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시인 이정화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를 만났다.
이정화 시인을 알지못한다. 그가 수백만 독자들을 감동시켰다고 하지만 그의 시집을 만난적이 없기에 인기가 있는지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다. 물론 그 문구가 이 책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친건 사실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유는  예전에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시가 자꾸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게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하긴 부정하고 싶진 않다. 어느 작가는 나이들어감을 슬퍼하지말고 즐기라고도 하는데, 난 전혀 즐겁지 않다. 이 책의 제목을 보니 갑자기 내 머리카락이 떠오른다. 자꾸 시를 접하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나이들어감을 제일 크게 느끼는 것은 사실 얼굴이 아니다. 같은 나이또래보단 상당히 어리게 보이는 얼굴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봐줘서 고맙긴 하지만, 나를 우울하게 하는건 바로 매일 아침마다 거울 속에 비치는 얼굴위의 머리때문이다. 어느새 국민학교를 다니던 때 아버지가 흰머리 뽑아주면 100원씩 준다고 하던 때의 그 아버지의 흰머리난 머리보다 더 많은 흰머리가 보이는 거울 속에 비쳐지는 머리카락을 보면 조금은 우울해지는게 요즘 나의 일상이다. 애써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고 아침을 시작하긴 하지만, 그런 우울함 진짜 한방울 두방을 물들더니 어느새 상당부분을 점령해버린 흰색의 머리카락 생각이 나게 하는 책.

 

또한 바쁜 일상. 무한 경쟁 시대 속 뒤쳐지지 않으려고 앞만보며 걷다 못해 뛰어가는 일상. 가족을 벋어나면 우리가 아닌 나만 보게 되는 그런 일상 속의 나,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술잔을 들이켜보지만 채워지지 않고 점점 더 메말라 가는 나의 감정을 뒤돌아보게 하며, 지친 마음을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20살때로 다시 돌아가 새로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과연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어떤 영화가 떠오른다. 타임 슬립을 해서 과거로 가서 자신을 바꾸려고 시도하지만 바꿀 수 없이 지금의 모습의 이르게 된 것을 보게된 주인공의 이야기. 그래 난 과거를 바꾸기 보다는 지금의, 아니 앞으로의 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 그러한 생각에 이 책이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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