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김소연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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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며 살고 있다는 시인이 쓰는 산문이라. 어떤 맛일까?. 궁금했습니다. 김소연 시인의 작품은 아직까지 만난적이 없지만 [나를 뺀 세상의 전부]는 이끌려서 만나게 된 책입니다. 책머리에 보면,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보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될 때에 더 크게 설득되고 더 큰 경이감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도, 되도록 생각한 바와 주장하는 바를 글로 쓰지 않고, 다만 내가 직접 만났거나 직접 겪었던 일들만을 글로 써보고 싶어졌다는 저자의 [나를 뺀 세상의 전부]는 1년간의 기록입니다. 겨울 이야기를 시작해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특별한 일상이 아닌,  공감이 가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중 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면,  어느해 봄 음식을 먹으면 오른쪽 어금니쪽에서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었습니다. 한 두번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그 통증은 봄이 다 지나도록 계속이여졌습니다. 점점 더 심해지는 통증의 원인은 바로 오른쪽 어금니에 균열때문이였습니다. 그래도 치과가 무서워 치료를 미루고 미뤘던 기억이 떠오르는 '균열',  한때 이성친구에게 잘보이고 싶은데 뭐 없을까 하다가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남자 주위에 몰려드는 여자들을 보고 나도 기타를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큰 맘먹고 구입한 기타. 한 동안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지만 기타치는 재주가 없는지 실력이 전혀 늘지를 않아, 나서서 들려주지 못하고 결국 어디로 갔는지 모를 기타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게 한 '간절한 순간' 입니다.

 

이 산문을 통해 그동안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나를 빼기보다는 나를 포함해 세상을 보려고 해왔는데, 이제는 나를 더하지 않고 뺀 세상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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