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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때문에 ㅣ 아시아 문학선 12
류전윈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3월
평점 :
재미있게 만난 [말 한 마디 때문에 - 옌진을 떠나는 이야기].
이 소설에 끌린 건 제목이 아니라 작가의 이력이다. 현재 중국의 주요 문학상을 모두 수상하며, 신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일급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데 흥미를 느끼며 만나게 된 책으로,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소설을 언어의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 전형적인 모범을 보여준다는 문학평론가 바이화'의 말처럼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내려놓기 힘든 이야기를 버무리는 솜씨에 풍덩 빠져들게 만들며,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데 올해 만난 여러 소설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준 소설 중 하나다.
말 한 마디.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최근 무한도전 식스맨을 뽑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많은 후부군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모 개그맨은 과거에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그는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빠지겠다며 물러서고 말았다. 한 마디 말로 인해 홍역을 치른 방송인들이 상당하다. 꼭 방송인들뿐만 아니다. 가정에서도 그렇지만 가까운 친구 사이일수록 편안해서 그런지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도 있듯이, 말 역시 상당히 강하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듯이 이왕이면 좋은 말 한 마디가 각박해져가는 요즘 사회에 더욱 필요한 때다. 말로 인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말 한 마디 때문에 - 옌진을 떠나는 이야기].
소설의 주인공은 두부장수 아버지를 둔 '양바이순'이다. 양바이순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의 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을 하는데 처음부터 말 한 마디 때문의 아버지에게 미움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아버지의 친한 친구는 아버지를 상당히 업신 여기는데 그러면서도 그에게 아첨을 하며 친구로 지내는 아버지에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데, 그 이유가 바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말에 꼼짝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그뒤 양바이순이 13살때 만나 가장 좋은 친구가 된 라오페이 역시 말로 인해 곤란을 겪는다. 그가 외지에서 유부녀와 바람을 피우다 그만 그 남편에게 들키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도 들킨 후로 그는 집안에서 찍소리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또한 아내의 친정오빠와의 이치를 따지는 것은 그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다. 청산 유수 같은 말솜씨를 자졌기에 한번 말을 시작하면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친정오빠. 그 무서움을 둘째딸 생일날 조카로 인해 겪게 된다. 아침부터 이치를 따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저녁때까지 꼼짝 없이 앉아서 듣던 그는 뚜껑이 열리고 만다. 저녁때 잠자리를 박차고 나온 그는 친정 오빠를 죽이겠다며 나선다. 그런데 그는 양바이순을 만나고 양바이순의 한 마디 말로 인해 사람을 죽이려는 생각을 멈추게 된다.
양바이순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스물한 살이 되도록 성과 이름을 세번씩이나 바뀌게 되는 기구한 인생, 다른 남자와 간통을 한 아내를 찾아나서다 어린 딸을 잃어버리고,잃어버린 어린딸을 찾기 위한 그의 고단한 인생길을 따라가다 보면 말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