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내면을 채워주는 어휘 수업 - 품격 있는 대화를 위한 말 공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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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면을 채워주는 어휘 수업

박재용

품격 있는 대화를 위한 말 공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가 단순히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나를 구성하는 원소라고 말한다. 아르케(Arche)는 시작과 근원을 의미하면서도 동시에 지배와 원리를 뜻한다고 한다. 지금 나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는 과연 무엇인지, 나는 어떤 언어로 나의 세계를 쌓아올리고 있는지 곱씹어보게 되었다.

도그마(Dogma)가 본래는 '의견'이나 '결정된 것'을 뜻하는 중립적인 단어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종교적이고 권위적인 맥락에서 절대적 진리로 변질되었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견이나 시대의 합이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존엄한 자'라는 의미로,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 옥타비아누스의 칭호가 이후 대대로 내려온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중세 시대에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의미로 쓰였던 유니버숨과 질서를 뜻하는 코스모스에 대한 탐구는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특히 떠돌이별을 뜻하는 행성이 그리스어 '플라네테스(방황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서성이는 날들도 어쩌면 우주의 별들처럼 자연스러운 방황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고대 그리스에서 '우주'를 지칭할 때 가장 자주 사용했던 단어는 코스모스입니다.

본문중에서

대지를 흔드는 자, 포세이돈의 이야기는 관계는 본래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유동하고 흔들릴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저승을 흐르는 강 스틱스가 혐오스러운이라는 뜻의 어원을 가졌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관계 속에서 느끼는 혐오나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온 본질적인 것임을 알게 되었다.

로마에서는 불의 신 이름이 불카누스였습니다. 그래서 화산 이름도 불카누스였지요. 현대 영어의 화산도 당연히 라틴어에서 온 것이죠.

본문 중에서

로마의 평화를 뜻하는 팍스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시스템과 질서가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진정한 평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내면의 질서가 바로 선 상태일 것이다. 이 책은 낯선 어휘들로 시작했지만 끝내 사랑과 평화라는 보편적이고 따뜻한 가치를 보여줬다.

메마른 내면에 물을 주고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는 치유의 수업을 받고 싶거나 조금 더 품격 있는 언어로 세상을 긍정하며 지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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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드 : 베타라이프 - 일상에서 답을 찾는 브랜딩 인사이트
프리퍼드(PRFD) 지음 / 유엑스리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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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드: 베타라이프

프리퍼드

유엑스리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베타라이프는 소프트웨어의 베타 버전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실험하고 수정하며 나아가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회사에서는 완벽한 보고서와 확실한 성과를 내라고 요구하기에 미완성의 상태를 즐기고 과정을 중시한다는 개념이 새롭게 다가왔다.

베타라이프란, 삶 자체를 지속적인 테스트와 업데이트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생활 철학입니다.

본문 중에서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 보다 나만의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보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생존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브카페나 해비티카 같은 브랜드 사례를 통해 저자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쌓이는 흔적 자체가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 설명한다.

늘 무엇을 이뤘느냐로 평가받는 데 익숙하지만 베타라이프 시대에는 '얼마나 꾸준히 시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문장이 마음에 깊이 박혔다. 오늘 하루 내가 보낸 평범한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브랜드를 단단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시도에서 찾는 큰 의미'가 우리 시대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중에서

책에서 소개하는 '인스턴트 네트워킹'이나 '데이터 리추얼'은 깊고 무거운 관계보다는 필요와 관심사에 따라 가볍게 만나고 쿨하게 헤어지는 관계가 더 각광받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것이 이기적이거나 냉정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에너지를 보호하며 효율적으로 교류하는 현명한 방식이라는 해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베타라이프를 사는 사람들은 모든 관계가 평생 지속되는 깊은 우정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본문 중에서

완벽하게 포장된 브랜드보다 다소 서툴더라도 진정성있는 브랜드에 마음이 가는건 나도 소비자로서 숱하게 경험한 일이다. 나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진짜 관계를 맺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돋보이려 애쓰기보다 동료의 성장을 돕고 팀의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할 때 오히려 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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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성원 지음 / 비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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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성원

비버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조용히 깊은 생각에 잠겨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좋아하는 것은 책상 앞에서 발견되는 보물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세탁소 사장부터 개발자, 공인중개사를 경험하면서 머리로만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몸소 보여준다.

어떤 날은 독서가 좋고, 어떤 날은 혼자 조용히 걷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겪은 수많은 직업들은 때로는 실패로, 때로는 적성에 맞지 않는 고통으로 끝났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코 낭비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며,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그 데이터들이 쌓여 비로소 나라는 사람의 윤곽을 그려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성과가 잘 나오니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아니면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떠나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저자는 일을 잘해내는 것과 그 일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포착했다.

하지만 전보다는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하고 있고, 과거에 했던 경험에서 얻은 것들을 활용하고 있다.

본문중에서

재능을 단순히 결과물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잘하는가라는 과정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은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내 마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를 살피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해. 정확히는, 글을 통해 내 마음이 선명해질 때의 그 느낌을.

본문 중에서

일을 하면서 매일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사고방식조차 그 우물 안에 갇혀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모습은 환경에 따라 다채롭게 변했다. 독도 연구자가 되었다가 교육 영업을 하고, 다시 작가가 되는 그 여정은 '환경은 나를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인생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끊임없이 나를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긴 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세이추천 #직장인서평 #진로고민 #자기계발도서 #좋아하는일찾기 #자아실현 #자기발견 #30대책추천 #동기부여 #인생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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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 우리 괴물 2 - 고전을 찢고 나온 괴물들 우리 신, 우리 괴물 2
송소라 지음 / 페이퍼타이거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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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 우리 괴물 2

송소라

페이퍼타이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파묘>를 보고나서 영화가 쏘아올릴 한국적 오컬트와 토속 신앙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저자는 고전문학을 연구하는 젊은 학자답게 영화적 상상력의 뿌리가 되는 고문헌과 구비문학 속 괴물들을 지금의 언어로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이 책의 2장에서 다루는 원귀 이야기가 유독 마음에 들었다. 책에 따르면 문헌 속 원귀들은 무작정 사람을 해치려는 악독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줄 담대한 수령을 기다리며 구천을 떠돈다.

와라진 귀신은 머리가 세 개이고 꼬리가 아홉 개인 '삼두구미'라는 괴물로도 불립니다.

본문 중에서

그들이 원한 것은 잔혹한 피의 복수가 아니라 자신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공감해 줄 단 한 사람의 존재였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수많은 '을'들이 바라는 건 거창한 보상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경청과 인정이라는 사실을 수 백년 전의 귀신 이야기가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의 도깨비는 일본의 오니처럼 뿔이 달리고 무시무시한 형상이 아니라 김 서방이라 부들면 대답하고 고기 냄새를 풍기며 씨름을 걸어오는 친근하고 헐렁한 존재들. 저자는 도깨비가 주는 행운과 불운이 그들의 단순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원귀들은 대개 자신이 죽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 이승을 떠돌고, 사람들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

본문중에서

변신하는 요괴 편에서는 해골을 머리에 쓰고 '독독독독' 긁으며 사람으로 변신하려는 여우의 이야기나 내 손톱을 먹고 나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쥐의 이야기는 어릴적 들어본 이야기다. 저자는 요괴의 변신에 속지 않고 맞서는 용기와 맑은 정신을 강조한다.

원귀의 이야기도 들어줄 수 있는 여러분이라면, 가까운 친구나 가족 혹은 낯선 사람이라는 이유로 나를 편하게 여기는 이의말도 얼마든지 경청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본문 중에서

영화 파묘 속 주인공들이 험한 것에 맞서 싸우며 땅의 상처를 치유했듯이 내 삶을 가로막는 시련들, 이해할 수 없는 타인들, 내 안의 불안이라는 괴물들이 실은 나를 성장시키고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면 어떨까. 탄탄한 고증으로 만난 한국의 괴물의 이야기를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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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 - 플로리안 아이그너의 양자물리학 이야기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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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

플로리안 아이그너

시그마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양자역학은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를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딱딱한 수식이 아니라 난해한 개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들이었다. 글로만 읽었으면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을 양자역학의 기묘한 원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 일러스트 덕분에 도움이 되었다.

원자는 왼쪽으로 움직이면서도 동시에 오른쪽으로도 움직일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책에서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빛의 이중성, 즉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설명은 마치 나의 직장생활과 쉬는 시간의 내 모습같다. 토마토처럼 벽에 부딪혀 자국을 남기는 입자의 성질과 물결처럼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것이 모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말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또한 인상 깊었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은 측정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자연의 본질이라는 점이 말이다.

광전 효과는 각 광자가 금속판에서 전자를 방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갖는 파장을 사용할 때만 발생합니다.

본문중에서

이 책에서는 전자를 '체리'라는 고정된 알맹이가 아니라 방 안에 퍼진 체리향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체리가 있는 곳에서는 향이 진하고 멀어질수록 흐려지지만, 그 향기 자체를 전자의 존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나의 위치를 하나의 점으로 찍을 수 없다고 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무실에도 있고 퇴근길 지하철에도 있고 주말의 침대 위에도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명확한 답이 없는 상태, 흐릿한 가능성에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정성 원리는 측정 과정에서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이 변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입자 자체에는 이러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원격작용이라며 거부했던 그 현상.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듯 즉각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마법같다. 양자역학은 세상이 우리의 상식보다 훨씬 더 기묘하고 복잡하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그 혼돈 속에도 질서와 규칙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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