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김영화학이사
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
김영화
학이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골이라고 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벼, 감나무에 달린 감,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낭만보다는 진짜 시골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농사에는 씨앗값, 농약값, 농기계 유지비, 연료비까지 수많은 비용이 든다. 몸을 갈아 넣는 노동은 덤이다. 그래서 시골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는 삶의 현장이었다.
소복이 쌓이는 눈은 떠나간 사람을 그립게 만들어 버린다. 본문 중에서
소복이 쌓이는 눈은 떠나간 사람을 그립게 만들어 버린다.
본문 중에서
책 속에서는 저자가 농부로 지내며 겪은 짠한 에피소드가 가득했다. 농약 분무기가 말을 듣지 않아 바가지로 퍼날리다 농약을 뒤집어쓴 이야기나 예초기를 쓰다 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서 '방아쇠수지증후군'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진단을 받은 일화까지.
다들 귀농이나 뭐다 하는데 농사는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농사는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해마다 기후와 환경이 달라지도 수확량도 예측하기가 힘들다. 농부는 그저 잘 안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땅을 일군다. 그 과정에서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이다.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어. 하지만 뭘 해도 되는 날은 더 많았으니까. 그걸로 된 거지. 본문중에서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어. 하지만 뭘 해도 되는 날은 더 많았으니까. 그걸로 된 거지.
본문중에서
농부로서 농업기술센터와 농기계 수리센터를 드나들며 배우고 마을 어르신들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엉뚱한 실수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정과 유대가 저자의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 같았다.
봄이 오면 부지런히 논밭을 갈아 놓아야 한다. 그래야 일 년 내내 몸도 마음도 배고프지 않다. 본문 중에서
봄이 오면 부지런히 논밭을 갈아 놓아야 한다. 그래야 일 년 내내 몸도 마음도 배고프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단단한 마음과 계절의 손길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농부로 살아가면서 실패도 웃어넘기고 땀 흘려 얻은 성취에 감사하는 삶을 보여준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가이드고 시골의 낭만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진짜 삶의 무게를 알려주고 있었다. 어디에가나 빌런은 있기 마련이고 시골살이는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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