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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주디스 버틀러.아테나 아타나시오우 지음, 김응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누군가는 재미를, 누군가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누군가는 남아도는 시간이 따분해서 그 따분함을 날려버리기 위해, 누군가는 그냥 곁에 책이 있어서를 비롯해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번 [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를 선택한 것은 책 뒷장의 문구 '우리에게 정치적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때문이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를 뜨끔하게 만들었다. 요즘 돌아가는 정치판을 보면 진짜 너무할 정도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정치가 펼쳐지고 있는 것은 정치에 무관심할 정도로 외면하고 있는 나같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이 책.
대학교수인 두 저자가 의기투합해서 나온 이 책. 표지를 보면 이 책의 분위기를 알수있다. 앞표지 뒤표지를 보면 꽤 많은 글씨들이 박혀있다. 그런데 그 글씨들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박탈이가는 큰 글짜뿐. 나머지 글자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은 부담가는 책,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디자인. 그런 분위기가 그저 표지에서만 풍기는 것이라면 좋을텐데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 디자인. 설마 했지만 책의 내용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두 저자의 이야기가 쉽게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 데, 진짜 박탈의 느낌을 몸소 체험한 책이다.
박탈은 문제적 개념이라고 한다. 박탈은 주체성과 생존, 삶의 가능성을 한정 짓는 규범적이고도 정상화를 유도하는 폭력에 의해 고통스럽게 강제된 어떤 상태이기도 하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보면 이 박탈을 경험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박탈이 자신의 문제라고 여기겠금 하는게 더 문제다. 그럼으로서 우리는 스스로를 박탈한다. 책을 보면 '우리는 오직 우리가 이미 박탈 당했기 때문에 박탈당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회적 형태의 박탈에 취약해지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상호 의존성 때문이라고 한다. 박탈 당한 사람들이 정치적 대응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누군가가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는 대로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다. 왜 그동안 정치적 대응을 하지못한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