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첫 번째 이야기이자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다시 만나다] 를 비롯해 여섯 편의 만남, 헤어짐, 다시 만남, 또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나다 보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한 때는 간절하게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보다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더 생각이 난다.
첫 번째 편에서는 앞날에 대한 비전이 없었던 미대생 시절,우연한 기회에 하게된 일을 통해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하게 된 미대생인 사와다.
열심히 하긴 했지만 늘 자신을 의심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던 때 중견 출판사에서 주간지 소설에 삽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리키요씨를 만나게
된다. 이 만남은 자신을 믿지 못했던 사와다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 일 후 파리로 조각 공부를 하러 떠나면서 둘의 만남은 끝난다. 그러나 다시
만나지만 첫 만남의 울림은 주지 못한다. 일을 부탁했지만 거절하면서 연락이 끊기게 된다. 그리고 7년 후 개인전을 여는 사와다는 그를 초대한다.
왜 그를 초대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내심 안오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나타난 그. 그는 오래전 둘의 대화를 과거로 묻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놀란다.그와의 다시 헤어짐으로 사와다는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람을 몇 번이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만날 때마다 낯선
얼굴을 보이면서 사람은 입체적인 된다는 것과 함께.
두 번째 이야기는 조금은 당황스러운 고객과 백화점 직원간의 이야기다. 읽다보면 조금은 너무 한다 싶은 고객이다. 저녁상을 차리다 백화점
에서 자신이 산 순무와 샐러드와 다시마 샐러드에 순무가 아닌 그냥 무가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화를 해 결국 직원에 죄송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러나 순무가 들어간 것을 먹게 해달라며 집으로 배달해줄 것을 부탁한다. 올때까지 기다리겠다니 조금은 너무하다 싶은 고객. 이 고객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만남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순무와 샐러드와 다시마 샐러드.
소설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일상에서 잠시 스쳐지나갔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해 물어본다면, 삶을 살아오면서 조금은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대 초반과 중반 그리고 후반, 20대 초반, 후반, 30대 초반 등 한동안 또는 한때의 만남을 가진 사람들. 그들은 지금 잘있지 궁금하다.
소설은 만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과거의 만남만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만남에 대해 그동안은 별생각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조금
다른 만남이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