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솔지 소설
손솔지 지음 / 새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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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의 제목으로 이루어진 단편 소설[휘]. 삶의 붙잡혀 자신을 놓쳐버린 지금 여기, 우리 이야기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소설이다.

 

전작 [먼지먹는 개]도 상당히 독특한 이야기였는데, 여덟 편의 이야기 역시 독특하기는 하다. 특히 가장 독특했던 것은 '개'의 편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개다. 다른 형제들과는 다른 옴몸이 검은 개. 이름 또한 검은 개에 어울리지 않는 백구다. 백구가 태어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국제 결혼으로 결혼해 한국에 와서 사는 얼굴이 까만 며느리가 낳은 아이 진구와 다섯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여섯 형제가 된 집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라면 마지막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이야기 '못'  상하이에서 새로 시작하려는 남자와 한국에 있는 여자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아름답지 않다. 둘의 관계는 불륜이다. 상하이에 있는 남자에게는 아내가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담하게 그는 아내가 한국말을 모를거라며 집으로 한국에 있는 여자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 잘못된 것을 알지만 멈추지 못하는 둘의 관계. 그러나 마지막까지 가면 작가의 이야기에 뒤통수를 맞는다. 뭐 강하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단편 이야기 속 만나는 인물들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나가는 인물들이 아니다. 인물이 아닌 개도 나오기도 한다. 영화로 치면 주연이 아니다. 그렇다고 조연도 아닌 화면에 잠시 스쳐지나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나왔는지도 모를정도도 빠르게 스쳐지나가거나 아니면 얼굴이 아닌 뒷모습밖에 나오지 않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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