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김지현 / 레드스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묻는다. 어려움에 처한 아이가 누군가의 도움을 원할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할까?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선 남의 일에 신경쓰지 않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듯 하다. 소설 속 소녀는 그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만, 최근보면 남의 일을 못 본척 지나침으로 인해 커다란 문제가
일어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너무 무관심한거 아니냐며 관심을 갖자고 하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지만 .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외면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소설속 주인공 그레이스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지만 외면한채로 지나가는 어른들의 모습에 실망한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의 주 무대는 모두가 피해가고 싶어하는 우범지역의 작은 아파트다. 우리나라처럼 아파트하면 여러 단지로 이루어진 그런 곳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냥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빌라 정도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조그마한 공간. 그러나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사라진 우리의 현실처럼 소설 속 역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별 관심도 없고, 또 왕래도 없는 그런 공간에 어느 순간 엄마와 함께 지하에 사는
그레이스가 학교에 갈 시간이 지났는데도 학교에 가지 않고 집 밖에 나와 앉아 있는 것을 사람들이 목격하게 된다. 아파트 1층에 사는 10년
이상을 불안 장애와 공황장애로 인해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는 광장공포증 환자인 빌리 역시 그레이스를 보게 된다. 빌리는 궁금했다 허구헌 날
계단에 나와 있는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레이스는 말한다. "내가 집 안에 앉아 있으면 아무도 내게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해요. 그러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그러면서 서있기도 힘든 빌리에게 자신을 도와줄거냐고 묻는다. 그러나 빌리는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완전히 쓸모없는 존재이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그레이스의 바람대로 아파트 의 사는 사람들이 그레이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모이게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이웃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또한 그동안 자신들이 이웃에 대해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약물 중독에 빠져 아이를 방치하고 있는 엄마, 그러한 사실이 아동 보호소에서 알게 되면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그레이스.
그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기 위해 이웃이 나서면서 그레이스를 돕는다. 그런데 그레이스를 돕는 과정 속 그동안 닫고 살았던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게
되는 아파트 사람들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지는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소설 속 어른들이 그레이스를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은 닫혀 있던 마음이 조금은 열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