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 왕건, 견훤, 궁예, 유금필, 그리고 인생 역전을 노린 승부사들
우재훈 지음 / 주류성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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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우재훈 / 주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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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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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굳게 믿었던 상식이나 가치관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잃은 것 같아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지곤 하죠. 최근 팍팍한 일상에 신선한 자극을 준 책을 만났는데요. 왕건이나 궁예 같은 영웅들의 무용담이 아니라 우리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혼란기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냈던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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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진짜 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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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후삼국 시대를 통일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짧은 과도기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시기를 견고했던 질서가 무너지고 오직 실력만이 당위를 압도했던, 한반도 역사상 유일무이한 전국시대로 바라봅니다. 팍스 신라라는 거대한 우산이 찢어진 후, 사람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각자 도생의 길을 찾아야만 했죠.

가장 흥미로웠던 건 영사의 중심에서 밀려난 조연들의 삶을 세밀하게 조명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거대한 시류 속에서 가문을 지키기 위해 투항해야 했던 호족들, 생존을 위에 어쩔 수 없이 무리를 지어야 했던 민초들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니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습니다. 그 시대의 혼란은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고통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장이기도 했으니까요.

궁예는 미륵불을 자처하고 있었다. 미륵이란 일종의 종교적 구원자, 곧 혼란의 시대에 세상을 구원해줄 메시아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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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만나는 역사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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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유적지의 사진들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텍스트로만 읽으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눈앞에 펼쳐진 생생한 사진들과 어우러지니 마치 그 시대로 직접 역사 산책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안성, 원주, 춘천 등 평범해보이는 지역들이 사실은 천 년 전 치열한 생존의 무대였다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보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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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륭의 시대를 읽는 눈 하나만큼은 닥월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선택 하나로 자신의 핏줄로 무려 5백 년 동안 이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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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살아낸 모든 이들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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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후삼국 시대의 수많은 호족과 저항하던 민중들은 배신자나 도적으로 폄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변절이 아니라 거친 풍랑에서 나름의 닻을 내리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삶도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거나, 누군가의 시선에는 부족해 보이는 선택을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이 흔들리고 기준이 무너지는 위기의 순간에 남들이 정해놓은 잣대에 나를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각자의 삶에서 훌륭한 주인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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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의 국내 정치는 좋든 싫든 호족과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호족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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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유적지 사진과 함께 역사의 지혜를 건네는 이 깊이 있는 역사 철학서를 펼쳐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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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진 - 사진의 오래된 미래
김경훈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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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진

김경훈 / 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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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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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죠. 하지만 사진을 못 찍는 똥손은 나들이를 가거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카메라 뒤로 숨거나 남들이 찍어주는 사진을 받기만 하는 입장입니다. 구도를 맞추는 것도 빛을 조절하는 것도 너무 어렵기만 하죠. 게다가 요즘은 프롬프트 몇 줄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기가 막히게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스마트폰의 자동보정 기능도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서 25년간 사진지라고 일해 온 김경훈 기자의 신간을 읽으면서 사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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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구도보다 중요한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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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저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사진, 즉 흔들림 없이 또렷하고 구도가 완벽한 사진만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을 의식하느라 주눅이 들어 있었죠. 하지만 책을 읽으며 제가 놓치고 있던 가장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사진을 찍는 나 자신입니다.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을 떠나서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순간을 기록하는 나의 즐거움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진가의 시각에서 벗어나면, 즉 사진을 비즈니스 도구나 내가 하는 일의 보조 수단으로 보면 프롬프토그라피라는 편리함과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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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흉내 낼 수 없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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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AI가 만들어낸 완벽한 이미지와 인간이 찍은 사진의 결정적인 차이를 짚어냅니다. 초점이 조금 나가고 앵글이 비뚤어졌더라도, 제가 서툴게 찍은 사진 속에는 그날의 공기, 피사체를 향했던 저의 애정, 셔터를 누를까 말까 망설였던 그 모든 시간의 맥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AI가 단 1초 만에 뽑아낸 매끄러운 결과물에는 존재할 수 없는 현장에 있던 사람만이 남길 수 있는 고유한 온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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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문 혹은 TV가 가졌던 권위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지만 아직 사진에는 진실이 담겨야 한다고 여겨지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사진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 지는 것은 사진의 재현력에서 비롯되는 기록성과 신뢰성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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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속에서 발견하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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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과 초점을 맞추는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은 지 오래입니다. 기계가 알아서 선명하게 찍어줄 테니, 이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남길 것인가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사진의 기술보다는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대단한 인생 사진은 아닐지라도, 세상을 향해 나의 방식으로 말을 걸고 교감하는 법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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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은 화면 속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순간에 셔터를 누름으로써 순간의 정수를 포착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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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매일 술의 발전에 주눅 들거나 사진 찍기를 지레 포기했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완벽하지 않은 나의 시선 마저도 얼마나 가치 있는 기록이 될 수 있는지 그 즐거움을 꼭 발견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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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 34살 민주사회주의자는 어떻게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시장이 되었나?
시어도어 함 지음, 박상주 감수,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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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시어도어 함 / 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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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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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보다 보면 참 답답할 때가 많죠. 늘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뻔한 레퍼토리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이번에 읽은 책은 한 편의 잘 짜인 드라마보다 더 강렬한 울림을 주었는데요. 자본주의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한복판에서 당선 가능성 8%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33세의 우간다 출신 무슬림 이민자가 어떻게 판을 뒤엎었는지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입니다. 단순히 남의 나라 선거 이야기가 아니라 견고한 주류 사회의 벽을 깨고 대중의 진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방식이 무엇인지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라 꼭 한 번 소개해 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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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펙보다 공감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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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화려한 스펙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책의 주인공 조란 맘다니가 상대해야 했던 인물들도 그랬죠. 인지도 100%를 자랑하는 전 뉴욕주지사나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은 현직 시장을 상대로, 평범한 주의회 의원이었던 그가 꺼낸 무기는 단순했습니다. 거창한 이념 논쟁이 아니라, 당장 매달 내야 하는 월세에 짓눌린 평범한 시민들의 고통에 주파수를 맞춘 겁니다. 기득권이 부동산 투기 세력의 이익을 대변할 때, 그는 세입자들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확성기처럼 키웠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말씨로 포장해도 결국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삶의 팍팍한 현실을 정확히 짚어주는 진정성 어린 메시지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규모 있는 선거에 뛰어들어 승산이 희박해 보이던 싸움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해 내려면 여섯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매력적인 후보, 시대에 맞는 시의적절한 메시지, 충분한 자금, 강력한 현장 조직력, 탁월한 미디어 관리 능력, 그리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팀 등 여섯 가지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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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프레임 공격을 넘기는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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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때면 으레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쪽의 거센 견제와 공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선거판이 치열해지자 상대 후보들은 정책에 대한 건강한 비판 대신 맘다니의 나이나 신체적인 조건을 들먹이며 유치한 프레임을 씌우려 듭니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 이렇게 본질을 흐리는 억지스러운 상황을 마주할 때가 종종 있죠. 하지만 맘다니는 감정적으로 맞대응하며 진흙탕 싸움에 빠지는 대신, 자신만의 묵묵한 페이스를 유지하더라고요. 외부의 쏟아지는 포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공이 결국 사람들에게 더 큰 신뢰를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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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6년에는 시민권이 없었기 때문에 버니 샌더스에게 한 표 던지고 싶어도 투표를 할 수 없었다. 2020년 나의 생애 첫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그를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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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문법을 읽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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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은 선거 캠프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긴 글과 딱딱한 연설문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세대의 문법을 정확히 공략했죠.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그래픽,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짧고 강렬한 영상 메시지는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아무리 좋은 뜻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요즘 사람들이 소비하는 시각적 언어로 번역해 내지 못한다면 결국 외면받고 만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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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출신의 슈퍼부자들이 열심히 자신이 가진 돈을 세는 동안, 차세대 리더들은 더 평등한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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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일 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벽을 만났을 때, 남들 다 하는 뻔한 방식이 아니라 나만의 센스와 진심으로 어떻게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지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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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멘델에서 합성생물학까지, 유전자를 다시 읽다
김훈기 지음, 전방욱 감수 / 동아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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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김훈기 / 동아엠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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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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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계에 부딪힐 때면 우리는 흔히 타고난 기질이나 유전자를 탓하곤 합니다. 건강이든 성격이든 능력이든, 애초에 내게 주어진 유전자가 이 정도이니 어쩔 수 없다고 단정 지어버리는 것이죠. 이런 유전자 결정론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가장 쉬운 핑계가 되기로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 책은 그토록 견고하게 믿어왔던 생명과학의 상식을 흔들어 놓습니다. 유전자는 결코 닫힌 결론이 아니라, 이제 막 쓰이기 시작한 첫 문장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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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다시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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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배웠던 멘델의 유전 법칙이나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떠올려보면, 유전자는 생명체를 찍어내는 완벽하고 변하지 않는 붕어빵 틀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과거사의 거대한 흐름을 짚어내며, 유전자라는 개념 자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멘델의 추상적인 유전 인자가 DNA라는 물질로 구체화되고, 마침애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방대한 정보로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사실을 마주하게 도비니다. 유전자는 고정불변의 코드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발현 여부를 결정짓는 지극히 유연하고 기능적인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지만, 우리와 부모 사이에는 닮음과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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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전달되지만, 그대로 실현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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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는데도 왜 우리는 각기 다른 모습과 특성을 가지게 되는 걸까요.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이 예측 불가능성을 설명하는 현대 과학의 정교한 발견들이었습니다. 유전자가 내 몸속에 존재한다고 해서 항상 스위치가 켜지는 것은 아니며, 조건과 환경에 따라 발현이 전혀 달라지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이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내 몸 안의 장내 미생물들조차 나의 특성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의 총합이 아니라 무수한 환경적 요인과 시간, 우연이 얽혀 만들어진 놀라운 결과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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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주요 기능이 단백질 생성임이 밝혀지던 시기, 과학자들은 한편으로 원하는 DNA 염기서열을 골라 읽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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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해독을 넘어 합성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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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첨단 생명과학은 더 이상 실험실 안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내가 가진 질병의 위험을 예측하는 DTC 유전자 검사부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우너하는 유전자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 심지어 자연에 없는 생명체를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려는 합성생물학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인류는 유전자를 수동적으로 읽어내던 시대를 지나 직접 쓰고 편집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무엇이 가능한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이 막강한 도구를 손에 쥐고 어떤 윤리적, 사회적 선택을 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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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전자는 더 이상 물질적 존재에 머무르지 않고 추상적인 '사회화된 개념'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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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난 타고나지 못했다는 오랜 핑계는 이제 내려놓고, 나라는 사람의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더 단단하게 채워갈지 현실적인 힌트를 얻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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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을 것인가 - 세계 최고의 멘탈리스트에게 배우는 마음을 사로잡는 설득의 기술
오즈 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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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을 것인가

오즈 펄먼 /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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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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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일 자체보다 사람 때문에 숨이 막히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분명 밤새워 준비한 기획안인데 회의실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고 결국 보류 판정을 받아 허탈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에요.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결국 결정 스위치를 누르는 건 데이터가 아니라 상대방의 미세한 심리 흐름을 읽어내는 감각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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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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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협상을 잘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주도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 사람들의 비밀은 화려한 언변이나 타고난 카리스마가 아니라, 상황을 읽어내는 타이밍 감각에 있더라고요. 우리는 보통 긴장된 자리에서 내가 준비한 말만 앞세우는 무의식적인 패턴에 빠지기 쉬워요. 하지만 진짜 주도권을 쥐려면 그 자동조종 모드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지금 상대방의 방어 기제가 올라갔는지, 아니면 마음이 열렸는지 먼저 살피는 여유가 필요하죠. 머릿속으로 발생 가능한 수많은 시나리오를 미리 돌려보고, 상대가 겉으로 꺼내지 못한 진짜 불안이나 니즈를 내가 먼저 짚어주면 긴장감이 순식간에 풀리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이 해야 할 일도 바로 이것이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계획들을 미리 세워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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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게 상황을 분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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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들여 준비한 프로젝트가 엎어졌을 때 자신의 능력을 부정당한 것 같아 멘탈이 깨진 적이 있을 거예요. 회사의 거절이나 피드백은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단지 그 시점에 처한 상황과 내 제안이 맞지 않았을 뿐인 겁니다.

내 안에 일과 나 자신을 철저히 분리하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두면, 거절 앞에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아주 객관적으로 다음 스텝을 밟아나갈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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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받침대'를 걷어차고 내려오게 도와줄 때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기억할 만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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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무장 해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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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에서는 스쳐 지나가듯 나눈 대화 속 아주 사소한 디테일을 반드시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처 담당자가 흘리듯 말했던 개인적인 관심사나, 타 부서 동료가 요즘 겪고 있는 작은 고충 같은 것들 말이죠. 다음 미팅에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그 기억을 슬쩍 꺼내서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대단한 심리 조종술이 필요한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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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에만 집착한 나머지 당신 자신에게 돌아가야 할 보상의 순간들을 빼앗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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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일 람의 마음이라는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 앞에서 좌절했던 직장인이라면 명확한 심리적 패턴으로 관계의 판을 나에게 유리하게 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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