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의 문화사

매너의 문화사 -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아리 투루넨.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음, 이지윤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0월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 시크릿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한동안 국내에서 유행을 하면서 매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꽤 있었습니다. 저 역시 당시에 매너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겠다는 호기심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러한 호기심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지식너머 출판사에서 출간된 [매너의 문화사]를 통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책을 만나기전에는 "작은 일화들을 발굴해 피상적이지 않게 얘기하는 재주가 있다"는 독일 최대 주간지의 평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인 이야기로 쉽게 읽히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만나고 난 후 그러한 우려는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지금이야 매너는 모두가 다 갖춰야 하는거라 생각하겠지만, 매너의 발달을 보면 매너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매너를 발달 시킨 것은 유럽의 귀족들이였습니다. 16~17세기 귀족들은 자신들을 일반 민중과 구별하기 위한 도구로 개발한 것입니다. 당시 하위계층을 사람이 아닌 짐승으로 보았던 그들은 오랜시간 예절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매너가 있었을진 모르지만 지금보면 참 매너가 없었던 그들입니다. 귀족들의 전유물이였던 매너는 점차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을때에도 그들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지켜야 할 예절과 매너들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역사는 꽤 흥미롭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매너는 유럽에서 시작된 매너입니다. 오늘날의 매너는 선한 의도로 행해지지만, 많은 매너들은 선한 의도가 아니였다고 합니다. 또한 기사도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기사들이 여자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역사는 꽤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매너 중 문 앞에서 여자들에게 양보해 먼저 들어가게 하는 매너가 생겨난 것은  좋은 의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였습니다. 요즘이라면 여자에게 양보하지 않는다고 매너가 없는 사람이라 하겠지만, 이 풍습이 생겨난 배경은, 중세 기사들이 만들어냈다는 이 풍습은 기사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성문에 암살자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인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여자가 성문을 먼저 통과할 권리를 양보한데서 부터 시작이 되었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랄 것입니다. 

예의범절과 인사법은 모두가 친구 아니면 적이였던 위험 사회에서 폭령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책이였습니다.  인사법에는 다양한 인사법이 존재하는데 인사 방식이 지닌 역사적 배경을 보면 역시 놀랍습니다. 인사의 원래 기능은 서로의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있었다고 합니다. 악수 또한 손에 칼이나 무기를 숨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 것에서 시작 되었다고 합니다.  계층 간의 경계가 엄격했던 시절에 인사법을 배우는 일은 엄청난 골치거리였다는 것을 비롯해, 매너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서 시작해 다양한 매너들의 놀랍고도 유쾌한 역사들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