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십야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하늘연못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사실 그동안 일본문학은 그다지 읽어보지 못했다. 하루키류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는게 별로 기분좋은 느낌은 아니어서. 그렇다고 내가 뭐 우리나라 소설을 무지하게 사랑하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요즘 소설을 읽는 것에 많이 식상해 있던 터여서 그동안 읽어보지 못했던 쪽을 찾아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많이 팔리는 일본소설보다는 일본문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부터 읽어갈 작정을 하고 있다. 한두 권으로 끝날지 일본소설이 이런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까지 제대로 읽어낼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 이 책의 표제로 쓰이고 있는 '몽십야'는 지금의 시각으로 읽어도 소설적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10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100년전의 작품이란 느낌이 들지 않았달까. 작가의 대개의 작품들이 그랬다. 요즘 작가들이 세밀한 일상의 모습을 차분히 그려내는 글쓰기 방식이 이미 100년 전에 그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었다. 굵은 선을 지닌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소설에서 아쉬웠던 점도 많았다. 많은 작품에서 소설인지 경험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필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수필류의 글보다는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의 작품을 통해서 그 당시의 사회상이나 작가의 개인적인 생활을 엿보고 싶은 독자라면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 아쉬운 점은, 책 말미에 작가의 작품 경향에 대해 비평해 놓은 부분에도 나오지만,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가의 역사의식이다. 100년 전 아시아에 대한 식민지배를 시작하려는 일본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지 못했고 서양인이 동양인에 대해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듯이 그 역시 미개한 아시아인에 대한 우월의식을 글 속에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어쨌든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100년 전 우리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일본이 서양 문명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그  열등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를 지배하려는 야욕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미 우리나라는 일본수중에 들어간 거나 다름없었던 상황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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