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음... 생각보다 별로.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실망스러운 책. 예전에 찜해놓고 사야지 하다가 최근에 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화들짝 놀랄 만한 책은 아니었던 듯. 그저 작가가 그동안 어떤 분야의 책을 읽어왔고 어디에 관심이 있었는지 좀 짐작이 되는 정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분야는 신화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그 분야가 제일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충분히 익숙한 소재일 테니까. 이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신화뿐만 아니라 수학, 음악, 물리, 동물들의 생태에 관한 실험, 역사적 사건... 등등 말 그대로 백과사전적인 지식들이 두서없이 나열되어 있다. 사전이란 제목에 딱 어울리게 잡다한 글들이 들쑥날쑥 배치되어 있다. 두께에 비해 책은 가볍고 내용도 그다지 실속있는 건 같지 않고 읽어도 남는 것은 별로 없다. 깊이 있는 책을 원하는 독자들에겐 실망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냥 책을 덮는 순간 모든 글들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다.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가 아니니까. 아마도 작가는 혹은 어떤 독자는 사라져버리는 어느 순간을 포착해서 또다른 글로 혹은 책으로 혹은 이야기로 재탄생시킬 수도 있겠지만...

 

  장점이라면 책을 쓰는 일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 그동안  읽고 느낀 것들을 흘려버리지 않고 가두어두면 글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자신이 읽었던 책들에서 뭔가 자신만의 것을 찾아낼 줄 아는 안목, 짧은 단상이라도 꾸준히 기록하는 노력 혹은 습관이 글쓰기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는 것.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그걸 하지 못하고 저자는 오랜시간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기에 이 책뿐만 아니라 무수한 소설들을 창작할 수 있었겠지만. 어쨌든 저자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이 책은 조금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굳이 꼽자면... 난 책을 읽어도 문장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라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고양이와 개"라는 제목이다.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그는 나의 신이야.>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나는 그의 신이야.>

 

  나는 개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고양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고양이의 그 당당하고 위엄있는 표정이 바로 위와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일까. 이제 고양이가 되어 보련다. 주인이 주는 밥을 얻어 먹으며 살면서도 자신이 세상의 주인인 체하는 그 도도한 고양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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