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마광수란 이미지에 비하면 이 책은 그다지 강렬하지 못하다. 몇 가지 분야를 집중해서 파헤치기보다는 백과사전식으로 여러 분야를 쭉 훑기만 해서 그런 것 같다. 작가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생각을 담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보다 파격적인 주장을 할 거라고 짐작해서 그런가. 오히려 생각들이 얌전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부담없이 읽기에는 좋은 것 같다. 괜히 인문학이라고 해서 어렵게 쓰지 않아서 잘 읽힌다는 장점은 있다.

 

몇 가지 기억에 남은 비판을 더듬어 보면, 우선 공자에 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는 공자를 철저한 정치 만능주의자라고 했다. 맞는 말인 것도 같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여러 나라를 주유하면서 다닌 것은 결국은 자기를 써 줄 군주를 찾기 위한 것일 테니까. 하지만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에는 공자와 같은 유가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자신의 뜻을 펼칠 군주를 찾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우리는 사실 공자를 한편으로는 무슨 신이라도 되는 듯 착각하고 있고 그래서 공자가 완벽한 성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보통 사람이다. 공자는 정치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일 따름이다.

 

또 작가는 톨스토이를 소설로 기독교적 설교를 펼친 이중인격자라고 했다. 겉으로는 기독교적인 경건한 삶을 옹호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척 하면서 실제의 모습은 그 반대였던 톨스토이를 비판하며 반대로 악처로 알려진 톨스토이의 부인을 옹호하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톨스토이는 소설 속에서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세상의 잣대로 보면 위선일지라도.

 

이번 주장이 가장 강력한 비틀기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고 착각한 예수. 미국 같은 나라에서 예수는 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감히 말 할 수 있을까. 이 주장에는 공감이 간다. 예수는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고 착각했고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다는 것. 그 착각이 2000년 동안이나 지속된다는 게 아이러니다. 그 착각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생겨났는지. 전쟁, 문화적 갈등, 음악, 미술, 건축, 신학, 사고방식 기타등등...

 

마지막으로 알기는 쉽고 행동하기는 어렵다를 거꾸로 본 손문. 지난행이(알기는 어렵고 행동하기는 쉽다)란 말이 그럴 듯하게 들리다가 결국은 내 입장에서는 알기도 어렵고 행동하기도 어렵다로 귀결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모르는 것은 더 많아지고 행동하는 것은 더 어렵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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