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어디로 갔을까 신나는 책읽기 3
이상권 글, 유진희 그림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똥 이야기, 아주 익숙하다. 똥을 누자마자 변기 속으로 물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만 목격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잠깐 봤다 사라지는 그 똥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놨으니 아이들이 재미 있어하는 건 당연하다. 먼지 냄새 풍기는 마당 한귀퉁이 두엄 자리에 똥을 눠본 경험이 있고, 그 똥을 누런 똥개가 잽싸게 먹어치우던 냄새 나는 풍경을 목격한 적이 있는 어른들에게도 무척 재미 있는 책이다.

  교훈이니 감동이니  이런 거 잊어버리고 그냥 흥흥거리면서 읽으면 된다. 가끔  호박 구덩이에서 나던 똥냄새를 추억하면서...

  짧은 이야기로 나눠져 있는데 골고루 재미가 있다.

  앞부분만 살짝 소개하면, 단후란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가 산 속에서 똥을 눈다. 아빠가 예쁜 똥을 싼 예쁜 엉덩이를 닦아주고 둘이는 숨어서 똥 근처에 오는 사람들의 반응을 구경한다. 똥을 좋아하는 아빠와 똥 이야기를 좋아하는 딸이 할 만한 행동이다. 초등학생 언니 오빠도, 등산 왔던 아줌마들도 기겁을 하고 인자한 얼굴의 할아버지 한 분은 똥을 귀엽다 한다. 아마도 예전에 똥으로 농사도 지어 보았던 분이시리라. 사람들이똥을 피하는 사이 가장 먼저 똥파리 한 마리가 똥을 차지 한다. 이 똥파리는 이름 같지 않게 욕심도 없어서 쇠똥구리한테도 나눠주고, 말벌한테도 나눠주고, 개미한테도 나눠주고, 조금밖에 없어서 아깝지만 버섯한테도 나눠주고 나니 똥은 흔적도 남지 않았다. 그대신 똥파리는 똥냄새나는 버섯을 빨아 먹는다.

  그리고 너무나 많이 알려진 시냇물 따라 흘러오는 똥을 주워다가 된장을 끓이는 옛날옛날 이야기, 똥통에 빠져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 이야기 등등 읽을 거리가 무척 많다. 가끔 실감 나는 장면에 속이 좀 메스껍기도 하겠지만 다양한 똥의 세계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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