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화제의 소설을 만났습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뉴욕타임즈 올해의 책,영국BBC 올해의 책, 파이낸셜타임즈 평론가가 꼽은 최고의 책이라고 하는 [파친코] 입니다. 해외 언론과 국내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는 것 보다 더 놀라운 건 작가의 이름입니다. 이민진. 한국 이름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찾아보니 한국에서 태어나 7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합니다. 작가가 된 이유가 의외네요. 변호사 일을 하다가 B형간염으로 인해 간이 나빠져 작가로 전향했다고 하는데 B형간염이 아니였으면 이민진 작가를 못만날 뻔 했네요. 그런데 영어식 이름이 아니라 왜 한국 이름이지 궁금했는데 작가가 한국식 이름을 고수해서라니 반갑네요.


700여 페이지.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놀랍습니다. 읽기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이 파친코에는 있습니다.  이민자인 작가의 소설적 뿌리는 이민이라는 소재를 자양분으로 뻗어나간다라고 하는데 이 소설도 이민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이방인의 고단하고 힘든 삶은 한국 사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들, 국제 결혼으로 인해 태어난 2세들이 겪는 차별등이 매스컴에서 많이 소개가 되고, 그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질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 역시 그렇습니다. 1권에서는 부산 영도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다가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으로 건너가는 가족이 나옵니다. 기대도 잠시 일본에서 그들이 겪는 이방인으로써의 힘든 삶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자식들은 자신들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본인들의 노력으로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이방인들의 고단한 삶은 세대를 넘어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어른들도 힘들지만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보면 가장 천한 아이들 조차도 그들과 함께 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고, 냄새 난다고 무리에 끼여주지 않고, 병에 걸린 짐승 취급을 받는 생활. 1권에서는 부모의 삶, 2권에서는 두 형제의 삶이 그려집니다. 물론 이들 또한 부모가 됩니다. 세대가 바뀐 만큼 그들의 자식들은 그런 문제를 겪지 않으면 좋을텐데요. 이 두 형제를 보면 공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이 되려고 하는 형, 공부와는 담을 쌓고 싸움을 일삼으며 모두가 기피하는 나쁜 조선인이 되는 동생의 이야기와 그 부모의 이야기가 2권에서 그려집니다.  이방인으로써의 힘든 삶.  힘들면 고향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서울에서는 자신들과 같은 사람을 일본인 새끼라고 부르고, 북한으로 가면 굶어 죽거나 공포에 떨고 있다고 한탄 하는 대목에서 이방인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에 동화 되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잘 보여주는 [파친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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