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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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 TV에 나와 재미있는 강의로 웃음과 깨달음을 주시다가, 어느순간 TV에서 모습을 찾아볼수 없어서 아쉬웠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작가가 느닷없이 짜잔하고 모습을 드러내 반가웠습니다. TV를 통해 만났더라면 더 좋지않았을까 생각해봤지만 잠깐 보고 잊혀지는 것보다는 곁에두고 좀 더 오래 만날 수 있는 책이 더 좋은 듯합니다. 3년여 만에 만나는 신간은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입니다.  이 책은 나이 오십이 되자 밀려 살았던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50년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교수자리를 그만 두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돌아와 여수에서도 배로 한 시간 더 가야 하는 남쪽 바다 끝 섬에 작업실을 마련해 쓰고.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좋아 하는 일만 하고 살겠다는 김정운 작가가 쓰고 그린 것을 담은 책입니다.

 

책을 읽기도 전에 드는 생각은 저자의 삶이 부럽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데 드디어 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게 된 저자의 삶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저 역시 어린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 하는 일만 하며 사는 어른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린시절이 지나면서,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면 밥벌어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좋아하지 않는 일이지만 입에 풀칠 해야 하는 삶을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작가처럼의 삶은 지금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어려울거 같다는 서글픈 생각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여수는 만조와 간조 시각이 매일 49분씩 늦어져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고 하지만, 여수가 아니더라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져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시간은 분명 하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 역시도 하루를 놓고 본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할때의 시간, 직장에 도착해서 직장일을 하는 시간, 퇴근을 기다리는 시간, 퇴근 후의 시간은 분명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전혀 같은 속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좋아 하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면 시간은 다른 속도로 느껴질 것입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다 쓰러져가는 미역창고를 엄청 비싸게 사서 주변에서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일이라 아무렇지도 않다는 저자가 오랜 방황끝에 찾아낸 자신만의 공간의 관한 이야기. 공간의 관한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보잘것 없지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지루하고 형편없는 삶에서 벗어나 후회하지 않는 삶이란 어떤 삶인지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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