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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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희곡 [심판]. 영화나 드라마 등을 좋아하면서도 유난히 손이 가질 않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희곡입니다. 이번에 만난 심판. 아마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니였으면 만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입니다. 가끔 어떤 책들이 출간 예정인지, 또 어떤 책들이 출간 되었는지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그럴때 마다 희곡은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또 있어도 그냥 지나치며 무관심하기 일수였습니다. 많지 않은 분량으로 짧은 시간안에 부담없이 만날 수 있다는 나름의 장점이 있긴 하지만 친하지 않은 희곡. 심판 이전에 만난 희곡이 있긴 하지만 그 작품이 무엇인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외면 받아온 희곡인데 이번에 심판을 만난 것은 저에게 하나의 사건이라면 사건입니다. 전혀 관심없던 늘 외면 받아오던 희곡을 직접 만나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니까요. 


[심판]은 상상력의 대가라고 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입니다. 그의 첫번째 희곡이라니 반가웠습니다. 어서 빨리 만나봐야 겠다는 생각에 설레이게 만들었습니다. 만나기전에  좀 더 알아보니 이번이 첫 번째 희곡이 아닌 두 번째 희곡입니다. 첫번째 희곡은 17년전에 출간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인간] 입니다.  심판은 그의 두 번째 희곡으로 프랑스에서는 이미 세 차례 무대 올려졌으며 올해에도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였었다고 합니다. 


심판은 60대의 아나톨 피숑이 휴가가 절정인 날 페암 수술을 받게 됩니다. 하필 그를 수술하려는 의사는 환자를 걱정하기 보단 근무시간이 끝나면 떠날 휴가 생각에 수술이 어떻게 되든 말든 관심이 없는 의사입니다.  수술중 근무시간이 끝났다며 살아날 약간의 가능이라도 있었던 아나톨을 내팽개치고 떠나버린 의사. 결국 아나톨은 사망하게 되고 도착한 천국.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천국에 온것을 환영하는 천사들이 아니라 그를 심판하기 위해 기다리는 판사 검사 변호사 입니다. 아나톨의 수호천사이기도 한 변호사는 아나톨을 구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그를 구하는 것은 기적이라며 절대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검사. 이곳에서의 심판에 따라 형별이 내려지는데 그 형벌이라는 것은 바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면 누구라도 바라는 일일텐데 형별이라니.

 

 

 궁궐의 여인, 생선 내장을 빼던 사람, 전사, 사무라이, 무용수 등 이미 무수한 삶을 거친 아나톨은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아내에게 충실했고, 좋은 가장, 좋은 신자, 좋은 직업인 이였다고 자신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현재 아내는 아나톨에게 어울리지 않는데 천생배필인 사람을 배우자로 고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현재의 아내에게 충실했다며, 또한 부부관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고 나무랍니다.  또한 현재의 판사라는 직업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잡지 않았다고 뭐라고 합니다. 황당하기까지 한 아나톨은 과연 이들이 천국 사람인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온 곳이 혹시 정신병동이 아닌지 알송달송 하기만 합니다. 과연 그에게는 다시 환생하게 될 형별에 처해질지 궁금한 가운데, 마지막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말로 즐거움을 주는 [심판].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심판은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가장 최근에 지상에 다녀온 소회가 어떤가요? 후회는 없나요?"

"있죠. 너무 일찍 죽는 게 아쉬워요. 멋진 인생을 조금 더 살 수 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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