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없는 날 동화 보물창고 3
A. 노르덴 지음, 정진희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하는 말은 무조건 잔소리로 들리는 법이다. 푸셀도 그렇다.

  일요일, 저녁 푸셀은 엄마, 아버지한테 당당히 선언한다. 내일 월요일 하루는 잔소리 없는 날로 정할 거예요. 위험한 일은 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 엄마의 말.

  월요일 오전, 양치질도 세수도 안 하고 자두쨈을 잔뜩 퍼 먹어도 엄마는 잔소리를 않는다. 학교에서는 짝꿍 올레한테 자랑을 하고 무단 조퇴를 감행한다. 학교에서 나온 푸셀은 엄마가 자신의 행동을 정말로 받아들일지 테스트를 하고 싶다. 전자 상가에 가서 오디오를 돈 없이 사기(물론 실패), 수업 빼먹었다고 솔직히 말하기, 설거지 안하기. 모두 무사 통과.

  월요일 오후, 푸셀은 더욱 과감해진다. 4시에 깜짝 파티를 열겠다고 통보를 한다. 엄마는 당연히 케익과 콜라와 코코아를 준비해야 한다. 엄마는 흔쾌히(케익 값을 조금 아까워하며)받아들인다. 그러나, 올레도 남 몰래 좋아하고 있는 탄야도 올 수 없단다. 푸셀은 파티에 올 친구들을 찾아나선다. 롤러 스케이트를 탄 아이들이 오기로 하고 공원에서 만난 여자아이도 오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아직 파티를 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하다. 마침 공원 벤치에 술에 취한 젊은 남자가 있다. 술취한 남자는 파티에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주정뱅이 남자를 본 아이들이 파티 오겠다는 약속을 취소한다. 결국 주정뱅이 남자만 데리고 집에 오지만 남자는 파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양탄자 위에 쓰러져버린다. 실망한 푸셀. 실망하는 푸셀을 위해 엄마가 파티에 참석하고 엄마와 푸셀만의 파티가 된다. 그런데로 재미있는 파티가 되었다.

  월요일 저녁, 잔소리 없는 날이 끝났다고 엄마가 한숨 돌리려는 찰나, 푸셀이 폭탄 선언을 한다. 아직 월요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공원에서 잠을 자겠다고. 푸셀은 올레와 함께 가기로 하고 텐트, 침낭, 허클베리핀의 모험 한 권, 시계, 막대과자 한 봉지를 준비한다. 공원에 도착한 푸셀과 올레는 텐트를 치고 안으로 들어간다. 텐트 바깥은 인디언들이 사는 아마존의 원시림이라는 그럴 듯한 상상도 하며. 푸셀이 올레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원 옆에는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 푸셀이 꺼낸 귀신 이야기에 겁먹은 올레가 집으로 가겠다며 나가버린다. 하지만 곧 되돌아온 올레. 저쪽 벤치에 귀신이 있다는 것이다. 용감한 푸셀이 확인하러 나간다. 올레가 보았다는 귀신은 다름 아닌 푸셀의 아빠였다. 아빠는 아이들을 몰래 따라와서 지금까지 아이들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약간 감동한 푸셀. 아빠도 텐트로 들어왔다. 텐트 속에서 아빠와 아이들은 1시간쯤 자기들이 아는 귀신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게 놀다 12시 전에 집으로 돌아온다.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푸셀은 엄마한테 오늘 숙제를 못한 것에 대해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써달란다. 엄마는 당연히 거절. 푸셀은 직접 선생님께 편지를 쓴다.

  존경하는 메르켈 선생님. 숙제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오늘 우리 집은 "잔소리 없는 날"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추신: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

  추신2:기껏해야 일 년에 한 번일 겁니다. 

  푸셀의 내 맘대로 하루 보내기는 양치질 안하기에서 공원에서 잠기로 끝이 났다. 단순한 게으름에서 뭔가 위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는 행동까지. 똑같은 집, 똑같은 학교, 똑같은 거리, 똑같은 공원이지만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그곳은 푸셀에게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였을 것이다. 예전에는 엄마의 잔소리에 의해서 차단되었던 세계가 그 차단막이 없어지면서 뭐든 모험이 가능한 세상이 된 것이다. 아마도 푸셀은 그날 하루 낯선 세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다행히 푸셀은 엄마의 잔소리 없는 세상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찾아냈지만 조금만 길을 잘못 따라가면 위험하고 나쁜 일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푸셀은 깨달았을까. 엄마의 잔소리가 게을러지려는 나를 일깨우는 소리이며 어디엔가 있을 위험을 감지해서 그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경고등 같은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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