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소한 일상이 모여 절기를 이루고 계절이 순환하는 동안 인생은 무르익어 간다. 예술가들이 계절과 교감하고 영감을 받았듯이, 우리 모두는 오감을 활짝 열어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름다움 속으로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음의 향연을 음미하는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각별하고 애틋한 존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 (p. 7)





이 책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계절에 따라 저자가 추천하는 클래식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을에 출간된 책이어서 그런지 가을부터 시작해서 여름으로 마무리한다. 각 계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개성에 잘 어우러지는 곡들과 함께 사계절을 더욱 뚜렷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관련 곡의 QR코드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물론 곡을 찾아서 듣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요즘 책들에 대부분 QR코드가 있어서 편리함에 쉽게 적응되어 그런지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가을의 가장 첫번째 곡은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정말 너무나 가을스러운 곡이었다. 가을 특유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듯한 이 곡은 뭔가 사연을 품고 있을 듯했지만, 이 곡에는 아련한 러브스토리 같은 내용은 없다고 한다. 이 곡은 기타 독주곡으로, ‘트레몰로 주법’(같은 음을 같은 속도로 여러번 치면서 연주하는 주법-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으로 반주를 했다고 한다. 타레가는 이 주법을 처음으로 고안한 인물이라고 하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특히 생애 후반에 들어 건강상의 문제로 오른손 손톱이 자라지 않게 되자, 어떻게든 기타 연주를 해보기 위해 손끝 살을 이용해서 연주하는 주법을 개발했다. 그게 바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에 등장하는 트레몰로 주법이다. 손가락을 바꿔가며 연이어 줄을 퉁기면 음향이 더욱 풍성해지고 부드러운 사운드가 연출된다. 절실함은 곧 예술이 되었다. (p. 18)





겨울의 첫번째 곡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이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곡이었다. 곡을 계속 듣고 있으니 내가 있는 이 공간이 회색 구름으로 가득 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24곡의 가곡이 들어있는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를 가져와 순서를 약간씩 조정하여 한 줄기의 이야기로 엮어낸 것이라고 한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에 등장하는 나그네가 느끼는 이방인의 감정과 외로움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한 듯하다. 서른 살의 나이에 가난과 병마에 지쳐가던 그는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이 작품에 유난스레 몰입했는데, 1년 뒤 결국 죽음을 맞았다.

가곡 《겨울 나그네》는 시종일관 음울하고 비극적이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그는 추운 겨울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홀로 방랑의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간혹 밝은 곡조가 나오지만 잘 새겨들어 보면 일종의 환영 같은 것일 뿐 나그네는 언제나 고독하다. (p. 91)





겨울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곡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곡을 감상하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온 것만 같고 크리스마스가 주는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가 연상되어 괜히 마음이 들떴다.





저자는 새해의 첫 아침에 들으면 좋은 곡으로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추천한다. ‘오스트리아인들에게 제2의 국가 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에 대해 저자는 이 곡을 들으면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새해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새해의 첫 아침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 이 부분을 읽으며 곡을 감상하였는데, 우아한 분위기의 이 곡이 마음속에 희망적이고 즐거운 기분을 채워주는 느낌이 들어 저자가 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 2021 1 1일 아침에는 이 곡을 들어야겠다!





아래의 글은 저자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의 감상을 각 악장별로 설명한 부분이다. 감성적인 곡 설명 부분이 쉽게 읽히면서도 어떤 느낌인지 잘 와닿아 특히 좋았다.



1악장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바이올린 솔로가 마치 새처럼 자유롭게 비상하듯 등장한다. 아련한 먼 기억을 이야기하듯 서정적이다가 이내 격정적인 몸짓으로 표정을 바꿔 활약한다. 일반적인 협주곡과 달리, 악장의 중간에 카덴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악장은 북유럽 특유의 침착하게 가라앉은 냉기와 서정이 피어오른다. 바이올린의 애조 띤 노래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다 스러지면서 내면의 깊은 곳을 건드리고 사라진다. 3악장은 팀파니와 저음 현악기들이 울리는 묵직한 리듬 위에서 정열적이고 현란한 바이올린의 움직임이 펼쳐진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저음부의 리듬과 상반되는 바이올린의 자유로움은 기묘한 조화와 쾌감을 선사한다. (p. 134)





겨울의 플러스 편에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곡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 나가며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 함께 감상해보았다. 알고 있었던 곡이었지만 공연을 집중해서 제대로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전에도 들었던 곡인데도 이상하게 새롭게 들렸다. 특히 4악장이 이렇게나 감동을 주었었나? 직접 듣는 것도 아니고 영상을 보고 있음에도 뭔가가 가슴속에 꽉 들어차는 기분이 들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는 분명 신을 믿지 않는데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신이 존재할것만 같이 느껴진다. 저자는 교향곡 9 <합창>은 후대 작곡가들에게 거대한 산과 같은 존재였다고 하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봄의 첫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D장조>이다. 저자가 너무나 계절에 잘 맞는 곡을 선정하여 곡을 듣고 있으니 지금이 가을임에도 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것만 같았다. 내면의 기쁨을 노래하고 연주했다는 모차르트의 곡은 마음을 한없이 밝고 가볍게 튀어오르도록 만들어주었다.


작곡가들 가운데 을 닮은 이는 누가 뭐래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그가 남긴 음악들은 아이의 해맑은 미소처럼 꾸밈이 없고 하나같이 살갑다. 나풀거리는 봄날의 나비처럼 가벼우니 마음을 억누르는 법이 없다. 겨울을 뚫고 나온 매화꽃처럼 세상의 온갖 소음들 사이에서도 마치 시그널처럼 생동한다. 매화가 봄의 초록빛을 이끌고 오듯 모차르트의 음악은 우리네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p. 158)





매 계절에 분류된 곡들을 듣고 있으니 그 계절들이 너무나 그리워졌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은 항상 아쉬운 일이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빨리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름 편에는 모리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이 실려 있다. 이 곡은 양손이 아닌 왼손으로만 피아노를 연주해야 하는 곡이다. 이는 1차대전에 참전 후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유튜브에서 곡을 찾아 들으며 이야기를 읽어 나갔는데, 저자가 곡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아름답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수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그런 정형화된 아름다운 선율은 아닌데 이상하게 불안한듯 매력적으로 들린다. 두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해도 어려울 곡을 한 손으로도 멋지게 들려주는 피아니스트가 참 대단하게 보였고, 이런 곡을 쓴 라벨 또한 존경스러웠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라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렵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려운 음악이론이나 용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클래식 곡을 찾아 들으며 책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클래식 음악 해설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쉽게 읽히고 재미있어 페이지도 술술 넘어간다.


가을을 넘어 겨울, , 여름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곡을 듣고 있으니 다음의 계절들이 기다려졌다. 책 속에서 소개한 음악들과 보낼 미래의 시간들이 기대된다.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은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입문서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 클래식 음악과 함께 계절의 변화를 더 깊이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일상의 근심거리를 잠시 내려놓고 클래식 이야기를 들으며 편안한 마음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클래식 음악의 쉬운 감상 해설과 음악가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고민없이 이 책을 선택해도 좋다! (이 책 너무 좋아요♥)





이 글은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90초
조앤 I. 로젠버그 지음, 박선령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불쾌한 감정을 다루는 능력을 키워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비결은 바로로젠버그 리셋에 있다고 한다. 이는 저자의 이름을 딴 공식으로하나의 선택, 여덟가지 감정, 90초의 시간이라는 간단한 내용이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과 신체적감각을 피하지 않고 충분히 느끼는 것인데, 겉으로 드러나는 8가지 불쾌한 감정(슬픔, 수치심, 무력감, 분노, 당혹감, 실망, 좌절, 취약성) 중 하나를 90초간 신체적 감각의 파도를 타며 온전히 느끼고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 한다. 로젠버그 리셋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마음챙김과도 유사하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나를 괴롭히는 불쾌한 감정 8가지와 그 불쾌한 감정을 조절하여 내가 원하는 삶을 이루어내는로젠버그 리셋공식에 대한 개념 설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나의 기분을 망치는 요인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내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부정적 패턴을 확인하고 이를 바꿀 방법들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에서는 개인마다 가지고 있을 상처 속의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경과학자이자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의 저자인 질 볼트 테일러 박사는 분노 같은 감정이 촉발되면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혈류로 밀려들면서 신체 감각이 활성화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약 90초가 지나면, 그 화학물질이 혈류에서 사라진다. 이런 감정은 마치 파도처럼 생화학물질이 급속히 밀려오면서 시작됐다가 밀려가면서 끝이 난다. 이렇게 화학물질이 파도치듯 밀려오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거나 팔에 열이 오르거나 가슴이 무거워지는 등 불편한 신체 감각이 생긴다. 이게 바로 핵심이므로 반복해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느끼는 건 먼저 몸이 신체적 감각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간단히 말해, 불쾌한 감정이 들 때 몸도 좋지 않은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p. 65)





내가 불쾌한 감정을 어떤 감각으로 느끼고 있는가를 알아보는데 저자가 소개하는인지실습방법이 유용했다. 과거의 상황을 통해 특정 감정을 떠올리고 어디에서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 찾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그 상황에서 두 가지 이상의 감정이 섞여 느껴졌던 때가 많아서 그런지 느꼈던 감각도 겹쳤다. 그래도 이것은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느낌과 감정 사이의 관계를 알아채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동안은 어떤 감각이 느껴지면 그것이 바로 어떤 감정으로 연결되었는데, 감각 자체에 집중하니 바로 감정으로 넘어가지 않아 이전보다 마음의 파도가 조금 낮게 치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는 불쾌한 감정의 경우 사람들이 감정 자체를 느끼기 싫어한다기보다는 그것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신체적 감각 그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에 그것을 무시하고 피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이겨내고 신체적 감각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만 로젠버그 리셋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리셋을 설명할 때마다 내 기분은 90초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것 같은데, 왜 그런 걸까요?” 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해도 그런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은 생각을 자꾸 되새기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거의 비슷한 생화학적 파도가 발생하는데, 이는 곧 그 감정이나 기억, 상황과 관련된 신체적 감각을 거의 똑같이 경험한다는 뜻이다.


처음 사건이 발생한 뒤 몇 분, 몇 시간, 며칠, 몇 년, 심지어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의 기억이다. 기억이 처음 느꼈던 것과 비슷한 생리적 경험이나 신체적 감각을 끌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때의 감정도 다시 살아난다(몸에서 느껴진다). 다행히 우리는 뭘 생각할지 선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르는 감정 또한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일단 의식하면 그때부터 바꿀 수 있다. (p. 69)



나도 처음에 같은 의문을 가졌었다. 화학물질의 작용은 90초가 지나면 끝난다지만, 나는 감정이 그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던데? 90초는 무슨, 하루 종일 그 감정에서 못 벗어나는데...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그 당시의감정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감각 자체는 사라지고 감정도 아주 짧은 순간의 현상이지만, 계속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때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고 우리는 그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불쾌한 감정을 극복하는 게 왜 그리 중요한 걸까? 앞서도 말했지만, 살아가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또는 감정적으로 강하다는) 믿음과 신념이 불쾌한 감정을 경험하고 극복하는 능력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 범위 전체에 대한 인식과 수용력을 증가시키는 순간, 자신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런 감정에 대처하는 능력을 발전시키면, 삶의 모든 측면에서 더욱 온전한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유를 얻게 된다. (p. 86)





이 책을 읽고나니 나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심리 상담을 받고 온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읽는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것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불쾌하고 기분 나쁜 감정들에 대해 뭉뚱그려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따로 떼어내서 생각하고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특정한 감정들을 무시하거나 피하는 식으로 대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표면적인 감정 반응 아래에 숨겨놓은 감정들을 찾아내고 이름 붙이도록 도와주었다. 더이상 그런 감정들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 감정을 세세하게 분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이전에는 구분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나가며 저자가 지시하는대로 자신을 깊이 바라보고 관찰해 나간다면, 분명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내가 달라졌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생을 바꾸는 90>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 책 속 내용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내 안의 불쾌한 여덟 가지 감정을 단 시간에 없애고 원하는 삶을 만드는 법이란 소개문구를 보며 어떤 기막힌 방법이 소개되어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덮고 난 뒤 생각해보니, 이 책은 불쾌한 감정을 해소하는데 그 어떤 꼼수 없이 그 감정들을 피하지 않고 정통으로 부딪혀 해결하자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자세한 설명으로 비슷한 감정들 사이의 차이점과 내 생각의 비논리적인 부분들을 스스로 깨닫고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서너시간 만에 읽어내기만 한다고 해서 바로 나의 삶이 기적처럼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자동적으로 해오던 부정적인 사고를 보다 건설적이고 낙관적인 방법으로 바꿔가는 데에는 사람에 따라서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바뀌겠다는 굳은 의지로 하나하나 천천히 바꿔나간다면, 언젠가 우리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그 위에서 여유롭게 서핑을 즐길 수 있을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한국경제신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는 처음이라 - 평범한 내 이야기도 팔리는 글이 되는 초단기 책 쓰기의 기술
김태윤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는 처음이라>는 저자의 삶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 준 글쓰기의 힘과 저자가 직접 경험하며 쌓은 책쓰기의 노하우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중학생 자녀를 둔 아빠이자 20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40대였으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에 점점 지쳐갔다고 한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남이 아닌 나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쓰면서 주변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삶의 활력도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책 쓰는 법은 1도 몰랐던 평범했던 40대 직장인이 작가로 거듭나게 된 비결이 궁금해 얼른 페이지를 넘겨 책을 읽어 나갔다.





또한 저자들은 대부분 나름대로 이 분야에서 내공을 갖춘 경우가 많아, 생초보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했다. 대체로 저자는 책 쓰기 학원을 운영하는 코치, 책 쓰기 출판 에이전시 관계자, 출판사 에디터였다. 기본적으로 일반 사람들은 엄두 내지 못할 많은 독서량과 출판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나처럼 완전 초보들을 위한 친절한 책을 내고자 마음먹었다. 책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하는 소시민들을 위해 내가 겪은 맨바닥에 헤딩했던 좌충우돌의 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 작가를 꿈꾸는 분, 작가가 처음인 분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 싶었다. (p. 7)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저자는 [책 쓰기의 오해와 진실]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문학 전공자나 공모전에 등단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글쓰기에는 타고난 재주가 있어야 한다?’ ‘남들보다 독특한 삶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등 책쓰기에 관계된 궁금증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들려주며, 생각보다 책 쓰기의 문턱이 높지는 않으며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지금 이 책을 읽는 이들을 격려한다.




저자는 글을 쓰면서부터 주변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정신적으로도 충만해지는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글쓰기는물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사라지며 모래처럼 흩어지기 쉬운저마다의 삶의 흔적들을 글로 써 냄으로써 누군가의 마음에 남겨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나도 글쓰기가 하고 싶어졌다.




저자는 3개월만에 내 책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시간을 쪼개고 아껴 쓰며 절실한 마음으로 매일매일 부지런히 글을 쓰라고 한다. 책 중간에는 예스24에서 제시한 출판 트렌드 키워드와 베스트셀러 순위로 최근의 출판 트렌드를 분석한 내용도 있으니 어떤 주제로 책을 쓸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았다.






주제를 선정할 때 도움이 되는 첫 번째 질문


1. 지금 자신이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2. 어렸을 때 장래 희망은?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은 무엇인가?

3. 현재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4.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5. 최근에 배우고 싶었던 것이 있는가?

6. 다른 사람을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있는가?

7. 살아오면서 주변으로부터 너만이 할 수 있다라고 칭찬받은 적이 있는가?

8. 밤을 새워서라도 해줄 수 있는 이야기보따리가 있는가?

9. 오늘의 당신을 있게 만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무엇인가?

10. 과거에 하고 싶었는데 환경이 안 되어 못한 것이 있는가?

11. 평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12. 그동안 큰 상을 받거나 어려운 자격증을 취득한 적이 있는가?

13. 내가 관심 있는 직무나 앞으로 이직이나 창업을 통해 하고 싶은 사업 구상이 있는가? (p. 90~91)



책 쓰기는 나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과도 같다. 저자가 주제를 선정할 때 도움이 되는 질문들로 나열해 놓은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결국 나의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고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이다.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와 친해지는 과정이 바로 글쓰기인 것 같다.





모르기 때문에 쓴다. 쓰고 나서 비로소 알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책 쓰기는 해당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바닥까지 파고들어 연구하는 일이다. 이것은 좋은 책을 세상에 내서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이다. 책 쓰기의 핵심은 공부다. 좋은 콘텐츠란 결국 자료수집 공부 → 사색을 통한 자기화의 흐름을 가진다. 이것이 책 쓰기의 모든 것이고, 작가의 본질이다. (p. 150)



저자는 자료 수집과 공부를 통해 정보와 지식을 자기화 시키는 것이 작가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책쓰기는 자기계발의 하나로 볼 수도 있겠다.










저자가 인세에 관해 알려주며 초판 부수로 2000부 정도(광고 및 증정본 200부 포함)를 찍을 경우 작가가 받게 되는 인세를 계산해 본 예시를 보며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놀랐다. 초보 작가의 경우는 보통 6~8퍼센트 정도(출간 경험이 있는 작가라면 10퍼센트까지 받기도 함)의 인세를 받는다고 한다. . 1800부나 팔았는데 200만원 정도라니... 






요즘은 책쓰기 강연이나 학원 광고들도 종종 눈에 띄던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런 학원은 보통 2-3개월 과정에 600만원~120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야 들을 수 있는 책쓰기 수업을 이 책은 16,000원에 해결하니 일단 가성비가 엄청나게 높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가장 중요한 주제 선정, 제목, 목차, 자료수집에 이어 나와 맞는 출판사를 선택하고 책을 출간하는 과정까지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 들려준다. 한마디로 책쓰기의 A부터 Z까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쓰기에 대해 완전 생초보들이 궁금했던 것들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 한권에 담아 친절하게 알려준다. 언젠가 나만의 글을 써 책을 내고 싶은 꿈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진짜 책을 내는 과정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다산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자의 마지막 공부 -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찍이 공자는 평생 주역을 공부하고도 모자라 수명의 짧음을 한탄했다. 공자에게는 주역이 그야말로 일생의 마지막 공부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공자의 마지막 공부라고 한 것은 그러한 배경에서다. (p. 6)

주역은 대자연의 존재 원리와 인간 사회의 섭리를 보여 준다. 이 책에서는 주역의 전문가는 물론이고 처음 주역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도록 현대적인 논리를 사용하였다. 나아가 공자의 마음을 살펴봄으로써 성인이 가르치고자 하는 바도 밝히고 있다. 독자 여러분은 차분히 읽기만 하면 된다. (p. 7)




며칠 전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씽크>를 읽으며 인문고전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특히 지금의 컴퓨터의 시작이 <주역>에서 시작되었음을 듣고는 주역을 언젠가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역을 바로 접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 쉬운 입문용 책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주역을 쉽게 풀이한 신간이 눈에 띄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내게 수명을 몇 년 더 빌려준다면 주역을 더 공부하여 큰 허물을 면할 텐데···.” 공자는 주역을 각별히 사랑했고 연구했으며 그 연구를 다 마치기 위해 수명이 이어지기를 염원했다. 도대체 주역이 무엇이기에 성인인 공자가 그토록 매달렸을까? (p. 32)



문왕, 주공, 공자라는 세 명의 성인에 의해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온주역’. 세상의 이치를 모두 담고 있다는 주역 연구를 끝마치기 위해 수명까지 늘리고 싶었다는 공자의 이야기는 이 책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책은 1 [공자가 평생의 숙원으로 삼은 공부, 주역] 2 [주역 64괘의 진정한 의미와 공자의 해석을 만나다]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8괘와 주역을 연구한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주역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주역의 기원을 이야기하면서 주역의 시대를 앞선 심오한 이치를 보면 이는 외계 문명이 전해준 것이라 생각한다는데...... 그저 그만큼 주역이 현대인의 삶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우리에게 필요한 고전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갔다.) 1부의 기초 설명을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64괘의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해나간다. 주역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쉽게 설명해주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을 포함한 이 세상은 서로 대립되는 성질을 가진 8괘 천(), (), (), (), (), (), (), ()로 구성되어 있다. 8괘를 조합하여 만든 64괘로 자연의 모습을 읽고 그것에서 인간이 배워야할 것들을 보여준다.




8괘가 자리하는 위치에 따라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달라진다.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었다. 하나의 괘 이지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책을 읽을수록 자연의 모습 속에 우리 삶의 모습이 다 들어있구나, 자연은 나에게 이런 삶의 이치를 알려주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양의 조화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주역이 아닌가 싶었다. 세상의 일부일 뿐인 인간도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그 안에서 조화롭게 묻어날 때 모든 것은 막힘없이 제대로 흘러가게 된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삶, 조화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계사전繫辭傳》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글은 말을 다 담을 수가 없고 말은 마음을 다 담을 수 없다. 그렇다면 성인의 마음은 알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성인은 상象으로써 모든 것의 구조를 보여 주고 괘상을 설명함으로써 할 얘기를 다 했다.” (p. 299)





<공자의 마지막 공부>는 공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읽는 이를 제대로 서도록 만들고 바르게 생각하도록 이끌어주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발을 디뎌 보았으니 이제 주역의 가르침에 좀 더 깊이있게 들어가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다산초당)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공감, 소통, 관계 교육 강사이자 심리상담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검증된 방법들을 토대로 상황별관계 연습을 위한 대응법과 해결책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다.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상처받는다고 해서 관계를 피하고만 살 수는 없다. 상처에 아파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또 연결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상처도 관계 속에서 받지만 행복 또한 관계 속에서 받는다고 한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함께 살아가야하는 세상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좀 더 건강하고 편안하게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쉽고 구체적인 방법들로 나를 변화시켜 건강한 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






우리에게는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싶다가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하지만 남에게 늘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는 사람 중에 자신을 잘 챙기며 사는 사람은 드물어요. 남에게 항상 착한 사람이 되려면, 자기 자신에게 자주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p. 17)





마지막 문장이 책을 덮은 뒤에도 계속 생각났다. 남을 위해 자신에게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 상처받은 나는 누가 돌봐 주어야 하지? 나를 제일 사랑하고 우선시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인데 말이다.





화가 나면 그 장소에서 도망치세요. 심리학자들은 ‘3을 강조합니다. 최소 3분 이상 그 공간에서 떨어져 있는 게 도움이 됩니다. 화가 난 장소에 머물러 있거나, 내가 화나도록 자극을 준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잠시 멈추고 마음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화는 점점 더 커집니다. 멀리 갈수록 좋고 뛰어가면 더 좋습니다. 화를 가라앉힌 뒤에 나의 마음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p. 25)




3분이상 그 자리를 떠나 내 마음에 집중해 보아야겠다. 저자는 행동하기 전에 잠깐 멈추는 능력을반응 유연성이라고 하며, 이것이 없다면 화가 나가나 짜증이 나는 등의 부정적 감정이 일어났을 때 자동으로 반응하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불쾌한 자극에 즉각적인 반응을 했었던 걸 보면 나는 반응 유연성이 거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주어지는 자극에 대해 내가 원하는 반응을 스스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기 직전에도 불쾌한 자극에 대해 한바탕 퍼부은 뒤여서, 그 일에 대한 내용들을 주어진 항목들에 맞춰 글로 써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만든 상대방을 비난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짜증뒤에 가려졌던 진짜 욕구는 내가 내뱉은 말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극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으로 나쁜 감정에 휘둘릴 필요는 없었는데... 그 공간에서 멀어져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성별, 연령, 직업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을 알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해요. 인간관계에서는 누구나 상처를 주고받으니까요.

사람들은 내 기준에서 타인을 받아들입니다. 상대의 말을 상대의 입장에서 해석해서 듣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지옥이 됩니다. 상처도 마찬가지예요. 상대의 의도와는 다르게 큰 상처가 되는 말들이 있지요. 내가 상처받는 진짜 이유는 나의 주관적인 해석때문입니다. (p. 32)





상처받지 않는 인간관계는 없다. 나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받아들여야 한다.





혼자 쉴 시간을 확보했다면, 마음과 몸을 충전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도 실컷 보고, 맛있는 요리도 해먹고, 맘껏 혼자의 시간을 즐겨야 다시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관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소수의 사람을 만나는 건 필요해요.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마음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와 전화로든 문자로든 만나서든 수다를 실컷 떠는 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p. 54)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날, 오랜만에 옛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시간 넘도록 웃고 떠들었다. 오랜만의 연락에도 반갑게 맞아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친구가 너무나 고마웠다. 친구와 이야기하고 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옛날생각이 자꾸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했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또 다른 관계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었다.





공감가는 부분들과 기억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밑줄이 가득해졌다. 이번에도 역시 이 책이 나에게 찾아와준 것에 감사했다. 동양고전들 중에 인간관계에 관한 글귀들도 꽤나 소개해주어, 이 책 다음으로 (밀린 책들 읽은 다음에;) 동양 고전을 찾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불경에 이런 말이 있어요.

화를 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던지려고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상을 입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p. 66)




화가 날 땐 이 글귀를 기억하자. 화상을 입는 것은 결국 화를 손에 쥐고 있는 이다.





크리스태키스 박사는 어느 날, 방대한 데이터를 살펴보던 중에 비만이 가족과 친한 친구에게 전염된다는 재미있고도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내 친구가 비만해질 경우 2~4년간 내 몸무게가 늘어날 가능성은 45퍼센트가량 높아진다.

내 친구의 친구가 비만해질 경우 내 몸무게가 늘어날 가능성은 20퍼센트가량 높아진다.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해질 경우 내 몸무게가 늘어날 가능성은 10퍼센트가량 높아진다.


내 친구의 친구는 이름은 알아도 얼굴은 모를 수 있고,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도 내가 살찌는 데 영향을 끼칩니다.

연구자들은 이 효과를 ‘3단계 영향 법칙이라고 불렀습니다. 3단계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 즉 친구(1단계), 친구의 친구(2단계),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에게서 우리는 직접적 영향을 받으며, 우리 또한 3단계 거리 내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p. 89)





저자가 소개한 ‘3단계 영향 법칙은 흥미로웠다. 내 친구가 나에게, 내 친구의 친구가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 친구가 뚱뚱하면 나도 체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 친구의 친구가 흡연자여도 내가 흡연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행복감 또한 이처럼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면내 친구도 체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겠지?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내 친구의 행복에도 영향을 주겠지? 내가 친구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는 만큼 나 역시 친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오래 전 저자가 복용하던 항우울제를 빠뜨리고 독일로 출국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독일 연구실에서 만난 한 연구원에게 항우울제를 두고 와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자, 그는 자신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 처방 받은 약이 있으니 함께 나눠 먹고 회복하자고 했고, 저자는 아기 새처럼 그 약을 매일 한 알씩 받아먹었다고 한다. 그 연구원은 약을 나눠줄 뿐 만 아니라 저자를 데리고 다니며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자연스레 친구들도 많이 만나게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울 증세가 점점 나아졌고 약의 효과가 좋다고 믿으며 한국으로 돌아올 때 그 약을 사 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서야 그 약이 멀티비타민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저자는 공감이 주는 플라세보 효과를 제대로 체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부분을 읽으며 공감이 주는 힘, 믿음이 가지고 있는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 속 내용들 중에 관계를 성장시키는 대화편과 긍정을 이끌어내는 대화 기술 편의 예시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의도와는 달리 속상하고 걱정되는 마음에서 나왔던 말들도 표현에 따라 상대방을 아프게 만들 수 있다.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저자가 소개한 예시들로 내가 자주 사용하던 말 습관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고칠 점을 찾아보았다.





관계를 살려주는 대화법 중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문제파악 보다는 해결책에 초점을 둔 질문을 하자.

2. ’거울신경세포를 기억하자. 지금 내가 상대에게 보여주는 비언어적 표현들을 돌아보자.

3. 명령이 아닌 부탁을 하자. 생각이 아닌 소망을 이야기하자.

4. 대화 중 30%만 말하고, 70%는 경청과 반응.



그 외에 기억하고 싶은 것들 중에는 자기충족적 예언(내가 원하는 것, 긍정적, 구체적, 현재형으로 써서 매일 읽기) 실행하기와 긍정적 단어(편안함, 만족, 기쁨을 주는 단어들)를 자주 소리 내어 발음하기가 있다.











긍정적 단어를 보고 읽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마음 속이 긍정적인 이미지들로 채워졌다. 하루의 시작이나 마무리하는 시간에 이 단어들을 반복해서 보고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왜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좋은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직장, 친구, 가족 등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내 마음을 튼튼하게 만들고 싶다면 저자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