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고 싶은 동네 -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유여원.추혜인 지음 / 반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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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싶은 동네

유여원, 추혜인

반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뉴스에서는 국민연금 고갈을 경고하고 재테크 책들은 지금부터 아껴 쓰고 투자해서 수십 억은 모아야 비참하지 않게 늙을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일하고 돌아오는 길이면 과연 돈만 있으면 내 노후는 안녕한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플 때 누가 내 곁에 있어줄까, 혼자 늙어가는 것이 외롭지는 않을까 하는 근원적인 불안함은 통장 잔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법이다. 이 책은 돈이 아닌 관계로,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돌봄으로 나이 듦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미있는 건 '나를 돌봐줬으면 싶은 사람'과 '내가 돌보고 싶은 사람'이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본문 중에서

서울 은평구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서 비혼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실제로 일궈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따뜻한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립하자마자 마주한 것이 '텅 빈 돌봄의 자리'라고 말한다. 아플 때 물 한 잔 떠다 줄 사람이 없는 현실이 비혼 여성들이 마주한 독립의 이면이었다.

저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연 가족이 아닌 새로운 돌봄의 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살림이다.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은 나이 듦 그 자체가 아니라 나이 들어 약해졌을 때 고립되는 상황일 것이다.

돈도 좋지만, 근육 부자가 찐 부자야!

본문중에서

저자들은 두려움을 혼자가 아닌 함께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서로가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주고, 아플 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립이자 노후 준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살림의원은 기계가 아니라 관계로 건강해진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한글을 모르는 당뇨 환자에게 약 대신 한글 교실을 권하고 그로 인해 환자가 자신감을 얻고 건강을 회복하는 치유의 과정도 있었다. 약이 아닌 좋은 사람을 처방한다는 개념이 정말 근사해 보였다.

당신이 함께한다면,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돌봄이 필요할 땐 충분히 돌봄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내가 쓸모없어지면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 대신 내가 약해져도 누군가 나를 기다려주고 맞춰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공동체, 치매에 걸려도, 거동이 불편해도 내가 살던 마을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 집 마련보다 더 시급한 노후 대책이 아닐까. 나의 노후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이들고싶은동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에세이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직장인독서 #노후준비 #비혼라이프 #공동체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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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필요한 순간 - <명의> 작가가 17년 동안 만난 기적의 순간들
양희 지음 / 몽스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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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필요한 순간

양희

몽스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두려운 순간은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순간이다. EBS 다큐멘터리 <명의>를 17년간 집필한 작가가 펴낸 <명의가 필요한 순간>은 두려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단단한 지침서다.

단순히 병을 잘 고치는 기술자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막막한 병원 문턱 앞에서 누구를 찾아가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은 언제나 기적 같은 일이다.

본문 중에서

흔히 명의라고 하면 신의 손을 가진 기적을 행하는 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은 화려한 단어 뒤에 숨겨진 의료진의 땀과 눈물에 주목한다. 대장암 명의 김남규 교수는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2007년과 2023년의 대장암 생존율 변화는 엄청났다.

단순히 의학 기술이 발전해서가 아니라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린 의사들의 집요함이 만들어낸 희망의 숫자였기 때문이다. 이 책 속의 의사들은 화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치환하며 그 고통 속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간다.

나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내가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떠한 것들도 멀리하겠노라.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진정한 명의란 병을 없애는 사람이 아니라 병을 가진 사람을 온전한 인격체로 대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뇌혈관 수술과 같은 초고난도 수술 현장에서 의사들이 짊어지는 중압감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그 무게를 기꺼이 견디며 누군가의 생명을 잇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다.

투석을 제안 드릴 적에 갑자기 말씀드리면 환자분은 안 옵니다. 어디로 오는가 하면 나중에 응급실로 오십니다.

본문 중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기적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묵묵한 노력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임을 이 책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암을 치료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의미 있게 살려고 치료받는 것이라는 종양내과 이진수 박사의 조언도 인상 깊었다. 환자가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의사도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명의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 과정이 기다리고 있는지 미리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책이라 추천한다.


#명의가필요한순간 #EBS명의 #건강필독서 #부모님선물 #의학에세이 #직장인추천도서 #병원가이드 #힐링에세이 #명의리스트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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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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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이채윤

창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매일 스위치를 켜고 가스를 사용하지만 정작 그 에너지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타국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 집까지 도달하는지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파이프라인이 단순한 강철관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숨겨진 심장이자 세계 질서를 조종하는 신경망임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다루는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거대한 체스판 같았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노르드스트림 폭파 사건을 다룬 부분은 스릴러 영화 같았다.

파이프라인이란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거대한 빨대와도 같은 구조물이다.

본문 중에서

파이프라인이 단순히 기름과 가스를 나르는 통로가 아니라 때로는 국가를 압박하는 무기가 되고 때로는 평화를 유지하는 볼모가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밸브를 잠그는 것이 미사일보다 더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이 값싼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다가 어떤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되었는지, 에너지를 쥔 자가 어떻게 외교를 지배하는지를 읽으면서 냉혹한 국제 사회의 현실을 마주했다.

이 책은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는 현장의 치열함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영하의 툰드라와 같은 깊은 심해, 뜨거운 사막을 가로지르며 강철관을 연결하는 과정은 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같았다.

최신 파이프라인은 더 이상 단순한 강철이 아니다. 그것은 지능과 감각, 속도와 예측을 모두 갖춘 차세대 에너지 전쟁의 게임체인저다.

본문중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공법과 엄청난 수압과 부식을 견뎌야 하는 기술적 난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프로젝트 하나에 수조 원이 오가고 매년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이 거대한 인프라 사업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다.

유럽의 현대사는 러시아 가스관의 길 위에서 흔들려왔다.

본문 중에서

화석 연료의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파이프라인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과 다르게 이 책은 수소, 암모니아, 이산화탄소를 나르는 친환경 에너지의 동맥으로 진화하는 파이프라인의 미래도 보여준다. 기존의 인프라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것이 지속 가능성의 핵심인 것이다.

수소 경제와 탄소 포집 기술(CSS)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실이며 그 중심에 여전히 파이프라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경제 흐름을 읽는 데 중요한 관점을 알려주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파이프라인 #이채윤 #에너지전쟁 #국제정치 #경제경영 #지정학 #천연가스 #북코스모스 #직장인독서 #신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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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파이로 만드는 홈 IoT - 개정판
이우정 외 지음 / 아이씨뱅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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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파이로 만드는 홈 IoT

이우정 , 이영호 , 아이씨뱅큐

아이씨뱅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두이노는 센서 값을 읽거나 모터를 돌리는 등 비교적 단순한 제어에 특화된 마이크로컨트롤러라고 한다. 라즈베리파이는 아두이노와 달리 키보드와 모니터를 연결하면 PC처럼 쓸 수 있는 신용카드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다. 이 책은 운영체제를 갖춘 진짜 컴퓨터인 라즈베이파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왜 이것이 필요한지,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하게 짚어준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익히려고 하지말고, 하나씩 반복해서 기능과 명령어에 익숙해지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문 중에서

리눅스는 라즈베리파이를 움직이는 심장과도 같은 운영체제인데 오픈소스라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어 개발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저자는 초보자가 겁먹지 않도록 SD카드를 포맷하고 라즈베리파이 OS를 설치하는 과정부터 아주 기초적인 리눅스 명령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하드웨어(라즈베리파이)와 운영체제(리눅스)가 준비되었따면 이제 일을 시킬 언어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파이썬을 알려준다. 파이썬은 문법이 간결하고 사람의 언어와 비슷해 초보자가 배우기 가장 좋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꼽힌다. C언어 같은 어려운 언어가 아니라 직관적인 파이썬을 통해 라즈베리파이의 입출력 핀을 제어할 수 있다.

피지컬 컴퓨팅을 하면서 좀 더 다양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새로운 메이킹을 하고 싶은 열정이 생기게 됩니다.

본문중에서

이 책은 파이썬의 기초 문법부터 시작해서 이를 활용해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방법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줘서 코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었다. 특히 이 책은 앞서 배운 라즈베리파이, 리눅스, 파이썬을 총동원해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20가지 예제다.

어두워지면 자동으로 밝기가 조절되는 무드등, 더워지면 돌아가는 선풍기,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센서 값을 확인하는 사물인터넷 시스템까지 만들어 볼 수 있다. 단순히 따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센서의 원리와 회로도까지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에 도움을 준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 및 상업 공간에서 주로 사용되며, 대형 전광판, 키오스크, 전자 메뉴판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됩니다.

본문 중에서

라즈베리파이라는 작은 컴퓨터, 리눅스와 파이썬이라는 낯선 환경과 언어는 처음에는 넘기 힘든 벽처럼 보이만, 이 책의 친절한 가이드 덕분에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IT비전공자나 기계치라도 상관없이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라즈베리파이 #아두이노 #리눅스 #파이썬 #홈IoT #초보자코딩 #직장인취미 #스마트홈 #DIY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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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줄, 내일은 한 권
영원.파랑이파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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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줄, 내일은 한 권

영원, 파랑이파리

지식과감성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늘은 한 줄, 내일은 한 권>의 저자들은 매주 일요일 '아무거나 글쓰기'라는 이름 아래 모여 앉았다. 이 책 속에 담긴 글들은 자유롭다. 제목 그대로 '아무거나' 쓴 글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어떤 정제된 글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군가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보통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꼭 훌륭한 글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냥 너의 이야기를 써봐'라고 조용히 어깨를 토닥여주는 듯하다. 즉석에서 쓴 글이라지만, 그 투박함 속에 묻어나는 진심이 오히려 세련된 문장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다.

사업 시작 전에 부정적인 말은 누구든 해선 안 된다. 어차피 힘든 길을 가는 사람에겐 응원이 필요하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늘 후회하면서 배운다. 가족이라는 챕터에서 가족이 주는 무게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서로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전해준다. 친정 엄마에 대한 회상과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회식 사이에서 '비행기 표 끊어버릴까'를 수십 번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남의 여행기는 최고의 대리만족이다. 당장 휴가를 낼 수는 없지만 이 글들을 읽는 동안은 덥고 습한 발리의 공기 속에 서 있는 듯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의 벽화는 오늘도 조금 더 바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미 진하게 눌러 써 두었으니까.

본문중에서

책방묘미에 모인 사람들은 전문 작가가 아니다. 그저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평범한 이웃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글은 세련되지 않을지라도 삶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처럼 예민하게 굴다가도 망고 젤리 하나에 행복해지는 소소한 순간이 가득하다.

우리가 과소비한 '순간'의 값은, 누군가의 평생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거창한 문학 작품은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 내가 느낀 감정의 부스러기들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언젠가 이 책의 다음 페이지는 독자이자 동료인 당신의 문장으로 채워질지 모릅니다'라는 초대장이 매력적이었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쓰는 용기까지 선물하는 따뜻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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