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되고 싶지 않다
마르탱 파주 지음, 김주경 옮김 / 열림원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아무도 되고 싶지 않다]. 이 책에는 모두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지만 그 여운이 상당히 오래가는 이야기들. 매 편 마다 이야기 속으로 푹빠져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은 모처럼 읽는 즐거움을 안겨줬다

 

일곱 편 중 가장 먼저 선택 된 것은 바로 책 제목이기도 한 두번째 이야기다. 어느 봄날 카페테라스에서 신문을 읽으며 칵테일을 마시던 필립앞에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필립에게 당신이 되고 싶다는 황당한 말을 한다. 그러면서 당신이 당신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주길 제안한다. 그래야 자신이 필립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며.  어처구니 없는 필립. 안그래도 최근들어 할 일이 많아 피곤했던 필립. 왜 내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니. 그는 당신으로 존재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필립보다 훨씬 더 타고난 재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립은 잠재력이 있지만 재능을 잘못쓰고 있다고, 그러면서 그가 필립에게 하는 이야기들은 필립뿐만 아니라 읽고 있는 나를 뜨끔하게 만든다. 필립은 그저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바로 나를 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일곱 편 중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바로 첫 번째 [대벌레의 죽음]이다. 한남자의 집, 경찰이 찾아 온다. 그는 옆집의 노파가 살인사건을 목격했다고 현장 점검을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집주인인 라파엘은 죽지 않았다. 경찰은 그를 보며 여기서 대체 뭘하는 거냐고 한다? 여기 사는 사람이라고 하자. 경찰은 라파엘보고 소파와 거실 테이블 사이에 누워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살해된 장소가 거기이기에. 어처구니 없는 라파엘. 자신을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 그만 가보라고 하자. 이런. 라파엘을 살해한 범인을 체포했다고 한다. 황당한 라파엘. 경찰은 말한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살아 있지 않다고. 간밤에 마신 술이 덜 깬건지. 아님 마약에 취해 헛 것을 보는 건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보면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아마 작가의 취미 중 하나인 우디 알렌의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다.

 

 

어딘가 한국적인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작가의 이름.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의 도시를 이름으로 가진 '마르탱 파주'.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작가가 살고 있는 프랑스와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 소설을 잘 보여준다. 매 이야기의 등장 인물들의 상황, 고민들을 만나다 보면, 바로 내 이야기를 하는 듯 하기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모른다. 특히 작가는 매 이야기들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 마무리가 되지 않고 끝나기에 그 후의 이야기들이 궁금하게 만들며, 바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들며,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야기 속에 동참해서 작가가 마무리 짖지 않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이어나가게 만드는 듯 한 이야기들이 참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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