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 한국사에서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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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배운다고 했는데 왜 배우고서도 매번 굴욕을 당하는 것인지, 조선의 역사를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배우지 못하고 결국 오백년을 이어온 왕조가 몰락하고 말았으니 안타깝긴 합니다. 만약 역사에서 배웠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몰락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조선 왕조가 유지 되어오는 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비극인 임진왜란. 당시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해도,  그 이후에 계속 이어진 비극들은 임진왜란 이 왜 일어났는지를 되돌아 보고 반성하고 그런 비극이 다시는 없게 할 대책을 세우고 그 대책을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하는데 정신차리지 못한 임금과 신하들 때문에 짧지만 더 큰 재앙을 몰고온 병자호란과 그 후에 계속 해서 이어진 비극들.  이러한 비극들은 임금과 신하들보다 서민들이 타격이 컸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록은 역사에 남아있지 않는데. 이 책은 우리가 역사에서 만나는 인물이 아닌 역사에서 만나지 못하는 인물을 내세워 왜란이후 대비하지 못했던 38년을 흥미롭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은 홍한수입니다. 임진왜란이 벌어지고 한양이 함략되자 피난을 가다 한양에 홀로 돌아온 12살 홍한수.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사람 천지였던 한양. 한쪽에서는 잔인한 왜군이 한쪽에서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홍한수도 먹지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던 중 훈련도감에서 아동들을 모아서 군대를 편성한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아동대가 됩니다.  아동대는 실록에 나온다고 합니다.당시 조선시대 징집 연령은 16세, 성인식 대략 15세에 치뤘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12살은 어린아이가 아니긴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주로 조총을 다루는 포수로 편성 되어 전투에 바로 투입되어 활용할 수 있게 조총 훈련을 받습니다. 홍한수가 전투에 참가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기나긴 전쟁이 끝나지만 예상하지 못한 전쟁의 먹구름이 피어납니다.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계기로 새로운 전쟁을 막을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심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 불기한 조짐들이 나타나는데 신경쓰지 않습니다.  왜란 후 해체된 아동대에서 남다른 솜씨를 보이던 홍한수는 훈련도감 소속에 포수가 되어 활약합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단 두 번뿐인 반정을 성공시키고 왕이된 인조. 세상은 좋아질거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홍한수는 북방으로 차출되며 호란의 마지막까지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함께 합니다.  

 

홍한수 전과 함께  임금과 신하들의 무능으로 대비하지 못한 호란이 이어지는 색다른 역사서 [ 왜란과 호란 사이의 3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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