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만나볼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이 [형제]라는 소설을 통해 중국을 좀 알아보자는 생각과 함께, 중국의 대표작가라는 위화의 작품세계도 만나보고자 하는 1석2조의 생각으로 손에 든 소설이다.  조금은 딱딱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펼쳐질거라 예상을 했지만, 이런 첫페이지부터 예상은 빗나간다. 주인공인 이광두의 에상을 벗어나는 기행으로 페이지마다 키득키득 거리게 만들며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며 읽는 즐거움으로 독서의 참맛을 알게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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