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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평점 :
전세계 많은 사람들을 사로 잡은 책이지만 아직까지 나를 사로잡지 못했던 [어린왕자].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아마 너무 많은 메스컴등에서
다뤄져서 읽지 않았는데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다. 주변에서 너무 듣다 보니 읽었거나 본듯한 느낌이 드낌이 드는
작품들이 꽤 된다.영화로는 국내 청불영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친구', 또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당분간 어느 영화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운 '명량', 박찬욱감독을 세계에 알린 '올드보이'와 봉중근감독의 '설국열차', 타니타닉을 비롯해 꽤 된다. 그리고 책으로도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게 바로'어린왕자'다. 그림을 빼면 대략 80여페이지가 되지 않을 분량이지만 이 책을 만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무슨 바람이 불어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애니메이션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나름 흥행에 성공하고, 중국에서도 나쁘지 않은 흥행을 기록하고, 또 최근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조만간 국내에 개봉
된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로 먼저 만나보고 싶었지만, 기다림에 지쳐서 손에들게 된 것이 바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어린왕자]다.
영화가 개봉 된다고 하니 여러 출판사들에서 출간이 되고 있지만 열린책들을 선택한 건 바로 번역때문이다. 타 출판사들도 번역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겠지만, 열린책들은 읽는 맛을 주기 때문이다. 고전 읽기 매력에 풍덩 빠져보고 싶어 다른 출판사들에서 나온 유명 고전들을 만나봤지만 중도
포기한게 꽤 되는데, 그럴 때마다 고전의 매력에 계속 빠져들게 만든게 바로 열린책들이기 때문이다. 책장 한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타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어린왕자가 있긴 하지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황현산의
번역으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어린왕자]의 매력에 푸욱 빠져들 수 있었다.
'나만의 그대모습'이라는 노래를 부른 B612를 좋아한다.,그러나 B612가 무슨 뜻인지는 몰랐는데 어린왕자를 보고 알았다. 바로
어린왕자가 살았던 별의 이름이다. 스타벅스라는 전세계를 사로잡는 상호도 백경이라는 소설 속에서 찾았다고 하는데 과연 나는 이 책에서 무엇을
찾았나? 그건 바로 점점 더 각박해져 가는 인생살이에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땐 나도 어린아이였고 어린이 눈으로 세상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젠 나도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내면이 아닌
겉모습에 환호한다. 내면을 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지 못하고, 남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뜻의 따라주기를 바라는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만든 책. 올해 만난 최고의 책을 뽑으라면 바로 [어린왕자]가 될 것이다. 어린왕자가 사라지고 난 이후 몇십년이 흐른 후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