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모노가타리 - 일본 고전문학의 최고봉 e시대의 절대사상 14
임찬수 지음 / 살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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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모노가타리,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도 전 54권으로 된 방대한 분량에 엄두가 안나서 결국은 이 책을 먼저 손에 잡았다. 이 책은 겐지 모노가타리을 읽기 전 한번 쯤 봐두면 좋은 입문서 정도라고 하면 좋겠다. 1부는 겐지모노가타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 주제, 겐지모노가타리와 다른 모노가타리와의 영향관계, 이 작품이 지금까지 어떻게 일본 문학등 여러 분야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2부는 각권의 내용을 짧게 줄여서 담아 놓았는데 빠진 권도 있고 해서 줄거리를 이해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제대로 된 맛을 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전편을 다 읽어야 할 것 같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겐지 모노가타리는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중에서 일하던 중인 계급의 여성에 의해 대략 1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이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는 한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가나문자가 발달을 해서 한문을 모르던 여성들에 의해 많이 읽히고 씌어졌다. 모노가타리(동식물이나 자연을 의인화한 이야기, 남녀 연애 이야기, 세상이야기, 옛날 이야기 등을 소재로 쓰여졌다.)는 원래는 남자들에 의해 여성의 읽을거리 정도로 쓰여졌는데 여성들이 가나문자를 통해 읽고 쓰기가 수월해지자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읽혀지게 되었고 겐지모노가타리는 그 당시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많이 읽혔다고 한다. 물론 남자들은 이런 류의 읽을거리는 여자나 읽는 이야기라 여겼고 대부분 한문을 통해 정형화된 글을 썼다. 이런 배경이 조선 시대에 남자들은 대개 한문만을 고집하고 여성들에 의해 수필이나 기행문, 가사 등이 쓰여진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기는 하지만. 역시 우리말에 맞는 글이 얼마나 중요한가 실감하는 대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문학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일본문학이 몇 번이나 노벨상을 받은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여기 나오는 인물 중에는 실제 천왕을 모델로 한 것도 있고, 주인공인 히카루 겐지는  실존 인물이 투영되어 있다고 볼 때 이 작품이 쓰여질 당시 일본 사회나 궁중의 모습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인공 히카루 겐지는 천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신하로 강등되었다가 권력있는 가문과 혼인을 하면서 온갖 영화를 누리고 다시 반대파가 권력을 잡자 교토를 떠나 외지를 떠돌다 다시 교토로 돌아와서 옛영화를 되찾지만 가족간의 갈등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호적 상으로는 겐지의 자식이지만 아내인 온나산노미야와 다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가오루가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중요한 여성 등장인물로는 겐지의 어머니상이자 영원한 여성상인 후지쓰보(아버지의 후궁이다.), 냉담한 본처 아오이노우에, 후지쓰보를 닮은 무라사키노우에, 원령(살아있는 사람의 영혼)이 되어 정적을 죽이는 미야스도코로, 겐지와 똑같은 불륜을 저지른 아내 온나산노미야등이 있고 남성 인물로는 후지쓰보와 겐지와의 불륜의 자식인 레제인, 겐지의 인과응보라 할 수 있는 가오루 등이 있다. 

  뭐 쓸데없는 이야기긴 하지만 일본 만화를 보면 원령이라든지 악령를 물리치는 스님, 음양사 등 황당하면서도 기이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것들이 일본 문학이나 일본의 생활에서 비롯된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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