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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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다는 거. 사람을 외롭게 하고 지치게 한다. 머릿속은 한순간도 먹고 살아야하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비록 어린아이일지라도. 아닌 척 할수록 그게 더 힘겨워보인다.

  그런 아이가 있었다. 어느날 오래된 핸드폰을 하나 들고와서 수업 시간에 은근히 만지기도 하고 문자라도 온 것처럼 확인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나도 핸드폰 있다고. 그리고 이 아이는 언제나 가방 속에 군것질 거리를 가지고 다니며 틈만 나면 뭘 먹고 있다. 나중에 이 아이가 보이지 않고 아이의 사정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아이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갔다. 아이는 벌써 가난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전혀 티를 내지 않으면서. 아무도 그 아이가 가난하다는 것을 모르게.

  괭이부리말에 사는 아이들도 이 아이와 같은 모습이다. 이 아이보다 더 절실하게 가난을 느끼며 사는 아이들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머니가 집을 나갔거나 심지어 아버지마저 자신을 떠난 상황에서 이 동네 사는 아이들은 다 그렇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동수, 동준 그리고 쌍둥이 숙자, 숙희 자매 마지막으로 호용이까지. 내가 사는 가난한 동네  이곳 어딘가에도 이런 아이들이 존재한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이, 장애인인 부모와 사는 아이, 동수와 동준처럼 어린아이들끼리 사는 아이들... ' 괭이부리말 아이들' 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다. 현실과 다른 점은 그 아이들에게는 보살피는 '영호'가 있고 '명희 선생님'이 있다는 것일까.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달려가기만 하던 명희 선생님이 자신이 자랐던 괭이부리말로 돌아오고, 동수가 방황을 끝내고 야간학교를 다니며 공장에 취직을 하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된 일을 구하지 못했던 영호가 1년 계약직 일을 찾게 되면서 그들의 삶이 조금씩 안정이 되어가는 게 보인다. 동수가 자신이 취직한 공장의 기술자 아저씨를 보면서 소박한 삶에 만족해가는 모습이 안심이 되면서도 어떤 한계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왜 이 아이들은 괭이부리말에 만족하며 살아야하는지. 함께 껴안고 사는 것만이 최선일까. 이 책의 결말은 이 아이들이 괭이부리말의 삶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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