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5 세트 - 전5권 (보급판)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정병수 그림, 이계정 옮김 / 꼬마이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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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에 수잔 바우어의 '세상의 모든 역사'라는 책을 읽었는데 편집도 깔끔하고 책 내용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혀서 재미있었다. 전문 역사학자가 쓴 글이 아니어서 오히려 쉽게 읽히는 것 같았다. 책이 두껍기는 했지만 연대도 잘 정리되어 있었고 끝까지 읽고 나면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체적 흐름을 알 수 있어서 꽤 의미있는 책이었다. 

  그러던 차에 수잔 바우어가 쓴 어린이를 위한 책이 나와 있어서 선뜻 손이 갔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고 보니 그 두께에 먼저 질리게 된다. 어른일지라도 그 정도의 두께면 쉽게 손이 가질 않을 것 같다. 역시나 아이들은 너무 두껍다고 아우성이다. 권 수가 좀 많아지더라도 책 두께를 좀 얇게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책은 아이들이 쉽게 손이 가고 친근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읽기도 전에 겁부터 먹게 되는 분량이다. 특히 3권은 더 그렇고.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책이라는데 정말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쉽게 읽어내지 못할 것 같다. 독파는 중학생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까지가 겉모습에 대한 첫인상이라면, 

  알맹이는 참 괜찮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좀 덜면 재미있어 보이는 장을 골라서 읽어도 되고, 꼭 차례를 지키지 않고 읽어도 이해에 그다지 무리는 없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읽듯이 조금씩 읽어나가라고 하니까 몇몇은 부담없이 읽어낸다. 내용 자체는 이야기처럼 재미있다. 우리가 역사나 세계사 시간에 밑줄 쫙쫙 그어가면서 외우던 습관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내용을 외우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런 부담감은 없애고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게 그거였구나, 이런 기분으로 읽어가면 새삼 역사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고대편은 인류 문명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기원전5000년 경의 메소포타미아 지역부터, 신의 계시를 받은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 근처의 우르라는 도시를 떠나 가나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알렉산더 대왕의 전설에서, 로마의 기원이 된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전설, 고대 인도의 설화까지 영역이 광범위하다.     

  중세편에서는 로마의 분열과 로마의 멸망 이후 유렵에 민족 국가가 등장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부터 이슬람이 점점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고, 이후 십자군 전쟁과 몽골의 부상, 오스만 투르크 세력의 확장, 몽골 계통과 이슬람의 영향 하에 세워진 인도의 무굴제국 그리고 유럽인들의 신대륙을 향한 도전들을 읽을 수 있다. 

  근대편에서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다툼과 본격적인 식민지 개척에 혈안인 유럽 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 이후의 일본과 청나라도 다루고 있다. 특히 근대편의 복잡하게 얽힌 유럽 여러나라의 정치, 결혼, 종교문제를 엿볼 수 있다. 두꺼운 분량 탓인지 제일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가 더딘 부분이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와 아메리카 식민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현대편은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데 세계를 제패한 영국과 미국의 남북 전쟁,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 낀 조선 후기의 모습, 세계1,2차 대전, 체르노빌 원전사고, 냉전을 종식시킨 고르바초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까지 20세기 후반의 역사까지 근접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 

  대충 굵직한 사건들만 적어본 것인데 사실 끝까지 읽고 나도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너무 많은 내용들을 한꺼번에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 흐름을 한눈에 정리하고 싶다면 큰 줄기만 알 수 있는 한 권짜리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책의 단점을 꼽자면 연대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연대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 않기 위해 일부러 뺀 것 같은데 각 단락 말미에 연대가 적혀 있었더라면 이 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났었지 하며 비교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면이 많이 아쉬웠다. 역사에서는 사건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이해가 쉬운데 순서가 조금 헷갈리는 면이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연대가 확실히 적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다. 

  어쨌든 책을 좋아하고 우리 역사나 세계사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게 읽힌다면 무척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엄마의 욕심 때문에 억지로 읽히다 보면 어려운 이름이나 지명, 나라 이름들 때문에 지레 질리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만 년에 가까운 인류의 역사를 다루는 만큼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읽다보면 역사의 재미에 푹 녹아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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