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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화제의 도서 중 하나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만났다. 이 소설을 만난 건 TV드라마 때문이다.사실 원작을 만날 생각은 크게 없었다. 요절 복통 코믹 드라마로 웃음과 거기에 감동까지 준다는 드라마를 더 기대했다. 첫번째 주를 놓치고 3회 때부터 보기 시작했다. 만년 과장의 갑작스런 죽음.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단 몇일간만이라도 남겨진 사람들을 만나고 또 자신의 죽음을 파혜치려는 주인공들의 좌충우돌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채널을 돌리면 각종 서민들이 재벌과 엮이며 되지도 않는 로맨스를 펼치며 억지 설정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런 드라마가 아닌 나름 신선한 설정의 드라마를 보는 구나 하며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이런 초반 20분이 지나고 나서 그만 화가 나고 말았다. 아니 이게 뭔가 잠시 환생한 주인공이 재벌2세가 되다니. 서민의 재벌 체험과 그 일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과 또한 자신의 죽음을 파혜치려는 뻔하디 뻔한 설정으로 이어지다니. 화가났다. 아니 원작도 이런 것인가? 아니면 어떤 원작이라도 한국에만 오면 재벌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가 되고 마는 것인지 직접 원작을 확인하고 싶었던게 이 책을 만난 가장 큰 이유다.
TV드라마와 같은 내용이였다면 사실 짜증이 났을 테지만 이 원작은 그렇지 않아서 반갑다.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만년 과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예쁜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 그리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 과장 승진과 함께 대출을 끼고 산 단독주택에서 나름 행복한 삶을 살던 마흔여섯의 쓰바키야마 과장. 매출 부진에 빠진 백화점 여성복 담당인 그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던 그는 거래처와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그만 쓰러지고 만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죽은 것을 알게 된 그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아직 할 일이 많은데, 갚아야 할 대출금과 또 남겨진 아내와 아들 거기에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등 할 일들이 태산인데 어떻게 죽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납득할 수 없는 자신의 죽음.그는 이대로 죽을 수 없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던 인생, 이 렇게 억울할 수가.없던 그에게 뜻 밖에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사흘간의 시간동안 환생하는 것이다. 그와 함께 환생 한 것은 딴 사람으로 착각해서 쏜 총에 맞아 억울하게 죽은 야쿠자와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는 초등학교 2학년의 꼬마와 함께다.
그리고 그들의 환생은 역시 드라마와는 전혀 다르다. 우선 조폭에서 이쁜 여성으로 변한 TV내용처럼 여성으로 변한 건 맞다. 그런데 그건 조폭이 아니라 바로 만년 과장이다. 질떨어지는 TV드라마의 재벌 2세가 아니라. 그리고 야쿠자는 변호사로 변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단 사흘의 시간과 자신의 죽음과 관련해서의 복수 금지.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의 관한 비밀 유지를 약속하고 다시 환생한 이들의 좌충우돌 소동이 벌어지며 본격적인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중반부.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후반부의 이야기.
가족을 위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쓰바키야마. TV드라마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가장들의 모습이 보이는 그의 이야기.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간만에 만난 기분 좋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