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책이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짧은 도피가 아닐까 싶다. 책을 들여다 보고 있는 그 순간 세상은 내 시야로부터 멀어지고, 나 자신조차도 나로부터 멀어지고 오직 책만이 내가 보는 세상이 되며 내게 말을 걸어온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높은 지대에 지은 고층 아파트라 주말동안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채 아파트 거실에서 제법 멋진 산능선과 하늘만 바라보다 월요일 출근을 위해서 밖으로 나가면 갑자기 현실세계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는데 바로 책을 덮는 순간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고 한다.
한 권의 책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부터 책이 소비품이 되어 돌아서면 쓰레기나 다름없이 버려지는 시대까지 책과 함께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저자는 그림과 함께 들려준다. 책을 읽고 있거나, 막 책 읽기를 마쳤거나, 책을 옆에 두고 있는 여성들의 그림을 작가는 자신의 느낌대로 평가하고 해석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별 부담없는 읽을 거리가 될 것 같다.
여성에게는 고작 성경 읽기만 허락되던 시절부터 이제는 여성이 책을 쓰는 시대가 되고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책을 소비하는 시대가 되기까지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이 걸렸다는게 새삼스럽다. 책조차 공산품처럼 대량생산되고 소비되고 버려지는 시대에 살다보니 모든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책이라는 포장 속에 너무 쏟아대는 어지러운 생각들에 질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