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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ㅣ 까치글방 142
스티븐 호킹 지음 / 까치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막연하게나마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원하는 답을 줄 수 없었다. 물론 이 책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아직까지 인간은 우주를 완전히 기술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물리학자나 수학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한의 우주를 기술하기에는 인간은 너무도 작은 존재일 테니까. 또한 이 책속에서 말하고 있는 이론들을 1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용어들의 낯섦도 그렇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간단한 그림이나 설명으로 제대로 이해한다는 건 물리의 개념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이 불가사의하고 무한한 우주에 비해 지구란, 인간이란, 나란 얼마나 미미한 존재냐 하는 것었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지만 읽는 내내 느껴지는 긴장감은 정말 좋았다. 내가 전혀 접하지 못한 영역을 바늘 구멍으로라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세계는 거대한 거북이 떠받치고 있다는 고대의 생각부터,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 , 갈릴레이, 뉴턴, 이제부터는 도무지 모호하기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불확정성 원리, 블랙홀, 특이점, 끈이론까지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역사를 함께 따라가보았다는 정도에서 이 책을 선택한 만족감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더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또 다른 대중 과학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도 내게는 퍽 좋은 일이었다.
이 책은 시간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우주를 기술하는 인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다. 때문에 지적호기심이 큰 사람에게는 더 감질나게 만드는 책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첫걸음으로 해서 우주를 향해 발을 디밀어본다면 그 감질나기만 한 우주의 속살을 한 번 만져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생각을 했었다. 수 백년, 수 천년 뒤 우리 후손들은 우주의 법칙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금의 법칙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과학 소설처럼 미래의 누군가가 내게 와서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