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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평점 :
3월 유난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그러나 끝내 보질 못했던 영화 '귀향'. 왜 만나지 못했냐고 한다면 화가 날거 같아서였다.
1900년대 초, 동아시아에 피바람을 몰고온 일본의 야욕. 일본의 야욕을 예상하지 못하고 밖을 내다보지 못하고 우물안 시각으로 당파싸움에만 열을
올리던 정치권의 무능함. 그리고 농민들의 피고름을 빨아 먹던 무능한 지방의 탐관오리들로 인해, 너무나도 쉽게 조선을 점령한 일본. 그리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였으니. 진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의 조선의 역사를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다.누군가는 세계 역사상
500여년간 이어진 왕조를 대단하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단함 속을 들여다 보면 정말이지 짜증만 날 뿐이다. 몇몇의 왕은
뛰어난 업적을 남기긴 했지만 그들을 제외한 왕들과 신하들이 훗날 조선을 망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식민지로 전락 한 후, 멈추지 않는 일본의 침략
야욕이 절정으로 달할 당시,조선의 수많은 청년들이 전쟁에 끌려가거나, 죽지 않으면 빠져나올 수 없었던 탄광촌등에 노동을 해야 했고, 수많은
여성들은 종군위안부로 끌려가야 했던 당시 상황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화가나는 일이다.
이러 하기에 귀향을 보지 못했는데, 마침 소설 덕혜옹주를 통해 알게 된 권비영 작가의 소설 [몽화]가 출간이 되어 오로지 팬심으로 만나게
되었다.팬이 아니였다면 만나고 싶지 않은 소재의 이야기. 글을 통해서 만나도 화가 나기는 매 한가지인 듯.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영실이와
정인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기에 화가났다.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소설 속 소녀들을 포함해 수십만명의
여성들을 짓밟은 일본의 만행. 현재까지도 자신들이 벌인 만행을 감추기에급급하며 반성없는 일본을 보면 속이 터진다. 나도 이렇게 속이터지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은 어떠실까?
결코 덮을 수 없는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화가나는 소설. 그 아픈 역사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 이제 얼마 남지 않으신 할머니들이 결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본도 알것이다. 할머니들의 바람이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