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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반가운 소설 [시인 동주]를 만났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많지 않은 시를 남긴 윤동주와 그의 시들을 모처럼 다시 생각해보고 또 찾아보게 만든 소설이 바로 [시인 동주]다. 그의 시 중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시라고 하면 바로 서시와 별 헤는 밤일 것이다. 학창 시절 외운 몇편의 시중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시라면 나 역시도 윤동주의 서시다. 서시 말고는 다른 시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윤동주의 삶과 그의 시를 담은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 한번 윤동주에 빠져들게 되었다.
안타까운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짦은 생을 마감한 윤동주, 그의 짧은 생처럼 그가 남긴 시 역시 짧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과거사를 부정하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골치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일본의 제국주의 야욕으로 인해 윤동주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했던, 숨죽여 살아야 했던, 그런 역사의 한가운데서 태어나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일본 형무소에서 해방이 되기 몇달전 세상을 떠나야 했던 동주.
소설은 18살이 된 동주는 사촌인 몽규와 연희 전문 학교에 진학 시험을 치루기 위해 개성에 도착하면서 시작이 된다. 장래가 보장되는 공부를 하라는 집안 어른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중학 시절부터 자신을 사로잡은 시로 인해 문과에 들어간다.
중학 시절 이후 부터 형무소에서 삶을 마감할때까지 동주에게서 시가 떠난적은 없었다. 대학 2학년 때 조선에서 유명했던 작가인 이광수가 조선 총독부의 시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다니는 것과 여러 문학인들이 동포들의 고달픈 삶을 외면하는 것을 보고 시를 쓰지 않으려고 했던 때를 빼면말이다. 눈에 보이는 것, 가슴에 떠오르는 것, 소리내어 말하는 것, 어느 하나 시가 아닌 것이 없었던 윤동주. 사촌인 몽규의 천재적인 재능을 부러워 하며,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는 것만 같아 좌절하기도 했던 이야기를 비롯해, 그의 대표적인 시들이 어떻게 쓰여지게 되었는지,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일,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일본의 치안 유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붙잡힌 일과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여주는 소설.
생전에는 출판을 하지 못했던 그의 시집은 사후 3주기가 되던 해 친구들에 의해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서시이외는 잘알지 못하는 그의 시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시인 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