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 최고의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의 두려움 없는 공부
표창원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저자가 유년시절부터 최근인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를 설립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범죄심리연구나 프로파일링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이 책을 선택한다면 많이 실망할 것이고 그의 삶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꽤 흥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표창원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경찰이 되었고 어떻게 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충분한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

 

유년시절의 표창원에게 드리워진 가장 큰 그림자는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잦은 불화였다. 그로 인해 폭력성향이 강한 아이로 성장한다. 초등학생이 된 뒤에는 어린이용 셜록 홈즈 시리즈, 톰 소여의 모험, 보물섬, 삼총사 류의 이야기에 폭 빠져 꼬마탐정 노릇을 하며 지냈다. 반면 폭력적이고 도둑질을 하는 아이이기도 했다. 형과 다투다 칼을 휘둘러 형의 손을 못쓰게 할 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스스로 흥미를 찾고 흥미를 느끼는 것에 대해선 집중해서 공부하는 아이였다. 불안정한 성장환경에도 오늘날의 그가 있게 된 건 배움에 대한 열망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선, 선의 곧 사랑 덕분이었다.

 

나와 이름이 같은 범죄자 신창원을 분석하다가 그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아 놀란 적이 있다. 다만 나에게는 그가 만나지 못한 천사들이 있었다는 게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세상에 '선'과 '선의'가 있다는 믿음을 준 그 천사들. 나는 아무리 커다란 분노가 일어도, 욕심이 들끓어도, 궁핍해도 결코 그 '선'의 세계를 침범하거나 해쳐서는 안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24-

 

주변 사람들의 '선', '선의'가 있느냐 없는냐에 따라 한 사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범죄자가 되었고 또 한 사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파일러가 되었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외로운 아이들에게 선의를 베푸는 사회인가. 만약 그 선의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사회라면 신창원같은 범죄자들이 점점 더 많이 양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 책은 공부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영국유학을 떠난 것도 범죄심리나 범죄학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파일링이나 범죄심리를 공부한다는 개념이 아예 없었고 범죄수사나 경찰업무에 관한 건 현장에서 배우면 된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끝내 영국 유학을 선택했다. 그것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저자가 어린 시절 폭력 충동이 강했고 어른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비행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저질렀지만 그래도 똑바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하는 공부의 재미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툼이 많았던 부모였지만 저자의 부모는 공부에 대해서만은 적극적이었고 아버지는 그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저자는 말한다. 공부는 두려움을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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