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사회 - 양극화인가 하류화인가
미우라 아츠시 지음, 김재민 옮김 / 데이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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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사회

미우라 아츠시

데이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늘 나답게 살아야 한다고, 좋아하는 일만 하며 편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선택이 자유로운 삶을 향한 발걸음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섬뜩함이었다. 내가 편하고 즐겁게 산다는 생각 자체가, 사회적 사다리에서 점점 내려오는 행동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현실적이고 차갑게 느껴졌다.

나의 생활방식이 개인적 자유라고 합리화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하류 사회로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었다. 소비 습관, 인간 관계, 주거 선택, 여가 활용까지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계층 고착에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

한 덩어리처럼 보였던 중산층이 이제는 '상층'과 '하층'으로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에서 읽은 일본의 하류 사회는 중산층이라는 안전지대가 무너지면서 생긴 신자유주의적 사고, 기업의 고용회피, 가족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생긴 새로운 계층 구조 였다.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지고 개인의 노력만으로 계층을 유지하거나 상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일본의 청년, 비혼층, 고립된 노인, 돌봄 부담을 짊어진 중년 여성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하류화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인간관계, 자존감, 국가의 미래까지 잠식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 사회는 과연 하류화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일까.

가족 형태는 다양해졌지만, 행복의 형태까지 다양해진 것은 아니다

본문중에서

한국에서도 중산층은 이미 하층으로 내려앉기 시작했고 학력과 소득 격차가 결혼, 출산, 주거, 교육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대, 30대는 어린 시절 풍요로운 소비 생활을 경험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선택권이 줄어드는 현실에 좌절해버린다. 노력해도 안되는 사회라는 말이 진짜 현실인 것이다.

능력은 없으면서 꿈만 꾸고 있으며, 언제까지나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소름돋은 것은 하류화가 삶의 태도와 일상까지 잠식한다는 점이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현재의 삶을 즐기며 귀찮음을 이유로 소비와 생활을 대충 처리하는 내 습관들이 사회적 하류화의 징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류화라는 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이 만든 불편한 결과라는 것을 실감했고 불안과 체념이 동시에 밀려왔다. 일본 사회를 거울 삼아 보면 한국에서도 중산층의 붕괴와 하류화는 이미 진행 중인것 같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면 사회적 안전망과 구조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보인다.

'하류사회'라는 단어가 이렇게 무겁고 불편할 줄 몰랐지만 이 불편함이 변화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류사회 #일본사회 #한국사회 #계층격차 #중산층하락 #사회불평등 #청년문제 #경제양극화 #자유와현실 #사회구조 #데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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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 - 초보 농사꾼의 고군분투 영농기
김영화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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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

김영화

학이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골이라고 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벼, 감나무에 달린 감,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낭만보다는 진짜 시골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농사에는 씨앗값, 농약값, 농기계 유지비, 연료비까지 수많은 비용이 든다. 몸을 갈아 넣는 노동은 덤이다. 그래서 시골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는 삶의 현장이었다.


소복이 쌓이는 눈은 떠나간 사람을 그립게 만들어 버린다.

본문 중에서

책 속에서는 저자가 농부로 지내며 겪은 짠한 에피소드가 가득했다. 농약 분무기가 말을 듣지 않아 바가지로 퍼날리다 농약을 뒤집어쓴 이야기나 예초기를 쓰다 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서 '방아쇠수지증후군'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진단을 받은 일화까지.

다들 귀농이나 뭐다 하는데 농사는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농사는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해마다 기후와 환경이 달라지도 수확량도 예측하기가 힘들다. 농부는 그저 잘 안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땅을 일군다. 그 과정에서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이다.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어. 하지만 뭘 해도 되는 날은 더 많았으니까. 그걸로 된 거지.

본문중에서

농부로서 농업기술센터와 농기계 수리센터를 드나들며 배우고 마을 어르신들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엉뚱한 실수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정과 유대가 저자의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 같았다.

봄이 오면 부지런히 논밭을 갈아 놓아야 한다. 그래야 일 년 내내 몸도 마음도 배고프지 않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단단한 마음과 계절의 손길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농부로 살아가면서 실패도 웃어넘기고 땀 흘려 얻은 성취에 감사하는 삶을 보여준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가이드고 시골의 낭만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진짜 삶의 무게를 알려주고 있었다. 어디에가나 빌런은 있기 마련이고 시골살이는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시골생활 #귀농에세이 #농부이야기 #농사체험 #귀농귀촌 #농업산문집 #시골살이 #농촌현실 #농부라이프 #힐링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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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지음, 김진아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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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코가지 사라

윌스타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노인들의 돌봄 문제가 심각한 요즘 돌봄 에세이라는 독특한 책을 만났다. 육아와 돌봄을 비교하는 대목을 보니 공감이 갔다. 아이는 시간이 갈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부모는 그 성장을 보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노인 돌봄은 반대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는 더 많은 것을 잃고 자식은 감당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

성미가 드센 사람, 아니 말귀 못 알아먹는 소고집 선수권 대회가 있다면 어머니는 우승감이다.

본문 중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는 기분, 그 막막함이 이 책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누군가의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가는 과정을 매일 보는 일은 단순한 의무로는 버틸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돌봄이 결코 미사여구로 포장될 수 없는 현실임을 보여준다.

'돌봄으로 고생한 사람은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보며 충격적이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부모의 노후를 지켜본 경험이 있거나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일 것이다. 죽음 앞에 해방감과 안도감이 앞선다는 사실은 차갑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로 다가왔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이 집에 남은 물건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본문중에서

저자가 노인들을 돌보며 겪는 하루하루는 그저 웃기기만한 에피소드가 아니다. 웃프게 그려지는 순간들 속에는 누군가의 지친 한숨과 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체념이 담겨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기록처럼 느껴졌다.

이걸 어쩔 셈으로 다 모아둔 거지? 이제 여기까지 오니 아예 인간이 아닌 것 같다.

본문 중에서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효도였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효도는 이 책속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무모를 공경하라는 사회적 메시지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고집과 독설이 날로 심해지는 부모, 요양원조차 들어가기 힘든 시스템, 경제적으로 파산에 내몰리는 자식 세대까지. 효도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앞선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장례식장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냉정해서 그런게 아니라 끝없는 돌봄의 터널 끝에서 찾아오는 해방감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마주해야 할 냉혹한 현실을 담은 에세이였다.


#돌봄에세이 #노인돌봄 #부모간병 #돌봄현실 #책서평 #삶과죽음 #효도와현실 #초고령사회 #간병일기 #수명이다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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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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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맷 파커

해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 속에서 만났던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삼각함수는 늘 풀고 외워야 하는 지루한 것이었다. 그저 시험을 위한 하나의 통과 의례였을 뿐 내 삶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과목이었다. 그렇게 나는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상의 모든 곡선과 입체가 결국은 가장 단순한 형태인 삼각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수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게 만들어 버린다.

삼각형 문제를 풀 때 유일한 문제점은 적어도 한 변의 길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수학이 대체 어디에 쓸모 있냐'는 질문은 수학을 배우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질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수학은 그 쓸모를 당장 알지는 못해도 어디에서나 강점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샌드위치를 똑같이 삼등분하는 방법부터 오토바이가 트랙을 달릴 때의 각도, 3D 게임 속 캐릭터의 움직임까지 모든 곳에 삼각형이 숨어 있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에서는 삼각형의 유용함뿐만 아니라 쓸모없는 부분까지도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런 쓸모없음도 결국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비주기적 단일 타일은 언뜻 보면 쓸모없어 보이지만 3D프린팅으로 만들거나 쿠키로 구우면서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기도 했다.

최근의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공룡 시대를 끝장낸 소행성은 가능한 각도 중 최악의 각도로 지구에 충돌했다고 한다.

본문중에서

삼각형을 비틀어지지 않는 가장 강한 구조라고 한다. 마치 삶의 시련 속에서도 굳건히 버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상징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삶의 다양한 측면을 수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도와주었다.

인공위성이 경험하는 하루는 지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하루보다 7.2마이크로초 더 짧다

본문 중에서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일상 속에 숨겨진 삼각형을 찾아보거나 작은 호기심으로 더 큰 세상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호기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학이사랑하는삼각형 #맷파커 #수학도서 #교양과학 #피타고라스정리 #삼각형 #수학에세이 #수학의쓸모 #호기심 #일상속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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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담론 - 프랑스 혁명에서 냉전 종식까지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이혜진 옮김, 이태환 감수 / 세종연구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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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담론

브랑코 밀라노비치

세종연구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받고 책의 두께와 무게감에 살짝 긴장 했었지만 경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불평등의 담론>의 저자는 방대한 경제사상사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통해 각 시대의 거장들이 어떤 고민을 햇고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 알려준다.

리카도에게 자본가의 순소득은 투자, 궁극적으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본문 중에서

프랑수아 케네의 시대에는 계급이 법으로 정해진 당연한 것이었고,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로 이어지며 생산 수단에 따른 계급 분화가 불평등의 근원으로 인식되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현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불평등'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책은 각 장마다 케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 파레토, 쿠즈네츠 등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깊이 있게 다룬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제시해서 이해를 도와준다. 18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케네는 농업 생산이 부의 핵심이라고 봤다. 토지 소유자인 귀족 계급과 생산자인 농민 계급 간의 갈등을 불평등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임금은 최저 생활 수준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임금은 변화할 수 있는가와 같은 마르크스의 기본 원리에서 출발하면 답이 매우 간단한 문제다.

본문중에서

산업 혁명의 격변기에 살았던 마르크스는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갈등을 불평등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면을 보면 그들의 이론이 왜 그 시대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 오늘날까지도 왜 유효한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불평등이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될 수 없고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고 말한다.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보유한 주식의 경우, 최상위 10퍼센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0퍼센트를 웃돌았다.

본문 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불평등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부의 이전, 인종, 성별 등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불평등을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쉽게 써져 있어서 특히 좋았다. 불평등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불평등의담론 #코끼리곡선 #경제사상사 #브랑코밀라노비치 #소득분배 #경제학 #사회과학 #인문학 #필독서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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