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제목부터가 폭풍 공감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현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김훈작가의 말처럼 사내란 돈을 벌어야 한다. 뭐 직장 생활이 아니고도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많다고 하지만, 그게 또 쉽지 않다.최악의 경기상황이 몇년째 이어지며 매해,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안좋은 경기 상황이 지속될것이라는 현실. 예전처럼 희망퇴직이 40대 이후에 하는 게 아닌 20대 이제 갖들어간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을 해야만 하는 사회. 이태백이라는 말처럼 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시대. 재취업의 길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리만치 어려운 현실 속, 자신이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 적성에 맞지 않다고,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욕을 한바가지 먹어도, 밑에선 치고 올라오는 동안 위로 치고 나갈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느껴도 그만둘 수가 없는 그러한 현실. 뭐 책 속 주인공처럼 행동하고 싶을 때가 있긴하다.그것도 어쩌다가 아닌 매주다. 그러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거의 매주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지금껏 수십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한 로또 명당에 들르는 일이다. 가게 입구 위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다음번 1등은 당신차례라는 문구처럼 부푼 기대를 하면서. 이번주 1등만 된다면 정말 지긋지긋한 회사에 남보라는 듯이 멋지게 사표를 내던지는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보지만 주말이 지나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전쟁터로 향하는 일상을 되풀이 한다.
마음속 굴뚝 같은 일, 매일 매일 사표를 생각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 속 정말 공감가는 소설을 만났다. 일본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는 소설이다. 과거에 두명 또는 그 이상이 하는 일을 혼자서 함으로 그 이상의 수익을 내기를 원하는 회사 생활은 진짜 곤혹이다. 학창시절 사회를 만만하게 보며 다른 누구보다도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아오야마. 나름 큰 포부를 가지고 입사했지만 불과 얼마되지 않아 정나미가 떨어져버린 회사.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회사에 나가야만 하는 상황, 야근은 밤벅듯이 하며 짧은 직장 생활의 회의를 느끼지만 취업하기가 힘들기에 그렇지도 못하는 상황 속 그는 퇴근길에 전차를 기다리다 지칠대로 지친 몸을 가누지 못해 중심을 잃고 역으로 들어오는 전차에 치일뻔하는 것을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하는 야마모토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하지만 전혀 기억이 없다. 니트족이라며 취직하지 않아도 잘살 수 있다는 녀석. 녀석은 아오야마에게 영향을 준다. 그리고 힘들어 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이직을 권한다. 니트족인 야마모토가 뭘 알겠냐고 하는데, 그는 그만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된다. 초등학교 동창인 야마모토는 사실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그럼 지금 아오야마가 만나고 있는 녀석은 누구인 것인가? 그리고 어느날 그는 우현히 지금 만나고 있는 녀석이 3년전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뭐지. 이건. 안그래도 힘든 직장생활인데. 이런 머리아픈 일이 벌어지다니. 도대체 무슨일이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중 아오야마는 변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로 그는 직장에 사표를 내던지게 된다. 그러나 현실 속 나는 아오야마처럼 그러지는 못하지만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설. 물론 누군가는 책속의 아오야마처럼 사표를 던지는 이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친 직장인을 위한, 모두가 공감할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