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이동환.김은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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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의 책방 운영을 맡긴 저자와 그 책방 운영을 맡게 된 저자 2명이 함께 쓴 이야기이다. 나는 오로지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과 행복한 삶의 관계는 나의 오랜 고민 중 하나여서 이 책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책방을 열고 난 후에 책방에 있는 시간엔 항상 뭔가 가득한 마음으로 내 공간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매일 아침마다 만나는 책은 낯설었다.

추위에 벌벌 떨다 따듯한 물에 몸을 녹는 것과 다르게 갑자기 찾아온 봄에 미지근한 차 한잔은 어색하면서도 꽤나 지루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p. 43)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공간도 나의 일상이 되어버리면 처음 보았던 그 빛깔이 좀 바래지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서점을 향해 가서 문을 열고 그곳을 온전히 느끼는 것과, 나의 일터가 되어 항상 그 공간에 존재하며 때로는 조금 지루하고 따분하고 하기 싫을 때조차 일을 해야 하는 상황글쎄. 후자가 되면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써 즐기던 게 일이 되어버리면 여전히 그것을 즐겁게 느낄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것이 해야 하는 일이 되었을 때는 즐기기 힘들지 않겠나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과연 내 생각이 맞을까. 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이 책을 덮고 나면 나의 생각은 바뀌어 있을까. 아니면 책을 펼치기 전의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될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는 두 작가의 따뜻한 시선, 잔잔한 문체, 그리고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일러스트로 어우러진 책이다. 시끄러운 마음을 고요한 물결로 만들어주는 책이다.


두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이야기지만 마치 한 목소리인 듯 서로가 잘 어우러져 있다. 몇몇편은 이게 누가 쓴거였지? 라며 앞부분에 글쓴이를 확인하고 다시 읽기도 했다.


잔잔하게 휴식 같은 글들을 읽고 있다가 잠깐씩 마주치는 일러스트들은 산책을 하던 도중에 예상치 못하게 만난 경치 좋은 풍경 같은 느낌이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바라고 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그냥 좋았다. 도드라지듯 보여도 조화롭고 따뜻한 색감, 부드러운 그림체를 가진 강한 작가님의 그림은 이 책과 너무나 잘 어울려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선물해준다.

 


일상에 지친 마음이 이 책으로 쉬어가고 재충전 되었다.

 

 

 


본격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내 글을 읽어주는 것도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중력이 가벼워진 것 같았고 날개가 달린 기분이었다.(p. 79)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모습이 이렇겠지. 이 길에 대해서 앞이 잘 보이지는 않아도, 어디로 나아가게 될지는 몰라도, 그래도 재미있어서 즐거워서 계속 하게 되는 것 말이다.

 

 






책을 펼치면 어느 이름 모를 서점 속 공간이나 푸릇푸릇하게 물든 한적한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잔잔하게 나오는 음악소리도 들리는 듯하고, 두 저자의 목소리가 나긋나긋 울려 퍼지는것 같고서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 가서 가지런히 정돈된 책들 속에서 책냄새도 맡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잔 마시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오늘 끌리는 책 앞에 서서 책도 펼쳐 보고싶다.

 

 

 

 

‘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거야.’

마음먹기에는 너무 큰 결심, 너무 중대한 문제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러나 삶에는 너무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진로 선택 정도는 삶의 방향을 조정하는 수많은 요소 가운데 단지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가 탄 뗏목이 어디로 가 닿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p. 82~84)

 


무난한 지금의 삶이, 안정된 삶이 앞으로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보장은 있는가? 별 변화없는 삶이라고 해도, 예전의 내가 지금의 삶을 예측할 수 있었나? 어차피 우리의 뗏목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중대한 결심이라고 보여지는 좋아하는 일을 할거야!’라는 선택도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갈림길 중에 하나의 방향을 정하는 것 뿐이겠구나. 모두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이 말에 용기를 얻었다.


무겁고 중요한 결정처럼 보였던 일이 생각보다 가벼운 문제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벼워지니 결정도 조금 더 쉬워진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어버리면 그것을 즐길 수 없어서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별일 없이 사는 것 같아도 같은 삶은 하나도 없다. 각자의 하루에 엄청난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 시 같지 않은 일상 속에 시가 숨어 있다.

누군가는 그것을 특별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유튜브로 만들고 누군가는 그것을 시로 쓴다.(p. 178)

 


시는 어디에나 있다. 그것을 보려고 하는 이에게만 보일 뿐. 행복이 뭐 별거인가. 내 일상의 를 발견하는 순간, 그런 순간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태도였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여 행하는 것이 나에게 성취와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를 일이다. 우리는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존재들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직업적 성공을 하더라도, 그것이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일상 속에서 숨어 있는 나만의 시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하여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결국 행복이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안하고 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전에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삶의 태도가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적절한 순간에 나타나준 책에게 감사하다. 지금 내 앞에 나타나 나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 이 책도 나의 행복이자 나의 이다.

 

 


 

책의 가장 마지막 글은 작가가 스쿠버다이빙을 처음 시도해 본 에피소드였다. 작가는 스쿠버다이빙은 커녕 수영도 못하지만, 주변에서 말리자 오기도 생기고 마치 오래전부터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나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도전도 이 글과 같지 않나 싶었다. 작가는 해도 되나?’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에이 모르겠다의 생각을 옮겨가며 실행하고 나니 물위에서는 보지 못했던 물고기와 산호초의 아름다운 광경도 보고, 물 위와는 다른 감각을 느끼며 다른 시각으로 그 시간을 느끼게 된다. 비록 끝까지 가지는 못했어도 처음의 목표보다 10m는 더 들어갔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만큼 끝까지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으나 처음 목표보다는 훨씬 많이 갔고,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고,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고 싶지만 두렵다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것들이다. 주변사람들은 걱정했지만 작가는 멋지게 첫 도전에 성공했다.



이 마지막 부분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가고 싶어하는 그 길의 끝은 모른다. 그러나 발걸음을 떼고 걸어간다면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풍경이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호흡도 어색하고 뭔가 서툴고 이질감을 느끼겠지만, 그것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저절로 해결될 문제이다.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새로운 생각이 자라날 수 있다. 그 끝이 어디든 시작만 한다면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는 일상에 지쳐 다른 길을 꿈꾸는 사람에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책 한 권으로 마음의 휴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이 책이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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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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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느낀다.’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설사나 변비에 시달린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답답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지 항상 걱정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위 항목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예민한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것들과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가득한 책이다.



나도 책 소개글에서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는 체크 리스트를 살펴보니 5가지가 다 해당되었고 새삼 내가 예민한 사람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예민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우울증을 오랫동안 진료하고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진료실에서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그런 사연들의 가운데에매우 예민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예민함은 적절한 수준으로 잘 다스리면 자기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기질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민함으로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그 때문에 힘들게 삶을 살아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의 예민함, 또는 주변 인들의 예민함에 대해서 보는 시각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예민한 마음을 약간 평평하게 해주는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1)를 시작으로, 예민성을 잘 극복한 유명인들(2)과 매우 예민한 일반 사람들의 상담 사례들(3)을 차례로 들려주며 우리 주변의 예민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우들을 보여준다. 2부에 나오는 예민함을 잘 극복한 사람들에는 스티브잡스, 뉴턴, 처칠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예민함을 가진 사람들도 마음을 적당히 잘 다스린다면 얼마든지 뛰어난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들은 자신의 예민함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또 그 예민함 덕분에 자기 분야에서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4부로 넘어가면서는 예민성을 잘 극복한 일반 사례들을 보여준다. 앞서 2부에서 유명인들의 사례를 들려주기는 했지만, 너무나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라저건 저사람들이니까 가능한거고~ 난 못해~’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일반 사람들의 상담 이후 성공 사례들을 보여준다. 일반인들의 성공 사례를 들려주며~ 이것봐요~ 어렵지 않죠?’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준 뒤에, 5부에서 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들, 6부에서는 걱정을 정리하는 효율적인 방법, 그리고 마지막 7부에서는 예민함으로 에너지가 다 소진되지 않도록 생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에너지를 적절히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민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아마도 5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하자일 것이다. 예민함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방법들은 앞서 사례에 대한 처방들과 마찬가지로 쉽고 일상 생활속에서 몇 가지 가벼운 변화들로 실천할 수 있는 정도의 것들이라 매우 유용하다.





6걱정을 정리해보자에서, 만나면 편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에 대해 항목을 정해 점수화 하여 보기 쉽게 정리해 봄으로써 나의 예민함이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찾아보는 부분이 매우 유용하게 느껴졌다. 막연하게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했던 것이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그랬던 것인지도 알게 되었고, 내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지도 파악하게 되었다.






예민함에 대한 책들은 꽤 나와 있지만, 외국의 책을 번역한 경우에는 예민함의 특징이 문화권에따라 다르다보니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 번역서가 아닌 경우에도 감성적인 이야기 위주의 책이 많아서 예민함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가 어려웠었다. 이런 두가지 면에서 봤을 때, 이 책은 한국인의 예민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문의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처방들이 가득한 책이어서 예민함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78페이지에 예민함의 정도를 평가하는 표가 있으니, 자신이 얼마나 예민한 사람인지 한 번 평가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안면 기형을 가리고 살아가는 그룹은 자신의 기형이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을 오랫동안 해온 탓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부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대조군에 비해서 7.1배나 높았다. (p. 30)


컴플렉스를 감출수록 들키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며 더 예민해진다. 그냥 컴플렉스를 드러내버리면 처음엔 신경이 많이 쓰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하지 않게 되고 무뎌지게 된다.





2.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문화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족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고,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며, 남과 자신을 곧잘 비교해 서양인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p. 77)





3.

예민한 사람들은현재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잊어버리는 과거의 기억을 연상해서 현재와 연결 짓는 것은 스스로를 더 예민하게 만듭니다. 과거 일이 자꾸 생각나면 내가 예민하지 않은지 먼저 체크해야 합니다. 이때는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게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책을 읽거나 운동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관심이 전환되면 자연히 기억의 연상과 화는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p. 84)


이런 식으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의 상담 사례에 대해 문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와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고 저자의 개선 방안을 듣는 것이 매우 유용했다. 많은 조언들 중에서도현재에 집중하라는 것이 크게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복잡해 힘들었을 때, 필사가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좋아하는 책을 필사하면서 잡생각도 없어지고, 좋아하는 책 글귀에 집중하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기분도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필사도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4. 예민함을 줄이는데는완전히 쉬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 쉰다고 해서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웹서핑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은 완전히 쉬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 있더라도, 갖은 걱정을 하며 누워 있는 것도 완전히 쉬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떠한 일을 할 때에 생각이 단순해지고 근육이 이완되며 호흡이 편안해 지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독서, 명상, 요가를 할 때가 해당하는 것 같다. 시간이 별로 없을 때에는긴장 이완 훈련을 권한다고 한다. 이는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5.

베일런트에 의하면 50대 이후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47세 무렵까지 만들어놓은 인간관계라고 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불행한 일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노력을 통해서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다. (p. 313)

예민한 사람이 스스로의 예민성을 잘 다루고 조절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그 성격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민한 사람들이 보는 세상은 덜 예민한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비교하자면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를 장착하고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와 같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다. 모든 것에 이렇게 예민하면 뇌는 과부하에 걸릴 것이다. (p. 369)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민한 사람 스스로의 노력이다. 자신이 예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p. 370)



그러므로 이 책을 읽어서 예민함을 적절하게 잘 조절하는 법을 알고 이를 활용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은 앞부분 보다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예민한 나를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니 책을 펼쳤다면 꼭 끝까지 읽어 보길 권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민함의 특성을 잘 반영해서 쓰인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예민함이라는 것을 저자의 말처럼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자신이 가진 예민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잘 조절하여 예민함이 나의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또 자신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내 가족이나 주변의 예민한 사람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해주고 그들을 좀 더 잘 대해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신의 예민함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또 가족이나 친구 중에 예민한 사람이 있어서 그들을 이해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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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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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혼식날 밤, 앞으로 눈앞에 펼쳐질 행복들을 뒤로 한 채, 주인공 애니는 사고로 죽게 되었다. 천국에서 사미르란 청년을 시작으로 애니는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이런 소설 속 설정은 미치 앨봄의 이전 작품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과 비슷하다. 실제로 작가도 이 소설 역시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삼촌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에디 삼촌처럼 사랑하는 이들이 이승에서 못 누린 평온을 찾기를,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 모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깨닫기 바라는 마음이다. (p. 7)



작가는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서로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고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런 관계 속에서 때로는 오해가 쌓이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기도 한다. 작가가 소설속에서 그려내는 천국은 이런 오해들을 털어내고,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내 삶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외롭고, 부족하고, 별 볼일 없다 여겼던 삶이어도, 천국에서 내가 보지 못했던 삶의 가려진 면들을 보고 나면, 내 생각보다 내 삶이 가치 있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살아서 그런 사실을 알고 행복과 사랑을 온전히 누리며 살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의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거기서 나는 누구를 만나게 될까.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작품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애니 역시 전작의 주인공 에디처럼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 다시 한 번 과거의 경험을 보고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삶에 영향을 주었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거나, 알았더라도 오해했던 것들의 진짜 모습을 보며, 외롭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가득 차 있었음을 알게 된다. 마치 내가 살면서 풀었던 인생이란 시험을 삶이 끝난 뒤에 해설서와 맞춰 보며 어떤 부분에서 내가 잘 못 생각 했었는지 깨닫게 되는 것 같았다. 주인공이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인생의 가려진 진짜 모습을 보게 되고 깨닫게 될수록 읽는 이의 마음도 행복과 사랑으로 충만해지게 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과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내 삶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촘촘히 엮여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자신이 상처받은 것에만 매달려서 자신이 가진 것과 받은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당장 눈앞의 것 밖에는 보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때문일까. 좀 더 넓게 바라보면,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더 잘 보일 텐데.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함께 바라보게 되면 내가 그들에게 받은 감사한 것들이 보이고, 나 또한 그들에게 준 것들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말이다.

 

 





이 소설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이끌어간다. 별볼일 없다고 여겨졌던 삶이라도, 정말 별볼일 없는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 (p. 78)



우리는 우리가 이전 세대에 비해 뭔가 대단한 것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전 세대의 어깨 위에다가 세워서 그리 높게 보일 뿐이다. 이전 세대가 이룩해놓은 것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새롭게 이루어 냈다고 여기는 것들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머리 위 하늘이 겨자색에서 자두색으로, 숲 같은 초록빛으로 변했다. 이처럼 천국에 온 후 창공을 물들인 색깔들은 애니가 살면서 느낀 감정들을 보여주었다. 이승의 삶이 재연되는 감정들이 재연되고 있었다. (p. 90)




천국의 모습을 묘사해서 그런지 환상적인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그림들을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애니, 우린 외로움을 두려워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 외로움은 형태가 없어. 그건 우리에게 내려앉는 그림자에 불과해. 또 어둠이 찾아오면 그림자가 사라지듯 우리가 진실을 알면 슬픈 감정은 사라질 수 있어.”

진실이 뭔데?”

애니가 물었다.

누군가 우리를 필요로 하면 외로움이 끝난다는 것. 세상에는 필요가 넘쳐나거든.” (p. 113)



감정이란 텅 빈 공간에 어느 순간 떠올랐다가 그대로 흘러가게 두면 어느샌가 또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사라질 감정을 붙잡아 둔 채로 괴롭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것을 그대로 흘러가도록 두자. 그저 그런 감정이 마음 속에 떠올랐구나 느끼고 아는 체 해주기만 하자.


이 부분을 읽으며 그래서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구나 싶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느낄 때,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느끼기도 한다.

 

 

 

 

 

 

왜 전에는 이런 감정을 못 느꼈을까요?”

애니가 속삭였다.

우린 치유하기보다 상처를 안고 있으니까. 다친 날은 정확히 기억해도 상처가 아문 날을 누가 기억하겠니?” (p. 176)



우리는 행복한 순간들과 불행한 순간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행복보다는 불행에 집중하고, 내가 가진 상처만을 크고 중요하게 여겨 그것에 가려지고 밀려난 행복은 보지 못한다.

 


그녀의 삶은 이렇게 사랑과 감사로 가득했는데, 왜 그녀는 그것들을 보지 못하고 외롭다고 힘들다고만 생각했던걸까. 지난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이제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날들만을 기대했겠지만, 그 기다리던 삶을 하루도 다 채워 살아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저 젊은 나이에 아깝게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미완의 삶처럼 느껴졌던 주인공 애니의 삶이 언제부턴가는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처럼 여겨졌다. 모르고 있었을 뿐, 매일 매일 그녀의 하루하루가 사실은 그랬을 것이다.

 



타인과 연결되어, 내가 받은 것들에 감사하고, 그 속에 감춰진 사랑을 느끼며, 주인공의 삶은 완성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삶에서 무언가 몇 개의 퍼즐 조각이 없어 완성되지 못했던 그림들이 천국에서 사람들을 만난 후로 완성된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구원이 일어나는 거란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바른 일을 할 문을 열어주지.” (p. 210)



마치 카르마를 씻어내기 위해 선행을 쌓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소설은 불교의 가르침이 떠오르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나의 말과 생각보다도 더 따스히 나를 다독여주는 소설이었다. 책의 마지막장까지 다 읽은 후, 내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 자신의 삶이 보잘것 없게 여겨지는 사람,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 미치 앨봄이 그려 내는 천국이 궁금한 사람, 책 한권으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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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여름 한정 특별판)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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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감성을 충전하고 싶을 때는 역시 시집 한 권 읽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덥고 습한 여름 날,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옆에 두고, 에어컨 시원하고 틀어 놓고, 창가에 기대 앉아 멀리 창밖 풍경을 그림 삼아 시집 한 권 읽는 것. 일상에서 챙길 수 있는 나의 소소한 행복을 느낀 시간이 되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나태주 시인의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으로, 1부에는 신작 시 100, 2부에는 독자들이 사랑하는 애송시 49, 마지막 3부에는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 6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겨울에 이미 출간된 시집이지만, 여름을 맞이하여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고 새롭게 출간되었는데, 표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 오아물 루의 그림이다. 표지도 감성적이고, 안에 수록된 시들은 더더욱 좋은 이번 시집은 완전 대만족이었다. 시집을 선물하게 된다면 나는 이 책을 고를 것 같다.

 

 

 


 

하늘이 좋다

바람이 좋다

이 좋은 바람

이 좋은 하늘

너에게 보낸다 


(p. 23 『너에게 보낸다』 중에서)



가끔 너무나도 화창한 날씨, 기분 좋은 바람, 맑고 깨끗한 하늘을 만날때면, 사랑하는 이에게도 이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 느낌을 함께 공유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시는 그런 마음을 그린 것 같다. 좋은 것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 좋은 것을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 말이다.

 





 

저기 꽃이 피어 있다

얼른 보러 가야지

 

저기 아이가 오고 있다

얼른 만나러 가야지

 

예쁘다

그냥 예쁘다 


(p. 27 『골목길1』 중에서)


꽃을 대하듯 아이를 대하는 그 마음. 그저 꽃같이 예뻐서 한번 더 눈길이 가는 것이었나보다. 가끔 아이와 외출할때면, 어르신들 중에서 아이가 예쁘다며 말을 거시고 웃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냥 예쁜 마음.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보듯이 말이다.

 

 



비록 그것이 잠시

아주 짧은 날이란들 어떠랴

사랑으로 후회 없고

사랑으로 잦아진다면

 

너희 둘이서

산이 된들 어쩔 것이며

바다가 되어 노을 속으로

저물어 버린단들

어쩔 것이냐 


(p. 58 『사랑이거든 가거라』 중에서)


사랑으로 아파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시이다.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이 가는대로,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 것이 사랑인 것 같다. 이것 저것 따지고 생각해봐도, 마음은 처음부터 답을 알고 있다.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면, 그 길을 따라가서 무엇이 되었든 온전히 그 사랑을 쏟아내는 것이, 그 길을 가지 않은 채 후회하고 앉아 있는 것 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에.

 

 

 


서점에서(p.113)란 시를 읽으니 나무를 좋아하는 내가, 숲을 좋아하는 내가 서점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나 보다. 서점의 책들은 모두 숲에서 온 것들이니. 서점을 서성이는 것은 숲 속을 걷다 온 것과 같았구나. 그래서 나무 냄새를 좋아하는 나는 책 냄새도 좋아하나 보다.

 

 



 

얼마나 네가 예뻤는지

얼마나 네가 사랑스러웠는지

너는 차마 몰랐을 거다

 

하늘이 내려다보았겠지

나무들이 훔쳐보고

바람도 곁눈질로 보았겠지

 

너는 그냥 그대로 가을꽃

맑은 바람에 피어 있는

가을꽃 한 송이였단다.


(p. 73 『어제의 너)


아이는 나중에 기억할까? 엄마가 얼마나 너를 예뻐했었는지. 너 그 자체로 니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아마 모를거야. 나도 몰랐으니까. 내가 그렇게 사랑받았다는 것을. 내가 누군가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뭇잎을 밟으면

바스락 소리가 나오

 

그대 내 마음을 밟아도

바스락 소리가 날는지 ······.


(p. 135 『바람이 부오』 중에서 )


오랜 시간이 지나고 계절도 바뀌어 푸르던 나뭇잎은 갈색 빛으로 변해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밟으면 바스라지는 소리와 함께 부셔져 버렸다. 오랜 세월이 흘러 빛바랜 내 마음도 밟으면 바스락하고 조각조각 흩어질 것이다. 한때는 초록빛 싱그러운 향이 났던 내 마음의 나뭇잎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p. 156 『풀꽃 1


이 짧은 문구로 어찌 사람마음을 이리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시를 알게 된 후로 나는 나태주 시인의 팬이 되었다. 이 말은 그 때의 내가 듣고싶은 말이었나보다.

짧은 문장으로 건네는 위로와 솔직한 마음. 그것이 나태주 시의 매력이다.

 

 



『너를 두고』(p. 165)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하루 종일 잠을 자던 너를 보며 마음속에서 솟아나던 사랑을 말로 표현했다면 이 시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고 있으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너그러워지고 따뜻해진다. 이런 맛에 시를 읽는 건가?

 

 



『행복』 (p. 170)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평범하고, 당연한 것이다. 행복은 그런 것 안에 있다. 언제나 내 옆에서

 

 



 

『그런 사람으로』 (p. 189)

사랑이 주는 힘이 이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 나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세상이 이전보다 아름답게 보이는 그런 것.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삶에 무뎌졌던 걸까. 담백하다 못해 팩팩해진 내 마음이 시집으로 다시 몰랑해지고 촉촉해졌다. , 내가 잊고 있었던게 이것이었구나. 잃어버린 물건을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있었다가 이제 막 생각나서 다시 찾게된 기분이다. 시집을 좀 더 자주 찾아 읽어야겠다.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p. 218  『시』 )


시는 어디에나 있다. 좀 더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좀더 깊게 느낀다면 보일 것이다.

오늘 내가 지었던 미소가, 아이가 접어 만든 종이비행기가, 오래 전 즐겨 듣던 노래가, 언제나 제자리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모두 시 였다는 걸.

 

 




하지만 나는 소낙비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날씨 탓만 하며 날씨한테 속았노라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좋았노라 그마저도 아름다운 하루였노라

말하고 싶어요

소낙비와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속의 바람과 새소리

 

그것도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었으니까요.


(p. 223~224  『인생』 중에서)


나도 이런 삶을 살고 싶다. 소나기가 내려 몸이 젖어도, 그 속에서 느꼈던 숲속 바람과 새소리를 즐길 수 있는 태도를 갖고 싶다. 내게 주어진 반짝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봐주고 놓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장마철,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책을 펼치고 시집 속 시들 속을 산책하며 돌아다녔더니, 꿉꿉하던 기분도 날아가고 빗소기도 한층 더 기분좋게 들리는 듯 했다. 내 마음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것도 다르게 다가온다. 마음이 몽글해지는 시들을 읽으니 내가 바라보는 세상도 달라진다. 시인의 따뜻한 시들이 내 일상을 더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제목부터 너무나 멋진 나태주 시인의 시집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이번 여름 메마른 감성을 다시 충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의 마음에 휴가를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변에 선물하기 좋은 시집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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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의 힘 -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
김민영 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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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의 힘>은 책 소개글에서 보았던 문구의 사례들인 책을 읽었지만 머릿속에 남는 게 없다”, “책모임을 하고 싶지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와 읽은 책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쉽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을 위한 맞춤형 책이다.




이 책에는 질문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을 위한 단계별 · 상황별 지도법이 담겨 있다. 독서 모임을 잘 하고 싶다면, 독서 모임을 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고 그럴듯한 질문을 하고 싶다면, 질문하는 독서 지도법에 관심이 많다면 맞춤형으로 읽을 수 있다. (p. 7)




나는 이 책을 통해 좀 더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는 힘을 키우고, 아이와 제대로 된 책읽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며 각각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질문하는 독서를 위한 마음가짐)에서는 질문의 중요성을 짚어보는 장으로, 독서의 마음가짐과 작은 습관, 생각의 방향을 재정비하는 내용이다.


2(홀로 책 읽는 이를 위한 질문 독서)는 이제 막 독서에 입문했거나 책을 읽고도 생각을 정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부분이다. ‘책을 잘 읽고 싶다는 고민을 가진 이들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3(독서 모임을 위한 논제 독서)에서는 논제 발제 글쓰기 방법과 분야별 도서에 대한 논제 발제,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논제 글쓰기, 논제 발제시 흔히 하는 질문들, 그리고 독서 토론 진행법에 대해서 차례로 알려준다.


4(독서 교육을 위한 논제 독서)에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독서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 만들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는 등의 행위가 책 읽는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밑줄과 메모, 질문을 함으로써 책을 더 몰입해서 읽게 되고 깊이 있는 이해도 가능해졌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고, 책의 내용에 대해 어떠한 질문이 생긴다는 것은 마치 저자와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냥 눈으로만 읽었을 때보다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여백에 기록하는 것은 밑줄 긋기보다 더 적극적인 표시다. 밑줄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메모는 잠시 멈춰야 한다. 앞에서 말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멈춤은 책과 나 사이에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정면으로 충돌해서 스파크가 일어나는 자극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p. 58~59)





2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책의 내용을 내 삶에 대입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하거나 다른 점, 또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면 질문 형식으로 짧게 메모하라는 부분이었는데 (p. 64), 나의 책 읽기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또 이것이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나도 추천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책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생각과 프레임으로 나와 내 주변을 바라보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독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이미 나만의 방식에 길들여져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권하는 효율적 독서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독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책에 던지는 질문은 쌍방향의 대화, 생각을 넓히는 마중물이다. 독서가의 종착지는 자기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확신이 없어도 써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흩어진 생각들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구체화되기도 하니 처음부터 임장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쓴 후 생각이 명징해지면 주체적으로 사고한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정리가 덜 되었어도 같은 주제로 나중에 글을 쓸 때 좋은 토대가 될 것이다. (p. 97)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저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읽은 책을 나에게 흡수시켜 나만의 언어와 생각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단순히 생각을 하는 것과 그것을 글로 써내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정말 말 그대로 여기저기 흩어져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던 말들을 뭉쳐서 확실하고 명확한 나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책을 그저 눈으로만 읽고 좋아하는 구절이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기록만 해 두다가, 나의 말로 옮긴 서평을 쓰기 시작하고 블로그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책 속의 내용들이 와 만나 다시 쓰여지고, 때로는 새로운 생각도 떠오르게 되는 갚진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서평을 쓰면서부터 훨씬 더 깊이 있는 책읽기가 가능 해졌다. 어떨 때는 책을 읽는 동안 몰랐었지만, 서평을 쓰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었나?’ 싶을 때도 있고, 머릿속에서 질서가 없는 채로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차례대로 줄을 서며 정리가 되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아직 홀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 그런지 2장의 내용에서 가장 할말도 많고 생각이 많았다. 3장 독서토론을 위한 논제에 대한 부분에서는 사실 이런 식의 글쓰기(논제 발제를 위한 글쓰기)가 필요한지도 몰랐었는데, 독서토론이 어떤 것인지 미리 맛을 보았달까 그런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4장의 경우 아이가 좀 더 컸을 때부터(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의 이야기인지라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적용해보기는 힘들어서 이 역시 나중에 이런 방법들을 이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 책을 읽을수록 독서토론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책을 통해 아이의 창의력을 기르고, 아이의 감정의 상태를 들여다보며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질문하는 독서의 힘>은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책을 좀 더 깊이 있고 의미 있게 읽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헤매는 사람들, 독서토론에서 논제 발제에 관련한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들, 아이들의 독서교육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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