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 - 상 - 왕을 기록하는 여인
박준수 지음, 홍성덕 사진 / 청년정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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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역사의 기록.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난도질해서 남기는 역사 기록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 역사들에 비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한 조선왕조실록이 참으로 대단하다. 그렇기에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꼭 만나고 싶은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조성왕조가 몰락하면서 사라져버린줄 알았던 사초라는 단어를 다시 듣게 된 것을 지난 대선때다. 반가워야 했을 단어인데 상당히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사초가 무엇인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심지어는 왕들조차 절대 볼 수 없는 그런 것인데, 그러한 것이 폐기가 되어버렸다는 일. 그리고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상당한 량의 기록물이 사라져버렸다는 소식은 좋지 않은 기분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사관]이라는 소설을 만나고 보니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또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역사논란 문제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소설.

 

이 소설의 배경은 수양이 왕위에 오른지 14년이 되는 해이다. 옥좌를 차지하던 초기에는 자신만만하던 수양이였지만, 14년이 흐른 뒤 수양은 역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던 어느날  사라져버렸던 <정난일기>가 다시 나타나면서 혼란에 빠진다. 계유년을 일을 기록한 정난일기. 수양을 비롯해, 관원들 대부분이 그것이 영원히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우려대로 궐안의 평화는 깨지고 큰 혼란에 빠진다, 그것을 처음 발견했던 자는 사라지고, 그것을 건네받는 자는 죽는다.도대체 다시 나타난 이유는 무엇이고, 배후엔 누가 있는지. 또한 예전의 일을 기록한 사초를 누군가 가지있다고 하는데 그게 누군인지를 수양은 한명회에게 밝혀내라고 지시를 한다.

 

계유년일에 연루된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하던 때  수양은 계유정난과 노산군의 일이 실록에 어떻게 기록이 될지 걱정이라며, 아들에게 항시 사관들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사관들에 의해서 천년뒤에도 기억된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말을 남기도 죽는다.

 

이런 혼란한 일이 일어나기 전 예문관의 사관의 직무를 익히겠다는 남장 여인 서은후가 들어온다. 예전 중국에 여자 사관인 여사가 있었다고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없었던 여사관. 여사관의 등장과 함께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난다. 책을 통해 사관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 경험을 쌓는 서은후를 통해 사관들이 하는 일이 어떤 것이지도 알 수 있으며, 또한 감추고 싶은 역사를 고치려는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이야기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진행이 되는 흥미로운 소설인 [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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