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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문학 에세이다. 그래서인지 문학을 소개하는 작가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 소개하는 작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작가가 사랑에 관해 말한 구절이 떠오른다.
내가 이제껏 본 사랑에 관한 말 중 압권은 <논어(12권 10장)>에 나오는 "애지, 욕기생(愛之,欲其生)",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68-
작가는 문학에 대한 사랑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문학작품들을 살리고 있다. 보통의 문학평론가들처럼 어디서 들어본 듯한 말투에 어려운 어휘들을 섞어서 쓰지도 않는다. 그냥 자신만의 언어와 감성으로 차분하고 잔잔하게 독자들을 문학으로 이끈다. 정말 숲에 있는 나무처럼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작품들에 짓눌린다는 느낌은 없다. 제목 그대로 작가와 함께 숲을 거닐면 되는 것이다.
작가와 함께 문학의 숲을 거닐다 가끔 작가가 들려주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다음과 같은 말들.
신체장애에 대해 '악이나 공포'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미디어뿐만 아니라 문학도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 '악당'들은 대부분 신체적으로 모종의 결손이 있거나 '정상'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다. -223-
이 문장들을 읽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 이런 동화에 익숙한 아이들은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무서워하거나 어른이 되어서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수필가이자 영문학교수인 장영희교수를 떠올릴 때도 장애인이라는 단어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화가나 소설가에게 여류화가 여류소설가란 말을 붙이던 것이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는 편견없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는 아닌 것이다. 나조차도.
비록 작가는 오랜 시간을 병마에 시달렸지만 문학의 숲에서 영문학자로서 수필가로서 참 행복한 삶을 살았겠다 싶다. 작가에게 문학은 숲 같은 휴식을 주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